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칼럼ㅣ주간 마음비타민
우울증이 심하면 정신병적 증상이 나타날까?
영화 '블랙스완'에서 발견된 이야기
by
비타
Mar 28. 2023
2010년에 개봉한 영화
'블랙스완(Black swan)
'.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 연출에 나탈리 포트만, 뱅상 카셀, 밀라 쿠니스가 주연을 맡아 열연을 보여준 스릴러 장르의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2011년 아카데미에서 작품상, 감독상, 촬영상, 편집상, 여우주연상 5개에 노미네이트 되었고, 아카데미와 골든글로브 시상식을 비롯하여 다양한 영화제에서 배우 나탈리 포트만이 여우 주연상을 수상하였습니다.
발레리나 니나역을 맡은 나탈리 포트만은 실제 발레리나처럼 몸을 만들기 위하여 9kg을 감량하였고, 열정적으로 발레를 연습하여 실제 연기의 80%를 직접 소화하였다고 합니다.
영화를 보면서,
'진짜 배우 나탈리 포트만인데 실력이 프리 마돈나급이잖아? 말도 안 돼!'
를 절로 외쳤어요.
대역이라 하기엔 얼굴을 포함하여 발레동작을 하는 전신샷이 자주 보였거든요.
뛰어난 연기력과 영상미, 음악까지 더해진 스릴 있는 연출로 매 씬마다 긴장감을 늦출 수가 없었습니다.
특히 마지막 피날레는 명장면 중에서도 으뜸인데요(명장면 of 명장면)!
혹시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Gone with the Wind)'
를 기억하시나요?
막이 내리기 전에 스칼렛 오하라가
'Tomorrow is another day(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
라며 짓는 표정이 압권이라 기억에 오래도록 남아있는데요.
이 영화 또한 나탈리 포트만의 극적인 대사와 치명적이면서도 매혹적인 표정에 압도되어 오래도록 잊히지 않을 것 같습니다.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뜰 거야." 영화 속 대사.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
"I felt perfect. It was perfect." 영화 속 대사.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
니나(나탈리 포트만 분)는 어머니 말씀에 순종적이고 모범적인 딸이었어요.
발레리나로 성공하고 싶었던 어머니의 꿈을 대신 이루어 줄 존재이기도 했고요.
니나 또한 훌륭한 발레리나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발레 하는 사람들의 꿈의 무대
[백조의 호수]
에서 백조와 흑조를 모두 소화할 주인공으로 발탁된 니나.
맑고 순수한 백조의 연기는 훌륭했지만, 탐욕적이고 관능적인 흑조의 역할에는 부진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단장 토마스(뱅상 카셀 분)는 니나는 흑조 역할을 해낼 수 없다며 모욕적인 공격을 하는데요.
동시에, 흑조를 대신할 인물을 심어놓으며 은근한 협박을 합니다.
바로 그녀의 라이벌 릴리(밀라 쿠니스 분)를 곁에 둔 것이죠.
니나의 라이벌 '릴리'. 흑화 된 백조입니다. 매력 있죠?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
릴리는 니나와 결이 완전히 다른, 자유분방하고 내면의 욕구를 분출하는데 서슴지 않는 인물이거든요.
니나가 끝내 표현하지 못할 흑조를 대신 연기하는데 탁월한 무용수로 꼽힙니다.
릴리처럼 온전한 흑조가 될 수 없었던 니나는 그녀를 동경함과 동시에 끊임없이 질투를 하게 됩니다.
니나는 매일이 괴롭습니다.
언제 정상의 자리에서 내려올까, 자신의 역할이 대체될 까 항상 불안에 휩싸입니다.
발레리나의 여왕이었던 선배(위노나 라이더 분)가 퇴물 취급을 받고 인생이 망가지는 것을 보면서 더욱 자신의 위기를 실감하게 되죠.
라이벌보다 잘해야 한다는 엄청난 부담과 압박감, 스트레스로 인해 우울증과 완벽에 대한 강박증이 나타나고 급기야 환각, 환청, 망상 등 정신이상 증상까지 보입니다.
