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성 중앙대 평생교육원 교수
우리들 대부분은 스트레스 없는 세상을 꿈꾸며 살아간다. 그러나 문제는 때로 세상이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스트레스의 원인을 제대로 알 때 제대로 된 해결책을 구할 수 있다.
우리는 늘 스트레스(stress)를 겪으면서 살아간다. 그래서 스트레스는 우리의 일상적인 삶을 구성하는 아주 일반적인 요소 중의 하나가 되었다.
스트레스 반응
셀리에(Selye)는 스트레스를 신체가 요구하는 '비특이적 반응'이라고 정의하였다. 이 정의에 따르면 스트레스는 혼란스러운 사건의 원인과 결과를 모두 포괄한다. 가령 친한 친구하고 다퉈서 마음이 많이 불편한 경우를 예로 들 수 있다. 비슷한 맥락에서 스트레스는 지각된 위협과 어려움을 처리할 때 인간이 경험하는 생리적, 인지적, 정서적, 행동적 반응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그럼 이러한 반응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 첫째, 생리적 반응에는 속이 울렁거린다거나, 심장이 쿵쾅거리고, 열이 오르는 현상이 있다. 둘째, 인지적인 측면에는 생각의 오류가 일어나는데 ‘실패하면 어쩌나’, ‘바보처럼 보이면 어쩌지’ 등과 같은 비합리적인 사고에 빠지게 되는 경우가 있다. 더 나아가 셋째, 정서적으로 두려움, 불안, 염려, 초조함, 당황스러움, 비통함 등과 같은 반응을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스트레스가 나쁜 것만은 아니고 좋은 스트레스도 있다. 나쁜 스트레스도 디스트레스(distress)는 부정적인 스트레스로 신체, 심리, 사회적인 소진을 유발하는 것들이다. 일상에서 겪는 골칫거리나 상사로부터의 꾸중, 경제적 부담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말하는 스트레스가 여기에 속한다.
유스트레스(ustress)는 긍정적인 스트레스로 삶의 활력을 유발하는 삶의 사건에 대한 신체 및 심리적 반응이다. 예를 들면, 시험 준비를 할 때, 결혼식이나 스포츠 경주에 참가할 때, 혹은 새로운 경험에 도전할 때 느끼는 긴장이 여기에 해당한다.
언제 스트레스를 겪는가
우리가 스트레스를 겪는 상황은 크게 세 가지이다. 우선, 우리는 자기 자신 때문에 스트레스를 겪을 수 있다. 여러분 자신은 어떤 사람인가? "관대한 사람인가?" 아니면 "엄격한 사람인가?" 지나치게 관대해도 스트레스이고 지나치게 엄격해도 스트레스이다. 왜냐하면 변화무쌍한 상황에 가장 잘 대응하는 것은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행동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관대하면 경쟁에서 뒤처지기 쉽고 너무 엄격하다 보면 자기 자신을 들들 볶게 되기 때문이다.
둘째, 많은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겪는 상황이 대인관계이다. 타인과 관계를 맺다 보면 여러 갈등과 오해가 생기기 마련이다. 가령, 다른 사람과 얘기하다 보면 그 순간에는 충분히 서로 소통하고 이해한 것처럼 보이지만, 나중에 보면 딴 소리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렇게 말한 적도 없고, 그렇게 말할 의도도 없었는데 말이다. 심지어 좋아하고 사랑하는 관계에서도 이것은 마찬가지이다.
대인관계에서 스트레스의 또 다른 원인은 나 자신의 생각과 타인의 생각을 같게 만들려고 하기 때문이다. 나와 타인은 다르다. 그래서 서로 공유할 수는 있지만 같을 수는 없다. 우리는 때로 서로 다를 수 있음을 머릿속에서는 인정하지만, 마음과 행동에서까지는 그렇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셋째, 스트레스는 업(業)과 관련되어 있다. 학업(學業)이나 직업(職業)과 관련된 스트레스가 심각하다. 과도하게 경쟁적인 사회에서 살다 보니, 왜 학업이나 직업에 열심히 해야 하는지 그 본질적인 의미나 가치를 상실한 채 맹목적으로 행동하면서 무감각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서 이것이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주범이 된다.
