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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박사 레오 Oct 04. 2019

100% 개싸움 하는 법!

심리학자가 읽어주는 세상 이야기. 갈등으로 막장 타보기

Photo by cloudvisual.co.uk on Unsplash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것 중 하나가 "싸움 구경"이라고 한다. 단, 남들의 싸움일 경우에 그렇다! 내가 엮인 싸움이 되면, 필연적으로 싸움에 참가한 양측 모두 크게 손상을 입을 수 밖에 없다. 이것은 절대로 피해갈 수 없는 결과이다. 내가 이기더라도 결국에는 내 주먹이 아프거나 내 입이 욕하느라고 더러워졌으며, 몸싸움이라도 했다면 옷이 찢기거나 몸 어느 곳엔가는 상처가 생기기 십상이다. 


그런데 이런 '싸움'들이 너무도 흔하게 발생한다. 특히 사회적 이슈가 생겼을 때 서로 편을 나누어 서로를 비방하고 공격하면서 싸움과 대립이 점점 더 격해진다. 심지어는 국가 간에도 이런 싸움이 일어난다. 사람이 좋은 관계일 때 잘 지내는 것은 쉽다. 왜냐하면 서로 많은 것이 이해 가능하며 양보할 정도의 여유가 있으니까! 하지만 갈등이 일단 발생하면 소위 '골로 간다~'고 표현할 정도로 큰 싸움으로 번지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작고 사소한 갈등이 큰 대립과 싸움으로 발전하는 단계와 과정들이 있다. 다음과 같이 하면 서로 큰 상처를 입을 수 밖에 없는 소위 "개싸움"이 될 수 밖에 없다. 



1. 어느 쪽이든 격한 감정적 분노를 표출한다.  


부부 간의 싸움이건, 운전자 간의 싸움이건, 조직 간의 대립이건 간에 처음 시작은 사소한데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보통 '실랑이'라고 한다. 서로 간에 자신의 입장에서 자기 주장을 하면서 옥신각신 하는 뽐새를 말한다. 이런 실랑이에서 격한 싸움으로 100% 발전하는 핵심 스타터는 바로 "감정적 분노"이다. 어느 쪽이건, 누가 잘못했건, 어떤 사람이 먼저 시비를 했건 상관없이 둘 중 하나가 '감정적인 분노'를 표출하는 순간 격한 싸움의 방아쇠는 당겨지는 것이다. 


'감정적 분노'는 상대방에게도 100% 분노를 유발한다. 아무리 상대가 잘못한 경우라도 일단 상대방도 기분이 나빠진다. 그래서 잘못을 인정하거나 상대의 의견을 수용하기 보다는 '너는 뭘 잘했는데?'라고 반격을 시작하게 하거나 혹은 '잘못을 했다쳐도 그렇게 화를 내는건 부당하지!'라고 반응하게 만든다. 그래서 원래의 의도(화를 냄으로서 상대방을 제압하거나 혹은 잘못을 인정하도록 하는 것)와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와버린다. 필연적으로 "반발"이라는 것을 일으킨다. 


생각해보라! 성적이 떨어진 학생에게 선생님이 화를 낸다면, 그 학생은 더 공부를 하고 싶겠는가, 아니면 아예 공부를 때려치우고 싶곘는가? 운전을 하다가 '나의 생각'에는 전적으로 상대가 잘못한 것 같더라도 상대방에게 욕을 하고 화를 내면 상대가 쉽게 인정하겠는가, 아니면 '너는 뭘 잘했는데?'라고 반발하겠는가? 부부 간에 한쪽에서 격하게 화를 내면 상대방이 인정하기 쉽겠는가, 아니면 '별일도 아닌 걸로 그렇게 감정적으로 말하는데?'라면서 엉뚱한 감정 싸움이 되겠는가? 


일단 어느 쪽이라도 감정적인 분노를 시작하면, 그것은 필연적으로 모두가 상처입는 '개싸움'이 될 가능성이 뚜렷하게 높아진다!



2. 감정적으로 맞짱을 뜬다!


