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춤을 배우러 학원에 다닌다고 했을 때, 대부분 의외라는 반응으로 재미있어 하며 웃었다. 춤 배우는 일이 웃을 일인가 싶다가도, 나 또한 내가 춤 배운다고 하면 왠지 다들 웃을 거 같아서 비밀로 하려고 했으니 웃는 이유를 알 것 같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학원이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 바로 건너편 건물에 있어서 끝까지 숨길 수가 없었다. 어느 날 지인들과 대화 중 같이 운동하자는 이야기가 나왔고, 나는 댄스학원에 등록했다고 커밍아웃을 하는데 역시나 예상대로 '저 좀 웃어도 되요?' 라고 물었다. '그래요, 괜찮아요. 마음껏 웃어요. 저도 제가 춤을 배운다는 사실에 웃음 나니까요.' 이런 반응은 긍정적이고 반갑다.
다른 지인은 몸치라며 왜 돈을 내고 춤을 배우냐며 헬스를 권했다. 운동은 건강해지고 보람도 있는데, 춤은 남는 것도 없고, 배워서 어디에 써먹느냐며 이해가 안된다는 거였다. 나는 비록 지금은 몸치지만 극복하고 싶고, 춤도 운동이 되고 재미있다고 주장해보지만 도무지 의견이 좁혀지지 않아서 평행선을 달리는 대화만 하다가 끝나버렸다.
남편은 큰 반응은 없지만 협조적이다. '포기하지 않으면 나도 잘 할 수 있겠지?' 라고 물으면 망설임 없이 '연습하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답해준다. 가끔은 '전 보다 좋아졌다'는 믿어야하나 말아야하나 싶지만, 일단 기분이 좋아지는 칭찬도 해준다. 남편이 전하는 할 수 있다는 희망과 약간의 과대 평가 덕분에 춤 추는 것을 지속할 수 있었다.
댄스 학원에 등록한 날, 아이에게 내가 학원을 다니는 걸 모르게 하자고 남편에게 부탁했다. 종알종알 말 많은 아이가 알게 되면 여기 저기, 특히 시댁에 가서 이야기 할까봐, 그 부분이 가장 염려되었다.
역시 사람의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동서네 가족까지 시댁에 모였던 어느 날 아이는 입을 열었다.
"우리 엄마 요즘 집에서 춤 춰요. 춤 배워요. 엄마, 지금 춤 춰봐~ 빨리이~"
다른 일을 하고 계셨던 어머님과 아버님의 시선이 동시에 내게 멈췄다. 동서는 "큰 엄마 요즘 춤춘데~ 좋네, 재밌다. 보여줘요~" 라며 웃었고, 남편과 나는 서로 쳐다만 봤다. 아이는 아무대서나 스스럼없이 춤을 잘 추니까 아이에게 "오늘은 네가 보여줘~" 라고 등 떠밀어 아이의 춤판으로 상황을 면했다.
나의 새로운 배움에 대부분 재밌다, 신기하다, 상상이 안된다는 반응었다. 아무래도 춤이란게 멋진 사람이 추면 감탄이 나오지만, 나처럼 아닐 거 같은 사람이 춘다고 하면 의외라는 생각에 웃음부터 나는 것 같다.
주변의 반응에 작아질 필요는 없다. 내가 춤을 배운다는데 왜! 그게 뭐가! 어때서! 이 세 단어로 마인드 셋팅을 할 필요가 있다.
학원에 가서 춤을 배우면서도 마음이 쪼그라드는 순간이 부지기수다.
그 때도 떠올려야 하는 세 단어는 왜! 뭐가! 어때서! 내 춤이 왜! 못 추는데 뭐가! 지금 내가 어때서!
사실 내가 춤추는 모습, 아무도 관심 없고 신경쓰지 않는다. 허우적거리는 자신을 보며 못 한다는 생각에 스스로 작아지는 것 뿐이다. 그 생각을 멈추기 위해 꼭 필요한 마법의 단어이자 내가 나에게 하는 마음의 외침이다.
왜! 뭐가! 어때서!
내 춤이 왜! 못 추는데 뭐가! 지금 내가 어때서!
문제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