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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박사 레오 Sep 11. 2019

'글쓰기'에도 나만의 방법이 있다

심리학자가 읽어주는 세상 이야기. 나에게 적합한 글쓰기 방법

Photo by Green Chameleon on Unsplash



최근 '글쓰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많은 분들이 나름대로의 '자신 만의 작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리고 '글쓰기'를 교육하는 과정도 많이 생겨나고, 같이 '글쓰기'를 하는 모임도 만들어지는 것 같다. 하긴 내가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이 브런치나 블로그도 결국 글쓰기의 일종이기는 하다.  


일단 결론부터 말하면 심리전문가 입장에서 보면, 글쓰기는 아주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건강하고 바람직한 자기리뷰 및 자기관리 방법임에 틀림없다. 글쓰기는 내 마음과 생각을 정리하는데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며, 그 결과로 나의 감정이 정리되고 정화되는 효과도 있다. 그리고 그 글을 읽은 사람들의 반응으로 내가 더욱 즐거울 수도 있다. 이런 측면에서 '글쓰기'는 여러모로 정신건강에 매우 도움되는 긍정적 활동이다.


이런 '글쓰기' 열풍이 일어나면서 '나도 한번 써볼까?'라고 생각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나도 해야만 하는거 아닌가?'하는 생각까지도 들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글쓰기'에도 '자신만의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나에게 적합한 글쓰기 방법'을 모르면 '남들이 하는대로 따라하다가 좌절이나 실패'를 하는 경우들이 많기 때문이다. 과연 나에게 맞는 '글쓰기' 방법은 무엇일까?



1. 외향형 성격과 내향형 성격의 글쓰기는 다르다.


단적으로 말해서 외향형과 내향형에 따라서 글쓰기는 매우 다르다. 이는 두가지 차원에서 차이를 보이는데, 하나는 글을 쓰는 형식과 과정 상에서의 차이를 보이며, 두번째는 내용 상에서의 차이를 보이게 된다.


보통 내향형의 사람들은 조용한 환경에서 집중하여 내면을 성찰하는 방식의 글을 선호한다. 왜냐하면 내향형은 '심리적 에너지의 촛점과 방향이 나의 "내면"에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향형의 글들은 대체로 "자신의 생각을 글로 풀어내기"로 보는 것이 좋다. 즉, 자신의 평상 시 생각이나 느낌을 자조적인 관점에서 풀어내는 방식이 제일 적절하고 자연스럽다.


이에 반하여 외향형의 사람들은 글을 읽거나 쓰는 것에 적합한 성격은 아니다. 왜냐하면 외형형은 '심리적 에너지의 촛점과 방향이 내 "외부"에 있기 때문'이다. 외향형은 글로 표현하기 보다는 말로 표현하는 것을 더 선호하며, 그 내용도 자신의 내면에 대한 성찰보다는 상황이나 관계하고 있는 타인들과의 역동적 관계나 에피소드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외향형 작가들에게는 글을 쓰지 말고, '하고 싶은 말을 녹음하라!'고 조언한다. 그리고 그 녹음을 정리하면 바로 좋은 글이 된다.


이러한 차이로 인하여 내향형 성격의 작가들이 쓴 글은 차분해지거나 은은한 감동이 오는 반면에 외향형 작가들이 쓴 글은 재미와 흥미가 가득하다. 같은 여행과 관련된 글이라고 해도 여행지에서의 다양한 자극과 관련된 자신의 느낌이나 내적 사고를 기술하는 것은 대체로 내향형 작가의 글이다. 반면에 여행에서의 에피소드와 그 안에서 겪었던 다양한 사건들, 그리고 찾아봐야 할 명소들에 대한 소개 등은 대체로 외향형 작가들의 글이다.



2. 감정적 교류나 관계 중심의 내용 VS 과제 중심적인 논리적 내용


사람의 성격을 구분하는 또 다른 접근 중에는 '관계중심적 성격'과 '과제중심적 성격'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관계중심적' 사람들은 대인관계를 중시하고 그 안에서 일어나는 감정적 측면에 촛점을 둔다. 그래서 '행복', '즐거움', '상처', '고통' 등과 같은 감정적 표현들이 글에 묻어난다. 이에 반하여 '과제중심적' 사람들은 글쓰는 과정에서도 팩트 중심의 접근을 하며, 합리적인 논리를 통한 주장과 설득의 느낌으로 글을 쓴다. 그래서 그들의 글을 읽고 나면 '맞네!' 혹은 '그렇네!!'라는 인사이트와 통찰을 얻는 경우가 많다.


