우리는 살면서 많은 역할을 하며 살아간다.
나는 딸이자, 친구이며, 선생님이자 형제이고, 엄마이다.
그 외에도 상황에 따라 다양한 역할로 갈아입으며 살아간다.
그중, 내가 가장 사랑하는 나의 역할은 엄마이다.
그 역할을 할 때 가장 행복하다.
어쩌면 이혼 후 아이들과 주말에만 함께 지내오다 보니 엄마의 손길이 가장 많이 필요한 순간에 곁에 없었기에 더 간절했던 역할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엄마로서의 나는 누구에게 인정받고 싶거나 잘하고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나 스스로 누구보다 잘했고, 잘하고 있다고 인정한 나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오늘 둘째 학교 근처 대형마트에 구입할 물건이 있어서
간 김에 끝나는 시간을 기다려 보컬학원에 데려다주고 왔다.
시간상 배가 고플 거 같아서 에그샌드위치를 하나 사서 학교 앞에서 기다렸다.
그리고 학원으로 가는 20분 동안 너무나 맛있게 샌드위치를 먹었다.
며칠 전 입대한 아들 때문에 조금 허전한 마음을 둘째 덕분에 채워가며 적응해 가고 있다.
역할을 내가 아니다.
때와 장소에 맞게 갈아입는 옷과 같은 것이다.
옷이 내가 아니듯 역할은 내가 아니다.
그렇게 엄마라는 옷을 입을 때 난 가장 편안하고 행복하다.
그리고 앞으로 나는 더 많은 역할의 옷들을 입어 볼 것이다.
그것을 우리는 경험이라 부른다.
그렇게 삶으로 나를 사랑해 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