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오늘도 나를 조금 이해하게 되었다 :기쁨 속에서 마주한 불편한 한마
사람은 시간이 흐르고, 나이가 들면서 감정도 가치관도 조금씩 달라진다. 유아기를 지나, 중고등학교를 거쳐 대학 시절까지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함께 자라다가, 사회라는 공간에 홀로 첫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본격적으로 ‘나’라는 사람에 대해서 알아가기 시작한다.
나 역시 그랬다. 스물넷, 7월의 어느 날 첫 직장에 입사했다. 사회생활에 있어서는 말 그대로 갓 태어난 아기와도 같았다. 감정도, 실력도, 인간관계도 모든 것이 미숙했다. 누구나 그렇듯 직장 생활 3년 차까지는 당황과 실수의 연속 그리고 눈물과 좌절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어느덧 서른 후반이 되었고, 13년의 경력도 쌓았다.
이제는 ‘나’라는 사람에 대해 제법 잘 알고 있다고, 성숙해졌다고 생각했다. 아니, 그렇게 믿고 싶었다. 적어도 결혼을 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어느 평일 저녁, 퇴근 후 남편과 함께 식당에 갔다. 이날은 나에게 의미 있는 날이었다. 첫 번째 PDF 전자책이 드디어 한 권 팔린 날이었기 때문이다.
“오늘은 너무 기쁜 날이야. 드디어 첫 판매가 이루어졌어. 비록 PDF 전자책이지만, 언젠가는 정식 작가가 되어 출간하고 싶어.”
내 말에 남편은 웃으며 축하해 주었고, 이내 진심 어린 말을 덧붙였다.
“너는 항상 앞서가려는 성향이 있어. 더 공부하고, 단계를 하나하나 밟아가면서 차근차근해보는 건 어때?”
순간 기분이 조금 상했다. 당연히 나도 알고 있는 말이었고, 기쁜 자리에서는 그저 응원만 받고 싶었기 때문이다. 왜 하필 지금 이런 조언을 하는 걸까. 마음이 조금 서운했다.
며칠이 지나고, 그때 남편의 말을 다시 곱씹어 보게 되었다. 생각해 보면 나는 늘 열정은 많았지만, 깊이 파고드는 데에는 약했다. 일단 시작은 거창했지만, 꾸준함이 부족했고, 결국 마무리도 흐지부지한 경우가 많았다.
남편의 단순한 말 한마디가 나를 멈추게 했고, 다시 돌아보게 만들었다. 그리고 다시 움직이게 했다. 덕분에 ‘작가’라는 길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하고, 공부하게 되었다.
결혼을 했다고 해서 무조건 나 자신을 더 잘 알게 되는 건 아니지만, 서로를 누구보다 잘 아는 관계가 건네는 한 마디는 때때로 중요한 포인트를 짚어준다. 그 말이 불편하더라도, 그 순간의 감정이 씁쓸하더라도, 결국 그것이 나를 조금 더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