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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mnsee May 28. 2020

미래인재 강의노트 (능력 3; 아이디어 개발 능력)

창의력과 아이디어 개발 능력의 차이점을 한마디로 구분하는 것은 어렵지만, 창의력이 나무에 못을 쉽게 박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망치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라면 아이디어 개발 능력은 나무와 망치, 못을 이용하여 가구를 만드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주어진 주제에 대하여 창의력을 연속적으로 발휘하여 의미 있고 실행 가능한 해답을 찾아내는 능력입니다.


대한민국이 이번 코로나 19 위기를 잘 극복하여 전 세계의 찬사를 받고 있는 것도 국민들의 희생과 참여는 물론, 드라이브 스루 검사와 같이 창의적인 아이디어 덕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아이디어는 성과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단 한순간도 아이디어 개발과 동떨어진 순간을 살아갈 수가 없습니다. 매출이 갑자기 감소하건, 신제품 개발이 난관에 봉착하건, 갑작스럽게 고객의 항의가 접수되건, 매뉴얼에 없는 상황이 발생하거나 새로운 목표가 생기면 항상 아이디어가 그 순간을 극복하게 도와줍니다. 아이디어는 불과 몇 초 만에 만들어질 때도 있지만 몇 달, 몇 년을 노력해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아이디어 개발 능력은 아이들이 사회에 진출했을 때 어려움을 극복하게 도와주는 원동력이고, 다른 사람들과 일할 때 자신의 가치를 드러내게 해주는 무기입니다. 그리고 아이디어 개발 능력은 사용하면 줄어드는 소모품이 아니고 사용할수록 커 나고 가치가 늘어나는 보석과 같은 능력입니다.


<아이디어와 지식>

그동안 우리는 파편처럼 서로 떨어져 있는 지식들을 검증받으며 살아왔습니다.

예를 들자면 구구단을 다 외웠니?, 임진왜란이 언제 일어났지?, 산소의 원소기호는 뭐지? 와 같은 것을 묻는 시험을 보고 그 성적에 따라 성실성과 능력, 그리고 심지어는 인격까지도 평가받아 온 것입니다.

물론 나이가 들고 많은 경험이 축적되면서 흩어져있던 지식들이 서로 연관되거나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게 되지만 여하튼 학교에 다닐 때 지식이란 좁고도 깊은 구멍을 파는 행위처럼 집중과 노력, 그리고 관련이 없는 다른 생각 (잡념이라고도 불러왔습니다.)을 차단하여야 효과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학생들하고 이야기를 해 보면 요즘에는 학교에서 마인드맵, 브레인스토밍과 같이 아이디어 개발에 필요한 기법들을 체계적으로 배우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론적으로 아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수업시간에 그런 기법들을 실제로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마인드맵이나 브레인스토밍 말고도 아이디어 개발에 도움이 되는 기법들은 널리 사용되는 것만 수십 가지에 달하고, 개발된 것은 수백 가지도 넘을 것입니다. 마치 식당에서 사용되는 식기의 종류가 수없이 많은 것처럼 용도나 상황에 따라 다양한 아이디어 개발기법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쉽게 짐작할 수 있듯이, 중요한 것은 그릇이 아니고 그 안에 담기는 음식의 맛입니다. 아이디어 개발기법은 언제든지 배울 수 있지만 그릇 안에 담기는 음식의 맛은 그렇지 않습니다.


아이디어 개발과정을 절벽을 올라가는 것과 비교하여 생각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절벽을 올라가다가 길이 사라지면 어떻게든 그 단계를 극복하는 과정을 찾아내야 합니다. 밧줄을 이용하던, 단단한 돌을 찾아내어 몸을 끌어올리건, 아니면 풀뿌리라도 잡아 고비를 넘어서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고정관념을 버리고 융합적인 사고를 하는 것입니다. 목표에 집중하고 자신이 가진 지식, 경험, 주변의 도움, 정보 같은 것들을 융합적으로 분석하고 결합하여 최선의 방법을 찾아내야 합니다. 가급적 많은 정보와 자료를 바탕으로 생각할수록 좋은 아이디어를 찾아낼 가능성이 큽니다.


즉, 아이디어 개발 능력은 천재적인 두뇌가 필요한 능력이 아니고 집중과 유연한 사고, 그리고 서로 다른 영역의 정보를 융합할 줄 아는 능력입니다.

국내외의 미래학교나 혁신학교에서 수업하는 동영상을 보면 융합교육을 하는 모습이 자주 등장하곤 합니다. 

가령 임진왜란에 대해 수업한다면 임진왜란의 역사적 내용 말고도 관련된 문학과 미술, 음악작품을 감상하고 토론해 본다거나, 임진왜란을 배경으로 한 영화를 감상하는 식으로 여러 분야와 형태의 정보를 다루며 수업을 진행하는 것입니다. 이런 수업이 선호되는 이유는 미래의 사회가 특정 대상에 대해 범위는 좁지만 틀림없고 정확한 지식을 갖추는 것보다 가급적 넓은 범위에 대해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분석하고 결정을 내리는 융합적 능력을 요구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이 아직 어릴 때는 이런 능력이 출중한 것처럼 보입니다. 비록 가진 지식이나 정보가 많지는 않지만 자신의 경험과 정보들을, 선입관 없이 자유롭게 결합하고 풀어가며 생각의 나래를 펼치곤 합니다.


이럴 때 습관적으로 더 좋은 해답(?)을 제시해주거나 잘못 이야기하는 것을 가로막고 정답을 알려주는 부모의 행동은 아이들로 하여금 주변의 눈치를 보게 함으로써 자유로운 표현과 사고를 못 하도록 막거나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능력을 저해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을 것입니다.


아이들이 나름대로 올바른 판단과 분석능력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아이들이 조잘거리는 순간을 같이 즐기고, 때론 인내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많이 알려주는 부모보다는 많이 들어주고 긍정적으로 반응해 주는 부모가 아이디어 개발 능력이 뛰어난 인재를 키워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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