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스토리의 과학, 킨드라 홀 (윌북)
이번에 읽은 책은 킨드라 홀의 <스토리의 과학>이다. 책을 읽는 것에서 끝맺고 싶지 않았다. 게다가 마침 브런치를 시작한 지 딱 2달이 되는 날이자 세계적인 기념일 크리스마스다.
그래서 책에서 배운 스토리의 조건과 내용을 돌이켜보고 기념스러운 순간을 자축하기도 할 겸 나의 브런치 스토리를 들려 드리고자 한다.
by 민트별펭귄.
나는 책을 좋아하는 평범한 한 사람이다. 아니 책을 좋아하고 싶은 현대인이다.
평상시에 서점에 자주 가는 편이다. 나는 서점에서 책 냄새를 맡는다. 책 표지를 구경하고 이 책 저 책 뒤적여 본다. 요즘 유명한 책은 무엇인지 베스트셀러 목록에 있는 책들을 읽어본다.
다만 여기서 읽는다는 것은 펼쳐서 읽는다는 뜻이 아니다. 단순히 책 제목만 훑듯이 읽어본다. 솔직히 말하겠다. 나는 책을 읽지 않는다. 단지 책 표지 읽는 것을 좋아하는 인간이다.
어느 날 나의 취미가 '독서'라고 밝히기 부끄러워졌다. 1달에 1권조차 읽지 않았다. 책에 완전히 몰입해 시간 가는 줄 모르던 어린 시절의 나는 어디로 갔을까. 의미 없이 퀭한 눈으로 SNS의 짧은 동영상들을 보며 한 줌 한 줌 귀한 시간들을 흘려보내고 있었다.
지금 나의 모습이 보기 싫어졌다. 책을 진짜로 읽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동안 주의력이 많이 흐트러진 탓에 1장조차 읽기 어려웠다. 책이 너무 지루해지면 아니나 다를까 금세 SNS의 세계로 도망쳤다. 그러다가 다시 반성하고 되돌아와서 다시 한두 장 읽었다. 매일 아주 조금씩 읽었다.
...
겨우 책 1권을 뗐다. 서평을 썼다. 그렇게 몇 달 모아보니 10권도 채 되지 않았다.
몇 개 되지 않지만 나의 독서 기록을 함께 나누고 싶어졌다. 더 많이, 더 다양하게 읽고 싶어졌다. 몇 개 안 되는 글들로 브런치 작가를 신청했다. 다들 작가 선정이 되기까지 재수, 삼수, 많게는 열댓 번도 떨어진다길래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근데 웬걸?
나는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기분이 좋았다. 당황스럽기도 했다. 주변에 자랑도 했다. 다들 축하해 주었다. 두려움도 생겨났다. 내가? 내가 브런치 작가라고? 부담감도 엄습했다.
브런치라고 뭐가 다를까. 주눅이 들더라도 이왕 작가가 된 이상 열심히 해봐야겠다 굳게 마음먹었다. 그동안 써온 글과 함께 꾸준히 책을 읽기 시작했다. 틈틈이 서평을 썼다. 퇴고도 했다.
점점 하루에 집중해서 책을 읽는 양이 늘어났다. 부족함이 아직 많은 글임에도 불구하고 하트를 눌러주는 분들께 너무도 감사했다. 감사한 마음에 한 분 한 분 되새기며 방방 뛰기도 했다. 그만큼 책임감도 늘어났다. 틈 나는 대로 신나게 책을 읽기 시작했다.
...
그렇게 나는 (기존에 미리 작성해 둔 서평을 제외하고) 2달 동안 20권 읽기를 해냈다.
언제 이렇게나 읽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나 자신이 자랑스러웠다. 앞으로도 꾸준히 책을 읽고 서평을 쓰는 나의 미래를 그려봤다. 다른 일도 해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샘솟았다.
2023년이 저물어가고 새로운 해 2024년이 오는 지금, 새로운 꿈이 생겼다. 나처럼 시도조차 하지 못하고 매번 책 제목만 읽고 책 냄새만 맡던 이들에게 책을 진짜 읽을 수 있는 용기를 주고 싶어졌다.
나도 처음에는 그랬다고, 하지만 브런치 작가로, 사람들의 응원으로 나는 변화했다고 자신 있게 말해주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다.
그리고 만나는 이들이 나에게 취미가 무엇인지 묻는다면 당당하게 말하고 싶다.
"저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입니다."라고 말이다.
By. 민트별펭귄.
사진 출처 : pixabay /『스토리의 과학』킨드라 홀, 윌북 / 민트별펭귄
본문 출처 : 민트별펭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