스트레스의 원인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는 부정적인 자극을 스트레서(stressor) 또는 유발인자(trigger)라고 한다. 홈즈와 라헤는 정상적인 삶의 방식에서 적응을 요구하는 어떤 가벼운 생활사건(휴일이나 가벼운 법규위반)에서부터 심각한 생활사건(사망, 사별 등)까지 포함되어 있다고 보았다(Holmes & Rahe, 1967).
스트레스 원인을 개인 내적 혹은 외적 원인으로 구분할 수 있다. 대부분의 스트레스는 자신의 내적 원인에 기인한다. 내적 원인은 불충분한 잠, 카페인, 과중한 일정과 같은 생활양식의 선택, 비관적인 생각이나 부정적인 생각, 비현실적인 기대, 비합리적이고 과장되고 경직된 사고 등이 있다.
반대로 외적 원인은 외부의 물리적 자극인 소음, 강력한 빛, 한정된 공간과 같은 물리적 환경, 관계적 측면에서 명령이나 무례함, 타인과의 충돌과 같은 대인관계적 측면, 조직에서 겪는 규칙이나 형식과 같은 역할과 규범, 직업상실, 승진과 같은 생활의 사건, 지인의 죽음 등이 있다.
이러한 스트레스의 원인은 각 연령, 세대별로 다를 수 있다. 가령, 중고등학생은 입시로 인한 스트레스가 클 것이고, 대학생들이나 성인 초기의 사람들은 취업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중년과 노년의 경우는 직장 생활이나 노후, 죽음에 대한 염려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게 될 것이다.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스트레스는 참고 견디는 것이 아니라 건강하게 대처(coping)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트레스에 대한 대처는 먼저 개인에게 주어진 스트레스 상황을 얼마나 잘 다루거나 대처할 수 있는지를 제대로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처란 내적, 외적 요구를 다루기 위해 효과적으로 자원과 전략을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대처를 잘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어떤 노력을 하면 그것이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믿음, 즉 자기 효능감(self-efficacy) 이 중요하다. 자기 효능감은 주어진 상황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개인의 능력과 기술에 대한 믿음이다. 원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행동을 성공적으로 할 수 있다는 믿음이 높고 강해야 힘든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게 된다.
또한 스트레스에 대한 재평가(reappraisal)가 필요하다. 스트레스 재평가란 스트레스 반응을 감소시키기 위해 사건의 의미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우리는 취업시험을 준비하면서 많은 스트레스를 겪게 된다. 이때 취업준비를 전혀 쓸데없는 고생이라고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스트레스는 더 크다. 반대로, 그것을 좀 더 가치 있고 의미 있는 경험으로 바라본다면, 본인이 느끼는 스트레스는 줄어든다.
더 나아가 긍정적 전망이 필요하다. 즉 좋은 삶(good life)에 대한 의지가 필요하다. 누구나 좋은 삶을 꿈꾼다. 그러나 좋은 삶의 성취를 위해 필요한 부분을 실천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 따라서 이러한 실천을 위해 필요한 강인성과 몰입, 향유 등의 역량을 길러 활용할 필요가 있다. mind
박준성 중앙대 평생교육원 교수 | 사회및문화심리 Ph.D.
사회 및 문화심리학 주제 중 삶의 의미에 관한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 중앙대 평생교육원 상담심리학에서 활동하고 있다. 심리학에 대한 공부를 기초로, 사람들의 성격, 건강, 진로, 및 한국사회의 다양한 이슈 등에 대한 연구에 관심을 갖고 있다. 저서로는 「아들러, 행복의 재발견」(2016), 「통계분석의 개념과 실제」(2016)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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