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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심리가 궁금했는데 인생에 대해 배워버렸습니다.

[책 리뷰] 돈의 심리학, 모건하우절 (㈜인플루엔셜)

by 민트별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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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은 건 별다른 이유가 아니었다. 돈이 많다고 행복한 것은 아니지만 행복을 위해 돈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는 현실을 마주했다. 내가 사랑하는 이가 원하는 것을 이뤄줄 수 없다는 슬픔의 무의식이 나로 하여금 이 책을 집어들게 했다. 돈을 더 많이 벌고 싶었고 부자가 되고 싶었다.


그리고 나는 돈의 심리보다는 이내 망각하고 살았던 인생에 대한 귀한 철학을 배우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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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자신이 내린 선택으로 부와 가난이 결정된다고 생각하기가 쉽다. 그리고 인생에서 우연의 역할을 과소평가하기는 더 쉽단다. 인생은 내가 겪은 경험과 내가 만난 사람들을 반영한다. 하지만 그 중 많은 부분이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며 우연에 의해 좌우되는 법이다. 우리는 각자 다른 가치관을 가진 다른 가족에게 태어나고, 국가도 세대도 다르다. 그 과정에서 우연히도 누구를 만나느냐는 순전히도 운이 결정한다.

···

나는 네가 열심히 노력하는 것의 가치와 보상을 믿었으면 좋겠다. 그러나 모든 성공이 노력의 결실도 아니고 모든 가난이 게으름의 결과도 아님을 깨닫기를 바란다. 너 자신을 포함해 누군가를 판단할 때는 이 점을 반드시 기억하거라.


위 글은 책의 후반부에서 작가가 자녀에게 금융에 대해 조언하는 말을 일부 인용한 것이다. 소설 개츠비 첫구절과 매우 유사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소설 개츠비를 첫 마주했을 때의 그 강렬한 마음울림이 온마음으로 다시금 느껴졌다.


나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잊고 살았다. 점점 내 자신의 잣대로 남을 판단하고 남과 나를 비교했다. 내 예상에서 자꾸만 벗어나버리는 현실에 답답했고 화가 났다. 자본과 돈의 원리로만 굴러가는 것 같은 사회가 야속했다. 그러면서도 입버릇처럼 로또 1등을 외치고 다니고 더욱 돈에 매여있던 것이 다름아닌 나 자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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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과 우연을 과소평가했다. 내게 주어진 것에는 한없이 관대하고 내게 없는 것은 남들과 끊임없이 비교하며 깎아내렸다. 열심히 살아온 나의 과거를 부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책이 그런 나의 머리 뒷통수를 시원하게 날려주었다. 정신이 바짝 들었다. 결국 본질이다. 돈이 왜 필요한가. 마냥 돈돈돈 거리는 것이 아니라 나는 얼마 만큼의 돈을 어떻게 사용하고 싶어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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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점은
내가 시간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이해하고,

나와 다른 게임을 하는 사람들의 행동에
설득당하지 않는 것이다.



그가 돈에 대해 들려준 인상깊은 조언들 중 하나이다. 돈과 시간에 대해 깊게 와닿은 말이다. 돈은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시간은 모든 사람들에게 모두 같은 방식으로 주어지고 똑같은 방향으로 흘러간다.


게다가 인간은 미래를 알 수 없다. 우리는 코로나19가 세계를 이렇게나 바꿔버릴 줄 불과 10년 전에는 감히 상상도 하지 못했다. 이처럼 사람은 미래를 예측할 수 없고 모두에게 주어지는 24시간의 하루라는 시간은 더없이 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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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기본 전제를 바탕으로 시간에 대한 나의 가치관을 고민했다. 나의 시간이 소중하듯 남의 시간도 소중하다. 남의 시간을 배려하고 사람들과 함께 나의 행복을 공유하고 싶다. 잠시 옷깃만 스쳐지나간 인연이더라도 자그마한 미소 하나 지어줄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사랑하는 이들과 더 많이 웃고 더 많이 행복한 감정으로 밝게 살고 싶다.


시간에 대해 생각하니 돈에 대한 관점이 더 분명해졌다. 돈에 대해 명확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되니 오히려 머릿속이 맑아졌다. 해야 할 일들이 분명해졌고 인생의 우선순위를 다시금 돌아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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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시간을 내 뜻대로 쓸 수 있다는 게
돈이 주는 가장 큰 배당금이다.



작가는 경쟁과 비교의 늪에서 빠져나오라 말한다. 그리고 돈이 필요한 이유는 나 자신의 시간을 오롯이 살기 위함이라 일러준다. 현재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허무하게 낭비했던 과거에 대해 반성하면서도 지금 이순간 그리고 미래에 대한 다짐을 다시 다져본 순간이다.



내가 원하는 것을, 내가 원할 때,
내가 원하는 사람과, 내가 원하는 곳에서,
내가 원하는 만큼 할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행운이고 행복이다.

그리고 여기에는 반드시 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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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돈을 벌기 위해 투자, 부동산 등에 대한 기술도 중요할 것이다. 이 책에서도 저축을 할 것, 가장 기본이 되는 씨드머니를 만들고 오래 보고 길게 가는 시간을 보는 투자를 할 것 등 다양한 교훈도 분명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내가 더 뼈져리게 깨달았던 것은 시간의 가치였다.


돈 문제에 있어 사람들의 의견은 각자 다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들 중에서도 나와는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작가의 조언에 공감한다. 남에게 더 친절하고 내 자신에게 조금은 덜 요란해지기를, 그리고 돈에 대해서는 밤잠을 설치지 않는 방법을 선택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나의 시간을 오롯이 나답게 살아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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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없이 자본주의의 끝판왕일 것 같은 이 책이 인생의 소중한 교훈을 준 것이 역설적이게 느껴진다. 비즈니스도 투자도 항상 해만 뜰 수는 없듯이, 우리네 인생들도 마찬가지인 것이다. 그렇게 돈의 철학도 인생의 철학도 결국은 같은 길이었음을 깨닫는다.




By. 민트별펭귄.


사진 출처 : pixabay

인용 출처 : 『돈의 심리학』모건하우절, ㈜인플루엔셜

본문 출처 : 민트별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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