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공되지 않은 기억의 보석들이 모여 만들어진 조각의 정원
정원의 여덟 번째 이야기, 트라우마 입니다.
지난 이야기에 저는 개강 후의 제 근황을 잠시 이야기했습니다.
이번 글도 제 근황을 조금 이야기하며 시작해보려 합니다.
저는 최근 제 진로를 위해 다양한 외부활동을 도전하고, 학교생활도 신경쓰며 지내고 있습니다.
행복한 줄만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더군요.
바빠지면서 마음의 여유가 점점 사라졌고,
어느 순간부터 우울해지고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종종 떠올라
괴로운 나날들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특히 중간중간,
예전에 실패했던 기억들이
트라우마처럼 떠올랐습니다.
내가 모두 완벽하게 해낼 수 있을까?
또 다시 다 실패하면 어쩌지?
왜 남들보다 다 뒤처지는거지?
한심한 나 자신은 벌받아야해
한심한 나 자신은 아무에게도 사랑과 관심 받지 못할거야
이런 생각들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제 마음의 꽃에 가시를 피워내듯
스스로를 자책하고, 때로는 스스로를 아프게 하기도 했습니다.
제게 가장 큰 트라우마는 실패에 대한 기억입니다.
그 외에도
사람과의 대화
인연이 끊어지는 것,
버려지는 것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습니다.
오늘은
이런 제 마음과 닮아 있는 정원을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마음의 정원에는
하나의 기억이 아닌,
조각처럼 흩어진 기억들이 모여있는
조각의 정원이 있습니다.
부디 편안한 마음으로 이 시간을 함께 해주시길 바랍니다.
마음의 정원에서 트라우마는
세공되지 않은 기억의 보석들이
조각처럼 흩어져 있는 상태와 같습니다.
정리되지 못한 기억의 조각들이
시간이 지나도 그 자리에 남아
문득문득 마음을 찌르는 것 처럼요.
그리고 그 아래에서는
마음의 꽃의 뿌리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상처를 입은 채
조심스럽게 숨을 쉬고 있습니다.
겉으로는 괜찮아 보일지라도
보이지 않는 뿌리 깊은 곳에서는
아직 아물지 않은 상처가 남아 있을지도 모릅니다.
혹시 요즘 이런 순간들이 있지 않나요?
머리가 심하게 아프거나 속이 울렁거리지는 않나요?
어지럽거나 머리가 하얘지고 몸이 긴장되지는 않나요?
집중을 하려고 해도 집중이 잘 않되지는 않나요?
갑자기 숨이 잘 쉬어지지 않고 두려워지지는 않나요? (공황)
이전의 아팠던 기억들이 갑자기 시도때도 없이 떠올라 괴롭지는 않나요?
무기력하거나 불안해지는 순간들이 있지는 않나요?
모든것에 과하게 신경이쓰이고 안절부절하고 초조해지지는 않나요?
특정 상황이나 사람,기억이 두렵게 느껴져 피하고 싶지는 않나요?
스스로를 해치고 싶다는 행동 충동이 올라오지는 않나요?
** 트라우마가 깊어질 경우 혼자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일상생활이 힘들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상담이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충분히 괜찮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음의 꽃이 혼자서 모든 상처를 견뎌야 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이 중 몇가지라도 고개가 끄덕여진다면,
그건 당신이 약해서가 아니라
마음의 꽃이 뿌리에 상처를 입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조각의 정원에서는 스스로 해 볼 수 있는 작은 돌봄으로는 무엇이 있을까요?
먼저, 흩어진 기억의 조각들을
억지로 맞추려고 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때로는 잊혀진 조각을
굳이 다시 꺼내어 들여다보지 않는 것도
마음의 꽃을 지키는 하나의 방법일 수 있습니다.
조각이 흩어져 있는 그대로 잠시 두는 것도 괜찮습니다.
그리고 마음의 꽃이 갑자기 흔들릴 때에는
잠시 숨을 고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천천히 숨을 들이마시고
천천히 내쉬며
지금 이순간
내가 있는 이곳이
안전한 곳이라는 것을
몸에게 알려주는 것입니다.
때로는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며
사람들 속에 다시 천천히 스며드는 것 또한
마음의 꽃을 돌보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의 꽃엽서는 뿌리에 상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꽃을 피워낸 안개꽃 입니다. (사진출처: 인사이트노트)
안개꽃에는 대표적으로 맑은 마음, 깨끗한 마음 이라는 꽃말이 있습니다.
안개꽃의 뿌리는
매우 가늘고 촘촘하게 발달하며 뿌리가 제대로 자리 잡기 힘들다고 합니다.
어쩌면 트라우마는
이런 뿌리와 닮아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트라우마의 기억은
이렇게 오래 남습니다.
잊었다고 생각했는데도
어느 날 갑자기 떠오르기도 합니다.
아픈 감정들은 잘 잊혀지지 않고 남아있는데
감사하며 살아가는 기억이나
행복했던 순간들은 왜 이렇게 빨리 잊혀지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합니다.
행복도 트라우마처럼 오래 남아있다면 좋을텐데.
저는 아직 제 트라우마들을 완전히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괜찮아졌다고 생각하던 순간에도
어느 날 갑자기 다시 나타나 저를 괴롭히기도 합니다.
마치 잊어버렸다고 생각했던 조각이
다시 조각의 정원에서 발견되는 것 처럼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아직
"극복했다"는 말을
쉽게 할 수 없습니다.
다만 오늘도
이 정원을 조금씩 관리하며
살아가고 있을 뿐 입니다.
조각의 정원에 흩어진 조각들 중에는
굳이 다시 찾아내지 않아도 되는 것들도 있습니다.
때로는
잊어버린 조각을
그대로 두는 것이
마음의 꽃을
지키는 방법이 될 때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언젠가
이 정원을 돌아보았을 때
상처난 뿌리에서도
조용히 꽃을 피워내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될지도 모릅니다.
각자의 꽃을 품은 당신에게.
** 읽기 자료
_서울대학교병원_[SNUH 건강정보] 트라우마에서 벗어나는 방법
_https://www.snuh.org/board/B003/view.do?viewType=true&bbs_no=6028
_심리상담센터 마음소풍_트라우마와 외상후 스트레스장애의 증상과 극복방법
_https://www.maum-sopoong.or.kr/infor_story/55215
_인사이트 노트_안개꽃꽃말 색상별 꽃말 알아보기 (사진출처)
_https://mayjuu.co.kr/%EC%95%88%EA%B0%9C%EA%BD%83-%EA%BD%83%EB%A7%90/
마음이 괴로울 때, 당신이 혼자 버티지 않았으면 합니다.
* 언제든지 도움 받을 수 있는 곳 - 자살예방상담전화 109 / 서울시복지재단 외로움 안녕 120
** 마음껏 울어도 괜찮습니다.
말해도 괜찮습니다.
말하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전부 다 괜찮습니다.
그 어떤 말을 해도 괜찮습니다.
전화가 어렵다면 채팅으로도 상담이 가능합니다.
*** 외로움 안녕 120 사용방법 및 안내사항
https://sihsc.welfare.seoul.kr/knockseoul/030102/C00010/contents.d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