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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5년 그레이스로부터 온 편지 #30

2025 그레이스에게 보내는 마지막 편지

by 두유진

그레이스,


오늘은 네가 쓴 글들을 오래 들여다보다가 이 편지를 쓰게 되었어.

‘말의 힘’이라는 주제는 사실 네 삶과도 무척 닮아 있지.


너는 늘 글을 쓰고,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고, 또 부모들에게 위로와 응원의 말을 건네왔잖아.

말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씨앗처럼 조용히 마음에 뿌려져 시간이 지나면 삶의 풍경을 바꾸곤 하지.

누군가에게는 단 한 줄의 말이, 오래된 사막에 내리는 단비처럼 삶을 적셔 주기도 하고.



나는 이런 문장들을 오래 기억해.

“인생을 관리하기 전에 말부터 관리하라.”

“오늘의 말이 내일의 나를 만든다.”


얼핏 들으면 당연한 말 같지만, 실은 가장 놓치기 쉬운 지혜야.

우리는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말을 하고, 또 듣지.

그때마다 내뱉은 말은 사라지는 듯하지만, 사실은 공기 속에 오래 머물러 누군가의 기억을 흔들고, 마음의 무늬를 남겨.

때로는 무심코 던진 말이 상대의 마음에 가시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짧은 한마디가 거대한 다리가 되어 사람과 사람을 이어 주기도 해.



돌이켜보면, 네 인생의 전환점마다도 ‘말’이 있었어.

첫 책을 세상에 내놓을 때, 누군가가 네게 “이 책이 내게 큰 위로가 되었어”라고 건넨 말.

그 말은 네가 다시 펜을 잡을 수 있는 힘이 되었지.


그리고 좋아하는 지인이 건네는 응원의 말 “충분히 잘하고 있어”라는 짧은 격려가,

네가 오래도록 버틸 수 있는 내면의 지주가 되었음을 너도 알고 있잖아.



나는 이제야 더 분명히 깨달아.

말은 단순한 소리가 아니라, 존재의 무게를 담는 그릇이라는 것을.

긍정의 말은 삶을 밝히는 등불이 되고, 부정의 말은 삶을 갉아먹는 그림자가 돼.


변화는 언제나 거창한 선언에서 오는 게 아니라,

오늘 내가 어떤 말을 선택하고, 그 말에 어떤 마음을 담느냐에서 시작되는 거야.



그러니 그레이스,

앞으로도 네 말이 누군가의 하루를 조금 더 따뜻하게 만들기를,

네 말이 스스로의 내일을 단단히 세워 주기를,

나는 진심으로 바란다.


말을 관리하는 건 결국 나를 다스리는 일이고,

오늘의 말이 곧 내일의 너를 만들어 줄 테니까.



오늘의 편지를 이렇게 마무리할게.

네가 늘 기억했으면 해.


말을 관리하면 인생이 바뀐다.

오늘의 말이 내일의 나를 만든다.


금요일마다 너에게 편지를 쓰며 너를 기억한 30주 동안 나는 참 행복했고, 깊이 감사했어.


너는 앞으로도 잘 살아낼 거야.

그 믿음이 있기에 나는 안심한다.

그리고 나 역시 이 여정을 멈추지 않고,

한 걸음씩 더 걸어가 보려 해.


언젠가 또 네 생각이 많이 나는 날이 오면,

나는 다시 이렇게 너에게 연락할 거야.


또 보자 그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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