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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박사 레오 Jun 09. 2019

진정으로 사과하는 방법

심리학자가 읽어주는 세상 이야기. 올바른 사과의 기술

사람이니 잘못하고 실수할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댓가는 치루어야 하지요 ㅠ

그래도 진정으로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한다면?
서로에게 덜 상처가 되기도 하며,
용서와 화해가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말 한마디로 천냥빚을 갚는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말로 천냥빚을 갚거나 마음의 빚을 갚을 정도 되려면 엄청난 노력과 깊이 있는 진정성이 꼭 필요합니다
그게 어디 쉽게 되겠습니까?! ㅠ

진정한 사과와 용서로 모두의 마음의 상처가 아물기 바랍니다




얼마 전 SNS로 유명세를 얻었던 스타급 인물이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자신을 유명하게 만들어준 수단인 SNS로 불만을 표현한 고객의 불만에 대하여 미숙하게 처리했다가 문제가 커진 사건이 있었다. 초기에는 사소한 고객 불만으로 시작되었다. 하지만 이 사태는 일파만파로 커지면서, 결국 해당 인물이 임원에서 사퇴를 하고, 결국에는 검찰수사까지 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났을까? SNS에서 유명해진 스타급 인물이 어떻게 SNS 상에서의 사소한 이슈를 제대로 관리 못하여 결국 이 지경에 이르게 되었을까?


사람들은 살면서 대부분 실수나 잘못을 한다. 완벽한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나중에 생각해보면 '왜 그랬을까?ㅠㅠ' 후회가 밀려오기는 하나, 그 또한 피할 수 없는 인생의 일부분일 것이다.


그런데 그것을 수습하거나 해결하는 문제는 다른 문제이다. 잘못이나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그로 인한 후유증이나 파생되는 문제의 정도는 매우 다르다. 어떤 경우에는 사소한 실수가 큰 파장을 일으키기도 하고, 반대로 큰 문제를 일으켰으나 생각보다는 좋은 결과로 마무리되기도 한다.


이런 차이를 결정하는데 있어서의 가장 중요한 요인이 바로 "사과"이다. 인간이 실수나 잘못을 할지언정, 이를 수습하거나 대처하는데 있어서 가장 핵심적 방법이 바로 "사과"이다. 잘못이나 실수를 하였으나 적시에 진정성 있는 '사과'가 이루어지는 경우에는 문제가 커지지 않고 수습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적절한 사과가 이루어지지 않거나, 혹은 잘못에 대하여 인정하지 않고 어설픈 변명을 하는 것을 넘어서서 오히려 상대방을 공격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사소한 문제가 결국은 큰 문제로 비화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럼 어떻게 사과를 해야 하는가? 사과에도 정석이 있는가? 올바른 사과의 방법은 무엇일까?



1. 곧바로 사과하라


올바른 사과의 제1원칙은 '즉시' 사과하는 것이다.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 곧바로 사과하고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잘못이나 실수는 상대방에게 불편감이나 화를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이런 불편감이나 화는 그냥 놔두는 경우 점점 커지고 확대되게 된다. 만약 '즉시' 적절한 사과가 이루어지지 않거나 혹은 너무 늦게 사과가 이루어진다면, 그 기간 동안 이와 같은 내적 불편감이나 화는 점점 커지고 확대된다. 그래서 그에 상응하는 더 큰 사과가 이루어져야만 해결된다.


왜냐하면 피해자 입장에서는 "생각할수록 더 화가 나네!"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만히 놓아두고 방치해두면 잘못이나 실수의 피해자가 스스로 감정적 문제를 해결하겠는가, 아니면 '적절한 사과를 하지 않음에 따른 분노'까지 더해지겠는가? 그래서 '곧바로 사과'하는 것이 그나마 문제를 빨리, 그리고 좋게 해결하기 위한 가장 큰 전제이다.


다만, 예외적인 경우가 있다. 만약 상대방이 감정적으로 너무 격앙되어 있다면 그때는 오히려 문제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 너무 감정적으로 격앙되어 있는 상태에서 사과를 하는 경우에는 오히려 상대방을 더 자극시킬 위험성도 있다. 그때는 사과할 시기를 기다리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하지만 너무 많이 기다리지는 말라! 감정적으로 격앙될 정도라면 '많이 화가 남'을 의미하는 것이다. 적어도 사과를 하려고 준비하고 있거나 시도는 했다는 것 정도는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 암시도 없이 무조건 가만히 기다리기만 한다면 상대방의 격앙된 분노는 더욱 커진다.



2. 진정으로 사과하라. 


그나마 아무런 사과도 안 한 채로 있는 것이 나은 경우도 있다. 더 큰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어설픈 사과'이며, 가장 문제는 '적반하장'식 대응이다.


'어설픈 사과'란 간단한 사과의 표현을 하기는 하나 알고 보면 주가 되는 내용은 자신의 입장에 대해서 변명을 하거나 오히려 상대방에게 책임을 돌리는 듯한 내용들이 포함되는 경우를 말한다. 얼마 전 모 유명 항공사의 사주 가족이 막무가내로 비행기를 회항시키고 난 후 사과문을 발표하였다가 더 큰 분노를 산 것이 그 예라고 볼 수 있다. 보통 어설픈 사과는 '잘못했습니다! 그런데..'로 시작된다. 이런 경우에는 99% 더 큰 분노와 화를 불러일으킨다!! 결국 이 사건을 해결하는 데에만도 엄청난 비용과 시간이 들어가는 결과를 초래했다.