자신을 자해하는 장면도 여러 번 나오는데, 이는 극도의 불안한 심리상태에서 자신을 해하여 회피하려는 방어기제로 표현된 것으로 보입니다.
| 심한 우울증은 정신병적 증상도 나타날까?
대망의 [백조의 호수] 공연 전 날, 니나는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에서 정신 이상 증상을 보입니다.
평소에도 극도의 불안과 우울 속에서 정신병적 증상이 있었는데 공연 전에 더욱 심화된 것이지요.
등에서 검은 털이 자라고 눈의 색깔이 변하는 등 마치 악마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릴리가 본인의 역할을 가로챌 것이라 생각하고 이상 행동을 보이는데요.
위의 증상들은 환시와 피해망상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영화는 니나가 겪는 정신 이상 증상들을 보는 이들도 함께 경험하게 하여 몰입도를 더욱 증가시킵니다.
흑조 니나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
정신병(psychosis)은 현실 지각능력이 현저하게
저하되고 정신분열, 망상, 환각, 환시, 환청 등의 증세를 보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부정적인 뉘앙스 때문에 보통 '정신증'이라고 표현합니다.
뇌신경계의 문제, 우울증, 신경전달물질의 이상, 약물 등 발병 원인이 다양합니다.
<이미지 출처 : unsplash>
보통 정신증이 표현되는 질환은 조현병(
schizophrenia)
을 많이 이야기하지만, 이는 발병기간이 꽤 깁니다.
이 영화에서는 니나가 어려서부터 조현병의 증상을 보인 것이 아니라 발레단에 입단하여 단장의 가스라이팅과 라이벌의 등장으로 우울 증상이 증폭된 것처럼 표현되고 있거든요.
따라서 극심한 우울은 정신병적 증상을 동반한다고 볼 수 있어요.
| 그렇다면 해결책은?
우리가 미디어를 통해 보통 경험하는 정신증은 과하게 표현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심한 정신질환 증상뿐만 아니라 평소와 다른 증상을 발견한다면 속히 정신건강의학과의 문을 두드려야 합니다.
예를 들면
뚜렷한 원인 없이 갑작스러운 학교 성적이나 업무 실행능력의 저하, 집중력 및 사고력 저하, 의심과 피해사고, 무감동, 기괴한 사고, 개인위생의 저하
등이 나타나는
것인데요.
이는 대표적인 정신이상의 조기 증세일 수 있으므로 전문의에 의한 자세한 진단과 평가, 치료가 이뤄져야 합니다.
속히 원인을 발견하여 그에 맞는 치료를 하고, 빠른 회복을 돕기 위함이랍니다.
또한 빠른 치료는 정신증의 완치도 가능하게 할 수 있거든요.
끝없는 경쟁과 비교로 최고를 원하는 사회에서 우리는 살아남기 위하여 나름의 방법으로 최선을 택하지만 결과가 항상 좋은 것은 아니잖아요.
그러면서 정신질환이 급증하고 정신건강의학과를 찾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아직도 증상에 대해 부정하고 계신가요?
신체적인 질병처럼 하나의 질환으로 인식하고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빠른 회복의 지름길입니다.
'정신이 신체를 지배한다'라는 말처럼, 정신질환은 신체까지 병들게 하거든요.
장수시대를 현명하게 사는 법, 멀리 있지 않습니다.
건강한 심신으로 삶의 질을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하겠습니다.
keyword
영화
칼럼
우울증
27
댓글
2
댓글
2
댓글 더보기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비타
직업
기획자
헬스케어 지식을 일상 언어로 풀어내고, 회복의 기술을 나눕니다. 영감이 직관을 지배할 때는 문득 에세이를 씁니다. :)
구독자
90
제안하기
구독
매거진의 이전글
영화 ‘멍뭉이’에서 배우 김유정은 왜 그토록 차가웠을까
"예쁘고 잘생기면 인생이 얼마나 쉬운지 알아요?"
매거진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