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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타 Nov 14. 2023

영원회귀, 당신의 삶은

삶의 탄생과 죽음, 그리고 다시 태어나는 인피니티

영혼이 한 사람에서 한 사람으로 옮겨가는 듯 내가 그가 되고, 그가 다른 이가 되고, 다른 이가 신이 되고, 신이 내가 되는 경험. 끊임없이 펼쳐지는 활자 속에 쉼표만으로 호흡을 나누었다.

이야기는 계속해서 원을 그리며 소설 속 인물과 독자를 구분하지 못하게, 그들의 의식이 독자인 '나'에게 왔다 갔다 투명하고 유연하게 움직이는 듯하다.

탄생에서부터 영면에 이르기까지 삶과 죽음은 그 끝이 맞닿아 있다. 그사이 우리는 수많은 강을 건너며 당면한 차원의 인생을 경험한다. 흙 또는 우주에서 태어나 흙 또는 우주로 돌아가는 억겁의 시간을, 이후 다른 차원의 개체로 태어나 다른 차원의 개체로의 삶을 이어가듯이. 

마침표가 없는 인생의 좌표에 쉼표만으로 현실과 내세, 시간과 세기를 나눈다. 영원회귀의 삶을 나는 지금, 어떻게, 끝없이 펼쳐진 광야의 백지에 어떤 모양의 점을 얼마나 그리고 있을까.

아침과 저녁은 계속해서 돌아온다. 백야로 이어지는 곳에서도 분명한 아침과 저녁이 있다. 삶과 죽음도 이렇게 무한히 반복된다. 호흡을 나누는 구간에 내가 생각해 보아야 할 것과 도저히 찍을 수밖에 없는 마침표에는 과연 어떤 의미를 담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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