또한 생각보다 "적반하장식 대응"도 많이 있다. 가장 흔한 예가 사내 성희롱이나 폭언과 관련된 문제 등에서, 가해자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피해자의 평상시 행실의 문제' 탓을 하는 경우이다. '원래부터 옷차림에 문제가 있었다'거나 혹은 '원래부터 일을 못하고 감정적이었다'라고 오히려 피해자의 문제로 귀인하는 경우이다.


물론 정말로 그랬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명백한 잘못을 저질러 놓고, 그 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사과하지 않거나 형식적인 사과만을 한 채로 피해자의 특성에 귀인하는 것은 옳지 않다. 사소한 불씨에다가 기름을 부어버려 활활 타오르게 해버리는 부적절한 행동이다.  


또 한가지 '진정성 없는 사과'는 상반되는 행동을 드러내는 경우이다. 즉, 앞으로는 '사과하는 척' 하면서 뒤로는 다른 행동을 취하는 "이중적 행태"를 보이는 경우이다. 최근 연예인들이나 유명인들이 기자들 앞에서는 '잘못했습니다'라고 말하고서는 정작 조사 중에는 '잘못을 부인'하거나 알고보니 '초호화 변호인단'을 구성해서 더 큰 공분을 일으키는 것이 그 예이다.


게다가 잘못이나 문제를 부인하다가 나중에 '거짓말'이었음이 들통나는 경우에는 도저히 해결방법이 없다. '절대로' 도박이나 폭행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가, 나중에 상습도박이었다는 것이 밝혀지거나 폭행 CCTV가 나오는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런 경우에는 '잘못에 대한 사과' 수준의 문제가 아니라 근본적인 인성에 대한 논란으로 확대되거나 그 사람에 대한 신뢰 자체가 손상되기 때문에 회복이 더욱 어렵게 된다.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는 방법은 '잘못'에만 초점을 두어 사과하는 것이다. 이유야 어찌되었건 간에, 상식적 수준 이상으로 부하직원에 대해서 소리를 지르거나 비행기를 회항시킨 것은 잘못이다. 변명의 여지없이 도박을 하거나 폭행을 한 사실 자체는 부인할 수 없지 않은가?! '딱 거기까지!!'만 생각하고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만 진지하게 사과'하라는 것이다. 만약 진정성이 있는 사과가 충분히 이루어진다면, '피치 못할 자신의 입장'이나 '어쩔 수 없었던 이유에 대한 변명의 기회'는 오게 되어 있다. 조급한 마음으로 '어설프게 사과'하거나 '적반하장'하였다가는 속된 말로 '골'로 간다.



3. +α하라


사과를 잘하는 방법 중 하나는 '잘못한 것보다 조금 더 사과'하는 것이다. 잘못한 것보다 좀 더 사과하는 경우에는 상대방도 마음을 쉽게 풀고 상처도 덜 받으며, 오히려 '괜찮습니다!'라고 반응할 수도 있는 좋은 해결방법이다.


만약 길을 가다가 뛰어가는 아이와 부딪쳤다고 가정을 해보자.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좋겠는가?

1) 아이를 나무란다,

2) 아이에게 괜찮냐고 묻는다,

3) 아이에게 괜찮냐고 묻고 어른인 내가 먼저 아이에게 사과한다,

4) 아이에게 괜찮냐고 묻고 사과하고 그 부모에게도 미안하다고 얘기한다.

이 중 어떤 행동이 가장 문제를 적게 일으키고 좋게 해결되겠는가?


'비굴하게 그렇게까지 해야 합니까?'라고 되물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잘못의 정도를 판단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사과 방법을 논하는 자리이다. 그리고 잘못의 정도를 따져서 사과를 하다보면 서로의 판단과 문제의 원인에 대한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더 큰 전쟁이 발생한다. 나는 '아이가 산만하게 뛰어서'라고 생각하고, 상대 부모는 '어른이 부주의해서'라고 생각하면 대판 싸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내가 먼저 아이의 부모에게까지 사과의 말을 전하는 순간, '아니에요, 저희 애가 너무 뛰어다녀서 그런걸요!'라는 대답이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 즉 둘 다 win-win할 수도 있다.


최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보복운전이나 분노운전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수많은 자동차가 한꺼번에 다니는 도로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하기조차 힘들다. 나름대로 조심해서 끼어들기를 했으나 상대방이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어서 서로 놀라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 만약 창문으로 내리고 손을 흔들어 미안하다고 표현하거나 옆에 섰을 때 간단한 목례를 하면서 '미안합니다!'라는 말을 전하면 어떨 것인가? 그렇게 했는데도 불구하고 상대측에서 화를 낸다면, 그건 상대방이 분노 조절 상 문제를 가지고 있는 문제아거나 아침에 심한 부부싸움으로 인해서 원래부터 화가 치밀어 올라있었던 상태였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과는 싸움을 아예 피하는 것이 낫다.


