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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게으른 완벽주의자 한 명 찐으로 실천해보러 갑니다

[책 리뷰] 게으른 완벽주의자를 위한 심리학, 헤이든핀치 (시크릿하우스)

by 민트별펭귄


나는 게으른 완벽주의자다. 완벽하게 일을 해내고 싶지만 게으르다. 이런 성격적 특성을 고쳐보려고 노력했지만 쉽지 않았다. 내가 여전히 이런 책들에 끌리는 이유다.


게다가 인간이기에 아무리 노력을 한다 하더라도 어쩔 수 없이 부족하다. 부족한 부분들이 마감 끝까지 눈에 보인다. 매번 나는 신이 아니다, 나는 완벽하지 않다 속으로 되뇐다. 하지만 또다시 한없이 부족해 보이기만 한 나 자신에게 실망하고 내 자존감을 푹푹 깎아내리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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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주의에 대해 이것저것 알음알음 알게 된 것들은 많았지만 제대로 알지는 못했다. 한없이 미뤄버리거나 일을 끝맺지 못할 때마다 자책의 시간들이 계속 나를 괴롭혔다. 그래서 책의 도움을 받아보기로 했다. <게으른 완벽주의자들을 위한 심리학>은 제목부터 직관적으로 다가왔다.


다만 책을 알게 되자마자 바로 보진 못했다. 이 책은 도서관에서 빌려볼 생각이었는데 매번 대출중이었다. 책을 사서 읽을까 했지만 끝까지 기다린 것은 순전히 내 오기 때문이었다. 매번 대출중인 책은 기어코 내가 읽어보고 말리라는 의지를 심어주었다. 그 의지 덕분에 책도 끝까지 완독할 수 있었다.


한편 이 책의 대출 인기만큼 주변에 본인을 게으른 완벽주의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그런 이들과 함께 독서 감상을 나누며 더이상 미루지 않고 직접 행동하고자 하는 의지를 공유하기 위해 이 글을 쓴다.



책은 챕터가 잘게 쪼개져 있어 읽기 쉬웠다.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각각 미루기의 원인, 미루는 행동으로 도출되는 결과, 미루는 행동 해결 방안이다.


이 책의 가장 핵심은 바로 모든 미루기 행동은 감정과 동기로부터 비롯된다는 것이다. 그동안 나는 나의 감정에 소홀했다. 부정적인 감정을 경시하고 회피하려고만 했다. 하지만 저자는 자기 자비(self-compassion)를 연습할 것과 자기 인식(self-awareness) 수준을 높일 것을 조언한다. 이 조언들이 내게는 큰 위안이자 지금 일상생활에서 실제로 행동에 옮기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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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시작하지 못해서
끝내지 못해서
충분히 빠르게 처리하지 못해서
스스로를 비판하는 바로 그 순간,

당신의 친구나, 자녀, 심지어
반려견이 같은 문제를 겪을 때
이들에게 어떤 식으로
말하고 싶은지 떠올려 보라.


이미 벌어진 일은 어쩔 수 없다. 과거의 후회에 집착하지 않고 자기 자신에게 너그럽게 자비를 베풀며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할 것을 조언한다. 이것이야말로 자기자비의 첫 걸음이다.


한편 자기인식이란 나 자신이 어떠한 행동을 하는 지금 이 순간 자체를 인식하는 것을 말한다. 저자는 자기 인식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지금 내가 해야할 과업을 미루고 SNS를 주구장창 보고 있었구나 알아차리는 순간 비로소 미루기를 멈출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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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있어 과업을 미뤘던 가장 큰 이유는 감정이었다. 무슨 일을 미룰 때 주로 하던 변명은 ‘지금은 이 일을 할 기분이 아니야. 이 일을 하기엔 지금 내 에너지가 딸려.‘ 같은 내용들이었다. 그런 나를 세차게 뼈를 때린 문장이 있다.


완벽한 타이밍은 없다.


작가는 말한다. 시간도 활력도 동기도 충만한 미래의 꿈같은 시간을 기다리다가는 평생을 기다리기만 해야한다고. 백번 양보한다 손 치더라도 결국 막판에 해치워야 하는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말이다. 그러니 완벽한 타이밍이 없음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것을 조언한다.


지금은 완벽한 글을 쓰지 못할 거라고 미루며 자기합리화 하던 과거의 내가 보였다. 하지만 나는 브런치스토리를 꾸준히 작성해보기로 다짐했다. 때로는 머릿속이 백지마냥 하얗게 변해버려 아무 생각이 나지 않을 때도 있다. 오늘은 피곤하니 내일 업로드하자 싶은 순간도 있다. 그러나 책의 말마따나 완벽한 타이밍은 내 삶에 절대로 찾아오지 않는다. 나는 오늘도 부족하게나마 글을 쓰고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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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보면 뻔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온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시간 관리 전략, 심리 전략들도 많이 보인다. 하지만 나는 이제 안다. 저 말들을 활자 그대로 알고 있는 것과 실천하는 것에는 얼마나 큰 격차가 존재하는지를. 그동안 내가 봐왔던 자기 계발서만 몇 권이던가. 그 모든 자기계발서에서 조언한 대로 행동했더라면 나는 진작 성공했을 것이다.


성장이나 자기계발을 위해
책을 읽는 사람들이 저지르는
중대한 실수 중 하나가
읽기만 하고 끝낸다는 점이다.


이 책한테 몇 번을 뼈를 호되게 맞았는지 모르겠다. 읽기만 하고 끝내는 게으른 완벽주의자였던 삶을 청산하기 위해 나는 기록한다. 그리고 행동한다. 앞으로도 행동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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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성인들이 말했듯 실천하는 것이 제일 어렵다. 나도 실천하기까지 지난한 실패를 겪여왔고 앞으로도 겪을 것이다. 이때 자기 자비가 필요하다. 실천해보려 하고 행동하는 내 자신을 이제는 조급하게 닦달하거나 보채지 않고 칭찬하며 자랑스러워 하고자 한다.


잘 하고 있다

나는 목표를 이룰만큼
자신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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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하지 않으면
성공할 기회를,
적어도 교훈을 얻을 기회를
스스로 박탈하는 셈이다.


자기자비를 통해 쌓아올린 자존감을 토대로 목표를 꾸준히 이어나가 끝까지 이뤄내기를 바란다. 또한 나처럼 게으름과 완벽주의 틀에 갖힌 모든 이들에게도 꼭 말해주고 싶다. 여러분은 잘 하고 있다고, 우리는 인간이니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고. 다시 또 도전하고 행동해보자고 말이다.




By. 민트별펭귄.


사진 출처 : pixabay

인용 출처 : 『게으른 완벽주의자를 위한 심리학』헤이든 핀치, 시크릿하우스

본문 출처 : 민트별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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