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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아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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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민혜 Jun 24. 2024

시작하는 마음

아침편지

잘 잤나요? 창틀에 빗방울이 달려 보석처럼 빛나고 있어요. 빗소리 듣다 잠이 늦었네요. 새벽은 요가하고 명상했지요. 월요일이면 조금 더 정성을 들이는 것 같아요. 내가 아는 모든 사람과 모르는 사람, 어깨에 짐을 덜어드리고 싶은 마음이에요.


설렘과 불안이랄까요. 씨앗이고 새싹이 품은 마음이지요. 태어나 우린 매일이 새로웠을 테고, 그마만큼 불안이 함께 피어나지 않았을까요. 세심하게 살피면 시작을 두고 마냥 설레기만 하지 않아요.


주말은 사람이 많았어요. 토요일은 종일 파티였다면, 어제엔 반가운 전화들이 있었고요. 오랜 친구 두 명이 번갈아 전화를 걸었어요. 목소리만 들어도 마음 모양을 알 듯한 친구들이요. 마치 어제 본 것처럼 이야길 나눴습니다. 반갑고 고마웠어요.


이번 주엔 하고 싶은 일이 기다랗게 줄을 섭니다. 겉이 미끈한 다이어리를 매만져요. 하나하나, 끄적일 생각이에요. 뭐가 많으면 많아서, 적으면 적어서 불만인 마음의 소리도 들어주고요. 


옆에 보드라운 카스텔라가 함께예요. 고소한 향이 코밑에 어른댑니다. 아침엔 빵이 좋지 않다면서요. 아닌가. 종일 좋지 않은가요. ㅎㅎ 밥을 좋아해요. 다음이 빵일 겁니다. 오래 유럽에 지낼 때였어요. 매일이 빵이라 좋다가도 밥이 그리워서요. 빠질 살이 있나, 싶게 말라갔어요. 아무리 빵을 넣어도 채워지지 않던데요. 어려서부터 그랬어요. 밥에 된장찌개, 나물, 김치가 좋아요.


시골 살아도 맞아요. 내 속이 편안해야 맛있습니다. 혓바닥만 몸이 아니니까요. 짜릿하고 느글거리거나, 달면서 자극적이면 속이 부대껴요. 제 몸은 목소리가 선명해서요.


잘 들어보시면 몸 마음도 소리를 내요. 작은 소리라 들릴 듯 말 듯합니다. 자꾸만 관심을 주고 귀를 기울이면 아주 조금씩 또렷해져요. 


생각은 기대 이상 목소리가 크지요. 몸 마음 소리가 파묻히기 쉬울 수밖에요. 아침은 무얼 드시려나, 궁금해요. 오늘엔 몸에도 맛있는 음식 챙겨 드시고요. 혹여라도 조급한 마음이면 어깨를 한 번 내려 볼까요. 입에 알약 넣듯 이 말을 웅얼대면 좋겠어요.


'나는 매일 모든 면에서 점점 더 나아지고 있다.'


수다스러운 편지라도 진심으로 그대를 응원하는 나의 마음이 전해지길 바라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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