이는 특히 독자들의 경우에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예를 들어 '나의 행복 일기' 등은 전형적으로 '관계중심적'인 독자들이 선호하는 내용이다. 그래서 글을 읽으면서 저자의 감정을 공감하고 같은 감정을 느끼며 교류하고 소통하는 느낌을 받는다. 반면에 '행복을 성취하기 위한 3가지 전제들' 등은 합리적 논리에 근거한 학습과 철저한 자기개발을 하고자 하는 '과제중심적' 독자들이 끌리는 제목이다. 그래서 3가지 전제들을 따져보고, '내가 왜 행복하지 못한지에 대한 이유와 근거'에 대한 이해와 통찰을 얻는다. 이에 더하여 행복을 위해 해야만 할 세가지 목표를 정하기도 한다.


또한 역의 경우도 있다. 스스로 논리적인 접근이나 냉철한 판단력이 부족하며, 정에 이끌려 사는 것에 지친 독자들은 오히려 '과제중심적' 저자의 '논리적/합리적 내용'에 더 끌리거나 그 안에서 배움을 얻는다고 느낄 수도 있다. 반면에 일상생활에서 긴장감과 과업 중심적 행동으로 지친 '과제중심적' 독자들은 아무런 긴장감 없이 마음의 위로와 힐링을 얻는 기분으로 '관계중심적' 저자의 감성적 글에서 위안과 지지를 얻을 수도 있다.


물론 저자와 독자의 패턴이 명확하게 이분법적으로 구분되지는 않을 수 있다. 더 정확히 말하면 그때그때의 기분이나 상황에 따라서 가변적이기는 하다. 하지만 대체로 본인의 전반적인 경향성에 대해서 이해하고 있다면 본인에게 더 맞는 "자연스럽게 잘 써지며 스스로도 재미와 흥미를 느낄 수 있는 글"을 쓸 수도 있으며, 역으로 본인에게 더 적합한 글을 읽을수도 있다. 그 중에서도 대체로 글쓰는 사람의 경우에는 일관적인 경향성이 드러나게 마련이다.    



3. 내가 행복하고 나에게 도움되는 글쓰기를 추구하라.


그런데 굳이 무리해서 이분법적인 관점을 도입하여 글쓰기 스타일에 관한 얘기를 하는 이유가 있다. 그것은 '글을 쓰는 것'도, 그리고 '글을 읽는 것'도, 결국은 자신 만의 스타일과 선호가 있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자 함이다. 왜냐하면 이와 같은 기본적인 "다름"은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틀림"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쓰는 글의 내용이나 분위기는 글 쓰는 사람의 마음이며, 그 사람의 글쓰기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 글을 안 보면 된다! 그런데 심한 경우에는 '저런 쓰레기같은 글들 때문에..'라는 극단적인 표현으로 남의 글을 폄하하기도 한다. 또한 역으로 '저 글에는 사람이 빠져있잔아! 사람냄새가 안나!!'라고 비난할 때도 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잘못된 기본전제에 기초한 비난이나 폄하로 인하여 '글쓰기'에 대한 동기 자체를 상실하거나 혹은 정성껏 글을 쓰고도 기분이 상하는 일들을 보게 된다.


