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바닥부터 배운다는 것

by 마인드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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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것에 전율을 느낍니다.



유명 화가가 된 조너선 하디스티가 한 말이다.


평범했던 그는 업무에 치여 일 만하다 죽는 삶은 원치 않았다. 지질학자가 될까, 뮤지션이 될까, 조종사가 될까 이것저것 시도하다가 화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8살 이후로 그림을 그려본 적이 없었지만 그는 '유명한 화가가 될 때까지 매일 그릴 것'이라는 자신과의 약속을 했고, 매일 그림을 그리고 온라인 그림 사이트에 올렸다. 13년 뒤! 그는 정말 유명한 화가가 되었다.


하디스티는 최근 이종격투기를 밑바닥부터 배우고 있다.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것에 대한 전율! 요즘 춤을 배울 때 자주 생각나는 문장이다. 전율까지는 아니지만 시작의 흥미로움을 한창 느끼고 있다. 밑바닥 만의 자유로움과 새로운 자극이 좋다.


여전히 오른발, 왼발, 오른손, 왼손, 거울 모드가 너무 헷갈리는 왕초보다. 춤이랄 것도 없는 초라한 움직임이지만, 가슴 벅찬 느낌이 있다. 단 20초의 동작을 익히기 위해 수업 내내 허우적거리고, 나머지 공부를 하고, 집에 와서 연습에 연습을 거듭해서 할 수 있을 거 같다는 느낌이 들었을 때의 성취감이란! (잠깐 방심하면 헷갈림!)


그런 과정들이 좋다. 물론 수업 때 현타와 스트레스가 몰려와서 좌절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지만, 그런 허접한 내 모습을 인정하고, 아무도 관심없는 쪽팔림을 뚫고 해나갈 때 또 즐거워진다.


월요일은 오랜만에 학원 가니까 신나서 흔들어 대다가, 화요일은 빠른 진도에 현타와서 다 때려치우고 싶다가, 지금 나를 받아들이자고 다독이며 수요일은 다시 신나게~ 목요일은 벌써 주말이야?! 아쉬움 반, 진도가 더 안 나가니까 다행이다 싶은 안도 반으로 춤추러 학원에 다닌다.


"웨이브 안 되지? 그럼 머리를 집어넣어! 괜찮아! 그럴 수 있어. 잘했어~ 연습했네!! 잘 하네! 잘하는데? 되는데? 그렇지~~~ 잘했어!"

이런 믿을 수 없지만, 믿고 싶은 선생님의 칭찬에 또 헤벌쭉 다 풀려서 나오는 나다. 밑바닥이기에 가능한 즐거움이다.


지인이 내가 댄스학원에 다닌다는 걸 알고는 내가 춤추는 거 보고 다닐지 말지 결정한다는 말에 소중한 잠재 고객 한 명은 날아갔구나 싶어서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요즘 뭐 배우냐고 궁금해하는데 제목이 생각 안 나서 선생님께 카톡으로 물었더니 "김희재의 따라따라와"라고 하신다. 하하하. 하필 제목이... 누가 누굴 따라오라고, 따라따라와라니!


지인이 한 말과 신입 한 명을 날려버린 거 같아서 죄송하다 했더니 선생님도 웃으셨다. 괜찮다고, 나만 있어도 된다고 하시면서 본인만 따라오라고 하신다. 비록 지금은 초라하지만 알려주신 건 잊지 말고, 연습해서 조금씩 잘 하는 나로 거듭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 역시 밑바닥이기에 가능한 마음가짐이다.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것.

어렵지만 즐겁고, 서툴지만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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