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과 코딩
지금 이 글도 컴퓨터를 사용하여 쓰고 있지만 한글의 존재에 대해 항상 감탄하고 감사하곤 한다.
특히 요즘은 한글이 우리나라 사람들의 코딩능력을 기르는데 기여할지도 모른다는 엉뚱한 상상을 하고 있다.
한글은 자모를 결합하여 글자를 구성하게 되며, 특히 컴퓨터로 한글을 입력할 때는 자모의 순서도 정확히 지켜야 글자가 완성되는데 그 과정이 마치 코딩의 절차와 흡사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휅’이라는 글자를 입력한다고 가정하면 ㅎ.ㅗ,ㅔ,ㄹ,ㄱ의 5단계 입력 순서를 정확히 지켜야 한다. 만일 순서를 지키지 않으면 글자는 완성되지 않게 되는데, 이 과정이 마치 블록을 쌓거나 코딩을 하는 과정처럼 생각되는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휅이라는 글자를 한자처럼 외워서 쓰는 것이 아니고 무의식적으로 순서와 질서를 생각해 가면서 입력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A4 한 페이지 정도의 글을 쓰려면 아마 2천 자 내외의 글자를 입력해야 할 텐데, 그러려면 2천 번 정도의 아주 작은 코딩 작업을 반복하는 것과 같을 것이다.
영어는 자모를 풀어쓰는 것이기 때문에 논리와는 거리가 있는 입력방식이고, 한자나 일본어는 입력하려는 글자의 발음을 알파벳으로 입력하고, 그에 해당하는 글자를 찾아 선택하여 입력하는 것으로 아는데, 이 두 방식 모두 논리적인 사고와는 무관한 것 같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에는 컴퓨터로 한글을 입력하는 작업을 계속한다면 논리력 향상은 물론, 치매예방에도 도움이 될지 모른다는 엉뚱한 생각도 해 보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