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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혼내는 건 누구일까

by 김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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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05. 27. 화요일 날씨 맑음


날은 맑은데 기분은 울적하다. 내가 지금 벌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 없어지지 않는다. 무얼 잘못했는지는 모르겠고, 어쨌든 내가 뭔가 잘못해서 이렇게 된 거라는 생각이다.


왜 난 내가 좋아하는 걸 못하게 됐을까. 왜 이렇게 늘 주눅이 들어 있는 걸까. 뭐가 무서운 걸까. 누가 무서운 걸까. 나를 지금 혼내는 건 누구일까. 나일까?


언제쯤 다시 겁 없이 내가 하고 싶은 걸 하게 될까. 그렇게 변할 수 있을까? 죄책감을 내려놓고, 나를 용서하고 다시 즐길 수 있을까?


내게 중요했던 사람들이 쉽게 뱉은 아쉬운 말들 때문에 나는 다쳤다. 그들을 탓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나는 나를 다시 생채기 내고 매섭게 비판한다. 내게 지금 필요한 건 뭘까. 그들의 인정과 칭찬일까, 나 스스로의 동정일까?


어떤 것도 당장 나에게 주어질 수 없다. 스스로를 가엾게 여기는 마음도 나는 쉽사리 생겨나지 않는다. 내가 나를 가엾게 여긴다 한들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다. 그럼 나는 뭐가 필요한 걸까. 나를 이 늪에서 구해줄 무언가를 어떻게 찾아야 할까.


나는 나아질 수 있을까? 나아지고 있는 걸까? 나아진다는 건 무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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