물론 내가 잘못을 한 것이 분명하고, 상대방이 화를 낼만한 상황이라면 화를 낼 수도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런데 막상 실전에 들어가면 그렇게 우아한 결론이 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가는 말이 고아야 오는 말도 곱다'는 말처럼 아무리 잘못을 했다고 해도 '안-고운 말'로 따지고 들면 감정은 상하는 법이다. 그렇게 감정이 상했는데 어찌 '고운 말'로 답을 하겠는가?! 당연히 감정적으로, 그리고 부정적으로 반응하기 쉽다. 혹은 화를 꾹 참으면서 '그래! 알았어!! 내가 잘못했어!!!'라고 말하는 것도 감정적으로 화가 나있는 상대방에게는 추가 공격의 빌미를 제공한다. '왜 뭐 불만있어? 당신이 잘못했잔아!'라고 하면서 한번 더 태클을 걸어오는 순간 이쪽에서도 분노 폭발의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사과를 하더라도 일단 화가 난 상대방은 쉽게 화가 풀리지는 않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강렬한 감정이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화를 꾹 참고 그래도 나름대로 사과를 하는데도 불구하고 상대방이 계속해서 씩씩대먼서 감정적으로 달려들면 나도 화가 치밀어 오를 수 밖에 없다. 게다가 꾹 참다가 나오는 화는 격해지기 마련이다. 어찌되었건 한쪽의 감정적 반응에 감정적으로 맞대응을 하는 순간 100% 개싸움이 된다. 본격적인 전쟁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제는 누구하나 크게 피흘리지 않으면 끝나지 않을 본격적인 전투가 시작되는 것이다. 


하지만 한쪽이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경우에도 상대방이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는 경우들이 있다. 부모가 자녀를 혼낼 때 그러하며, 상사가 부하직원에게 화를 낼 때도 그렇다. 하지만 이는 화가 나지 않아서는 아니다. 화가 나지만 지위와 역할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화를 참을 수 밖에 없을 뿐이다. 그리고 표현되지 않은 내적 분노는 후일 반드시 보복으로 돌아오거나 혹은 엉뚱한 데서 터지고 만다. 어린 시절 엄하고 감정적인 분노를 표출했던 부모들은 자녀의 사춘기가 되면서 '통제불능의 반항'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업무 상 문제를 지적하며 격하게 화를 내는 상사는 '직장 내 괴롭힘' 신고 대상자로 인사팀에 호출될 지도 모른다. 어찌되었건 긴-싸움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게 된다. 



3. 어느 쪽도 먼저 사과하지 않는다.  


사람이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감정적이기 때문에 순간의 감정에 욱하여 화를 내기도 하고, 그동안 쌓였던 감정들이 터져나오면 좀 더 격하게 감정을 표출하기도 한다. 하지만 진지한 반성에 기초한 사과를 하는 경우 또 쉽게 풀리기도 한다. 게다가 이처럼 끝이 좋은 갈등해결 경험은 서로를 이해하는 계기가 되거나 혹은 역으로 더 친해지게 되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단, 진지한 반성과 사과가 있을 경우에만 그렇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먼저 진지한 반성과 사과를 하기 보다는 상대방을 비난하거나 혹은 상대방이 먼저 사과하기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경우에 그렇다. 법정에 가보라. 진지하게 반성하고 사과를 하는가, 아니면 자신의 책임을 축소하고 상대방의 유발요인을 주장하는가? 인터넷에 올라오는 보복운전의 사례들을 보라.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진지하게 사과를 하던가 아니면 서로 비난하고 맞대응 하다가 같이 경찰서에 가던가? 


서로 화가 나 있을 경우에 상대방이 먼저 사과를 하라고 요구하면서 대치한다면 절대 싸움은 끝나지 않는다. 난폭운전자로 인해서 울컥 분노가 치밀어 올랐으나, 상대방이 차에서 내려 정중하게 인사하면서 미안하다고 말하는 운전자에게는 '네네 저도 괜찮습니다! 사고 안 났으니 됬죠 뭐! 다음부터는 조심하세요~'라고 곱게 말하게 되지 않던가?! 부부 싸움이 격해지는 과정에서 한쪽이 먼저 '알았어 미안해! 내가 너무 잘못했어!! 진짜 미안해!!!'라고 하는 순간, 상대 배우자가 설움에 북받쳐 울음이 터지고 상대의 우는 어깨를 도닥이면서 다시 한번 '미안해! 이제는 안 그럴께!! 내가 잘못했어!!!'라고 말할 때 진짜로 싸움이 끝나지 않던가?!