+α만큼 사과하라는 가장 큰 이유는 당신 자신을 위해서이다.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 인정하는 것이 자신에게 상처가 되고 자존심이 상한다고 흔히들 생각한다. 그리고 변명을 해서라도 자신이 잘못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나를 보호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단기적 관점에서 바로 눈 앞의 현상만을 보고 판단하는 것이다. +α만큼 사과하여 상대방의 마음을 풀어주는 것이 당신 자신을 위한 길이기도 하다. 서로의 마음을 다치지 않게 하는 방법이다.


연예인들이나 운동선수들의 경우를 보라. 잘못이 드러났을 때, 구구절절 변명을 하기보다는 깨끗하게 인정하고 사과하며, 스스로 자숙의 시간을 가지겠다고 발표하는 경우에는 적어도 더 큰 공분을 불러일으키지는 않는다. 그리고 추후에 복귀를 할 경우에도 저항이나 논란이 적은 경우가 많다. +α만큼 사과하는 것이 가장 쉽게, 그리고 서로의 상처를 최소화하는 좋은 방법이다.



4. 상대가 용서해야 끝난다


'상대가 용서해야 끝난다'라고 생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도대체 언제까지 사과를 해야 합니까?'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이와 같은 질문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사과를 하는 것 자체에 대한 내적인 불편감이 커져 있는 경우이다. 이런 경우 사과 과정이나 표현 중에 내적인 불편감이 내포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상대방에게 이런 불편감이 전달될 가능성이 높아지며, 결국에는 '진정한 사과'로 느껴지지 않을 가능성이 현저히 높아진다.


부부 싸움 후 먼저 사과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이 사과를 받아주지 않는 경우, '고만 좀 해! 사과했잖아!! 더 이상 어떻게 하라고?!'라고 욱하는 표현을 해버리기도 한다. 이 '욱'하는 표현은 거의 다 가라앉은 상대방의 분노에 다시 불을 지피며, '거봐, 너는 진정한 사과를 한 게 아니었어!'라는 역공을 불러일으킨다. 그래서 다시 본격적인 2라운드를 시작하게 되는 계기를 제공한다. 단, 당신이 불리한 상황과 조건 속에서!


감정, 특히 부정적 감정에는 '앙금'이라는 것이 남는다. 이런 부정적 '앙금'이 축적되는 경우, 이후의 사소한 갈등이나 문제가 커지는데 크게 기여한다. 즉, 그 자체로는 문제를 안 일으킬 수도 있으나 감정적 대립이나 문제가 발생하였을 경우 불쏘시개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사소한 싸움을 크게 만들거나 쉽게 끝날 수도 있는 대립을 오래 가게 만들기도 한다.


만약 당신이 +α만큼 사과하고 상대방이 용서해야 끝난다라고 생각하는 정도 되면 부정적인 감정적 '앙금'까지도 해소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리고 명백하게 계산하기는 어렵지만 분명히 다음에 올 갈등이나 문제와 관련하여 끼칠 수 있는 악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






사람들이 더불어 산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갈등이나 대립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때로는 큰 싸움을 벌여야 하는 경우들도 많다. 성숙하고 현명한 대인관계라는 것은 단순히 긍정적인 관계를 맺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갈등이나 문제를 잘 해결한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이에 대해서는 다음 글을 참조 : "5가지 대인관계 핵심요소"(https://brunch.co.kr/@mindclinic/67). 직장생활 클리닉(직장인의 사람관리 편) by 노박사).


만약에 타인과 문제가 생기거나 갈등이 생긴다면, 빠르게 판단해야 한다. 내가 잘못한 상황인지, 아니면 상대방이 잘못한 상황인지, 혹은 상호 간에 문제가 있는 상황인지를 따져봐야 한다. 만약 상대방이 명백하게 잘못을 했고, 내가 억울하고 분노하는 상황이라면 당연히 내가 사과를 받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사과를 하지 않는 상대방에 대해서는 가차없이 싸움을 해서 이겨야 할 것이다(이에 대해서는 다음 글들을 참조 : "싸움의 기술"(https://brunch.co.kr/@mindclinic/68). 직장생활 클리닉(직장인의 사람관리 편) by 노박사).


하지만 내가 잘못을 하였을 경우에는, 혹은 내가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빠르게 사과하고 진정성있게 사과하는 것이 맞다. 그리고 그것이 해를 입은 상대방의 상처를 최소화함과 동시에 나 스스로에게도 이익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는 상호 간의 '신뢰'라는 것이 축적되는 이득이 있기도 한다.


사람이 잘못이나 실수를 할 수는 있다. 그리고 그 잘못이나 실수에 대해서 진정성 있게 사과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믿음'이라는 것이 생긴다. 이와 같은 '믿음과 신뢰'는 상대방과 당신 간의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고, 향후 좋은 관계로 발전하는 중요한 밑거름이 된다. 이렇듯 세상에는 나쁘기만 한 일은 없다. 단, 좋은 방향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나의 노력이 필요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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