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턴'과 가왕 '조용필'에게서 보는 청춘의 지도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는 100세, 아니 130세 시대라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되고 있는데, 2025년이면 한국 전체 인구의 노인인구 비율이 20.6%에 달해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게 됩니다.
<노인 인구 비율>
연소인구사회 0%~4%
성숙인구사회 4%~7%
고령화 사회 7%~14%
고령사회 14%~20%
초고령사회 20%~100%
2000년대부터 한국의 고령화로 여러 방면에서 문제점을 제기하였으나, 여전히 뒷받침되는 복지나 정책이 부족합니다. 오랜 시간 동안 정체되어 있었고, 따라서 실감을 못 하는 것이 사실이지요.
인구가 밀집된 도시 쪽에는 상대적으로 젊은 층이 많아 더욱 그렇습니다.
도시를 벗어난 지역사회에 노인들이 몰려있는데 사실 그 지역에 살지 않는 이상 체감하기 힘듭니다.
앞으로 고령사회, AI, 기후 분야에 더욱 많은 관심이 쏠릴 것으로 예상되네요.
그러던 와중 너무도 사랑스러운 영화<인턴(The Intern, 2015)>를 보았습니다.
젠틀함 속에 큐트함을 데코한 듯, 멋진 노신사 벤 휘태커(로버트 드 니로 분)가 40년 일했던 직장을 은퇴하고 제2의 삶을 꾸리는 과정을 보여주는데요.
정말 멋진 노년의 모습이었습니다. 아니, 노년이라기보다 젊은 청년 같았어요.
생물학적으로는 70대지만 행동과 말투, 사고방식만 보더라도 빛나는 청춘이었죠.
자신의 일생과 사회생활의 경력을 밑거름으로 삼아, 지혜로운 통찰력과 조언을 전해주는데요.
보통 사람이 '기품이 있다'고 이야기하잖아요?
'벤'에게서 따스한 감성과 냉철한 이성이 '밴', 절대적이고 이상적인 노인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로버트 드니로는 영화의 주인공을 연기하는데 안성맞춤이었어요.
그 분의 인자한 미소와 대사 하나하나를 따라가다 보면 영화 속 벤을 그 이상 잘 표현할 수가 없겠더라고요.
영화는 세대 간의 화합을 따스한 시선으로 보여줍니다.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못 할 일도 없거니와, 오히려 경험에서 우러나온 성숙한 조언과 도움을 줄 수 있는 지혜로운 어른으로 묘사가 되어요.
나이 많으면 벌써 부담스럽고 꼰대 같다고요? 전혀요.
체력과 외모를 가꾸고, 맡은 일을 성실히 하고, 사람들과 어울리며 친근감을 끌어내고, 시의적절한 조언을 주고, 갈등을 해소시키는... 이렇게 멋지게 나이가 든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러던 와중, 영원한 가왕 '조용필'님의 신곡을 듣게 되었습니다.
10년 전 '헬로', '바운스'를 발표해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 받았었죠.
전과 다른 60대의 나이에 너무도 젊고 경쾌한 음악을 선보였기 때문이예요.
저도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어떻게 이런 신선한 음악을 만들었을까?
내로라 하는 외국 뮤지션들과 함께 공을 들여 발매한 작품이었다고 합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뭣도 모르고 조용필 님을 좋아했었는데요.
특유의 아우라와 분위기를 좋아했던 것 같아요. 노래는 말할 것도 없고요.
근데 저의 '마음 속 가수 1호'인 조용필 님께서 이런 충격적인 음악을 들고나오시니, 유명한 해외 뮤지션들이 부럽지 않더라고요.
영국에 비틀스가 있다면, 한국에는 조용필 님이 있다! 우리는 조용필 님을 보유한 국가이다!
왠지 모르게 어깨가 으쓱하는 것이… 자부심이 생기더랍니다.
그런데 이번 앨범을 들었는데 와우, 너무 환상적이더라고요.
이전 음악보다 더욱 젊어지고 세련되어서, 나이를 거꾸로 드시나 했어요.
제게는 아버지뻘 되시거든요. 그러나 저보다 더욱 건강하고 젊다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음악을 사랑하고, 끊임없이 연구하고 도전하는 70대…. 이분을 누가 감히 노년이라 할 수 있을까요?
20번째 정규 앨범을 발매하기 전 작년에 미니앨범인 Prelude 1을 공개한 이후 이번에 Prelude 2를 공개한 것인데요.
이번 앨범에는 'Feeling of you'와 '라' 두 곡을 타이틀 곡으로 정해 활동하실 거랍니다.
뮤직비디오가 신선한데요. 한국 민화에서 모티브를 얻은 호랑이와 까치가 무릉도원을 배경으로 각자 추구하는 가치에 따라 삶을 바라보는 관점을 표현했다고 합니다.
욜디락스(Yoldilocks)라는 용어가 있는데요.
1946~1964년 베이비붐 세대에 태어나 노년층에 접어든 젊은 노인층을 의미하는 '욜드(YOLD_young old)'와 이상적인 경제 상황을 의미하는 '골디락스(Goldilocks)'의 합성어랍니다.
즉, 젊은 노인층인 욜드 세대가 주도하는 경제 성장을 뜻하는 용어이지요.
최근 코비드 19, 금리 인상 등 여러 문제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비교적 금전적·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는 욜드족이 경제를 이끌 것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들은 노인으로 평가되기를 거부하고 생산 및 소비활동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액티브 시니어(활동적인 고령층)'로 평가되고 있어요.
특히, 여전히 직업을 갖고 있거나 사회 활동을 유지하고 안정적인 경제력을 유지하는 것 또한 욜드족이 사회 경제면에서 주목받고 있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위의 영화의 벤과 조용필 님, 두 70대를 보니 어떤 기분이 드시나요?
멋진 노년을 보내는 욜디락스 두 분이라고 생각되지 않으세요?
끊임없이 자기 계발하고, 어울리고, 좋은 것을 찾아서 도전하고, 사회 경제적인 주축이 되고.
초고령사회에서 우리가 갖춰야 할 자세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우리도 언젠가는 노인이 될 테니까요.
물론, 사회 행정적으로 저소득 및 소외계층에 대한 정책 지원, 복지체계, 일자리 마련 등 여러 지원 제도가 마련되어야 합니다.
젊은이들이 줄고 노년층이 두터워지는 만큼 이들을 부양할 무게를 국가에서 마련해야 합니다.
무조건 오래 사는 것이 축복은 아니지요. 오히려 건강하지 않은 장수는 어떤 이에게는 재앙이 될 수도 있습니다.
때문에 노년에 챙겨야 할 세 가지 1. 건강, 2. 재력, 3. 인간관계_진정으로 노년을 즐길 수 있는 중요 요소가 아닌가 싶네요.
아직 노년이 남의 얘기 같다고 생각하는 우리는 어떤 삶의 자세를 꾸려야 할지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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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
1. UN 노인인구 통계자료
2. 매일경제 국민보고대회팀 저, 욜드 이코노미(2020), 매일경제신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