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는 사람은 누구인가?
명상을 떠나 무엇이든 오랜시간을 거쳐서 해 오다 보면 분명 진도가 나가지 않거나 정체된거 같은 느낌이 들때가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혜민스님께서는 산행에 비유 하셨어요. 처음 입구에서 바라볼땐 오히려 목적지를 올려다 보기 싶지만 산 길을 통과 하고 있을땐 목적지가 보이기는 커녕 비슷하게 생긴 길만 지루하게 이어질 뿐이지요. 하지만 분명 한걸음 한걸음 목적지에 다다르고 있는 과정임을 믿어 의심치 마세요.
처음 무엇인가를 시작할때의 마음을 돌아보며 각자에게 질문을 해봅니다.
스스로가 기다리고 있는것은 무엇인가요?
그리고 그걸 기다려주는건 누구인가요?
내가 하지 않으면 시간도, 결과도, 과정도 없습니다. 맘 먹고 좋은 습관들이기를 시작했거나, 내 몸을 고통스럽게 하는 운동을 하는 순간이거나 편안하고 즐거운 일상을 포기하고 고독하게 앉아서 공부를 하게될때와 같은 시간은 온전히 나와의 싸움입니다. 분명 주변에서 물질적, 정서적 지지가 있어준다면 조금 더 수월할진 모르지만 끝까지 밀고 나가야 하는건 결국 자기 자신이지요. 내가 나를 믿고 기다려주지 않는다면 누가, 무엇이 나를 기다려주겠습니까. 더 나은 모습, 달라진 모습, 또 그 과정 하나하나를 묵묵히 진득하게 지켜봐주는건 다름아닌 내 스스로 입니다. 인내심을 가지고 다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에게 친절한 태도로 다독이며 기다려야합니다. 어떤 일을 할 때 처음은 새롭기에 흥미롭고 끝은 어느정도 끝이라 할 만한 어떤 선명한 윤곽이 있어 불안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과정은 애매하고 익숙하고 지치고 지루합니다. 이러한 순간을 맞았을때 과연 우리는 이 시간을 기다리고 또 기다려낼 힘과 의지가 있는지 한번 점검을 해 볼 때입니다. 자신에 대한 신뢰를 더 쌓고 신체적, 정신적 지구력을 조금만 더 높여보세요. 그리고 계속해서 나를 기다립니다.
모든것은 천천히 그러나 반드시 변하기 마련입니다.
우리가 매일매일 보내는 시간은 이렇게 자기자신을 끈질기게 기다리는 과정입니다. 어느날 그 기다림에 끝에 그렇게 그리던 자신의 모습과 아름답고 멋진 만남을 만끽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