가장 정확하고 적절한 접근은 '컴앞에 앉은 오늘 나의 마음'에게 물어보는 것이다. 글쓰는 사람들은 '오늘 나의 마음이 어떤지'에 따라서 글을 쓰면 된다. 오늘 낮에 감동적이고 행복한 사건이 있어 가슴 벅차오르는 감동이 있었다면 이를 글로 정리하라! 아마도 두고두고 그 글을 다시 볼 때마다 그때의 감동을 재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은 후회스러운 일로 인하여 긴장감을 가지고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고자 한다면, 합리적이고 논리적 접근에 근거한 목표 및 과업중심적인 내용의 글을 쓰라. 그 글을 쓰는 과정에서 당신의 논리나 계획은 더욱 정교화될 것이며, 스스로 배우고 성장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글을 읽을 때에도 마찬가지이다. 오늘 나의 기분이나 몰두하고 있는 생각에 따라서 맞는 글을 골라 읽으면 되는 것이다. 오늘 고단한 하루를 보냈다고 하면, 논리적으로 따지지 않고 '당신은 분명한 존재 이유가 있으며, 사랑받아야 하는 한 사람입니다!'라는 따뜻한 글이 도움될 것이다. 반면에 제2의 인생을 설계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다면 '당신의 성공을 위한 7가지 과제'라는 제목의 글로 자신을 반성하고 새로운 긴장감을 가지고 결심을 다지면 된다.




임상심리학이라는 개인적 전공만으로 보면, 심리검사나 심리평가가 주요 전문영역이며 MBTI나 DiSC 등과 같은 심리유형론에 대해서도 중시하고 관련된 강의나 교육도 많이 한다. 하지만 그 때 강조하는 점이 있다. '(심리유형론에 근거한) 심리검사는 단지 수단과 과정이지 결코 목적이 될 수 없습니다!'라고 강조한다. 즉, 우리가 인간행동을 설명하기 위한 효율성과 편의성 차원에서 '외향'이나 '내향', 혹은 '관계중심적'이나 '과제중심적'이라는 이분법적 관점을 취하기는 한다. 하지만 인간의 행동이란 이런 이분법적인 구분 만으로 설명하기에는 너무도 복잡하고 정교한 존재이다. 그 때의 상황이나 교류 대상자, 그리고 내적인 요구나 상태 등 다양한 차원에서의 분석과 접근이 이루어져야 한다.


개인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세상살이의 원칙이 있다. 그것은 '물 흘러가듯이 살자!'이다.즉 자연스럽게 자신의 경험이나 느낌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가장 자신에게 적합하다는 것을 말한다. 개인적으로도 마찬가지이고, 내담자분들에게도 이와 같은 점들을 강조한다. 예를 들어 몸이 피곤하면 좋은 음식 먹으면서 쉬는 것이 맞으나 몸짱이 되고 싶으면 죽도록 힘들수도 있는 PT(Personal Training)의 과정을 견디어야 한다. 심리적으로도 마찬가지이다. 힐링과 위로가 필요할 때에는 한없이 감성적인 글에 흠뻑 취해버려도 된다! 반면 주먹 꽉 쥐고 큰 결심을 해야하는 상황이라면 긴장감 가득주는 글을 읽으면서 마음을 다지라! '내 마음이 요구하고 원하는 방향으로 충족하면서 사는 것'이 가장 심리적으로 건강한 결과를 만들어 낸다.  


다시금 강조하지만 글쓰기는 심리적으로 매우 건강하고 좋은 자기관리 방법이다. 게다가 글을 읽는 사람에게 주는 긍정적이고 선한 영향력까지를 고려한다면 더욱 좋은 작품임에는 틀림없다. 그런데 '타인에게 독설을 퍼부으면서 타인을 비난하고 비판하는 글'도 있기는 하다. 그런 글들은 그냥 안 읽으면 된다! 그것이야말로 정말 "쓰레기"일수도 있기 때문이다. 굳이 "쓰레기" 한가운데 서서 그 고통을 느낄 이유는 없다. 그런 "쓰레기'를 처리해주시는 고마운 전문가분들이 치우고 해결해주실 것이기 때문이다.


당신 스스로를 위해, 당신 스스로가 즐겁고 만족할 수 있으면서도, 당신 스스로를 성장하고 발전시키는 글을 쓰라! 만약 당신의 글이 그렇다면 분명히 타인들도 그 글을 보면서 행복하고 성장하고 발전할 것이다. 단, 그 글이 남의 것을 따라하거나 혹은 남이 맞다고 주장하는 바를 따라한 것이 아니라면..! 당신이 원하여 당신 만의 스타일로 쓴 글이라면, 그것은 당신에게도, 그리고 타인에게도 모두 유익하고 도움된다! 지금 당장 당신 만의 글을 시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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