어느 쪽도 먼저 사과하지 않는다면 그 싸움은 계속될 수 밖에 없다. 아니, 더욱 더 커져만 간다. 왜냐하면 '잘못을 해 놓고 사과도 하지 않는 뻔뻔함'에 더욱 더 화가 나기 때문이다. 



4. 감정적 대응을 피하고, 잘못한 부분은 집중해서 사과하라. 


싸움 구경을 하는 사람들은 항상 말한다, '둘 다 똑같애!'라고!! 서로 잘잘못을 따지면서 길 한가운데에서 차를 세우고 멱살잡이를 하는 운전자들을 보면서 둘 다 문제라고 생각하면서 욕하고 지나간다. 서로의 잘잘못을 따지고 싸우는 것은 단지 그들 각자의 입장일 뿐이다. 객관적으로 보면 둘다 문제이다. 잦은 부부 싸움에 동네에서도 유명한 '쌈닭 부부'는 두 사람 모두 반기는 사람이 없기 마련이다. 자신의 억울함을 토로하는 부부 중 한명에게 '그래도 좀 참아!'라고 조언하게 된다. 왜냐하면 객관적으로 보면 둘 다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것은 감정적인 분노를 시작하지 않는 것이다. 가능하면 좋은 말로 설명하거나 타일르고, 감정적으로 격앙되지 않도록 미리부터 애쓰는 것이 훨씬 더 유용하다. 한번 엎질러진 물은 담기가 힘들듯이 한번 입밖으로 나간 분노는 주워담기 힘들다. 그리고 막장에 이르는 결과까지를 고려한다면 감정적 분노는 시작하지 않는 것이 훨씬 이익이다. 


그래도 감정적으로 격앙되었다면 먼저 인정할 부분은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도 방법이다. 한쪽에서 먼저 진지하게 사과한다면 상대방의 감정과 화도 풀릴 것이며, 상대방도 진정된 후 대부분은 사과할 것이다. 이것이 문제를 푸는 방법이다. 아마도 이번에는 문제를 풀려고 내쪽에서 먼저 사과를 했다면, 상대방도 다음 번에는 먼저 사과하는 행동을 할 가능성이 증가할 것이다. 이렇게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배워야 한다. 




최근 사회적으로도, 국가적으로 다양한 이슈와 사건들이 발생하면서 '사회적 분노'가 급증한다는 생각을 지울 길이 없다. 굳이 근본적인 원인을 따진다면, 우리 모두는 좀 더 적극적인 감정관리, 특히 갈등관리와 분노관리 능력을 향상할 필요가 있지 않은가 생각한다. 왜냐하면 지금과 같이 지속적인 대립과 갈등이 심화되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모두가 상처될 것임에 틀림없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잘못된 신념 중 하나는 (내 생각에 스스로가 맞고, 상대방이 틀렸다고 확신이 드는 경우에는) "당당하게 화를 내도 된다"는 것이다. 이 신념에는 오류가 몇가지 있다. 내 스스로가 맞다고 생각하지만, 상대방의 생각은 다를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그 방법으로 분노를 사용하는 순간 상대방도 틀림없이 분노하게 된다. 잘잘못을 따지는 것과는 별개로 분노는 상대방의 분노를 일으킨다. 그래서 반발과 보복을 불러온다. 


'가는 말이 고와야, 사과와 해결이 온다!' 이것이 맞는 원리이다. 

 



본 글과 같이 읽으시면 좋은 글은 다음과 같습니다. 


싸움의 기술 by 노박사. 직장생활 클리닉

https://brunch.co.kr/@mindclinic/68


심리만만. 상대방에게 화가 났을 때, 참는다? VS 맞선다? by 노박사. 심리만만

https://brunch.co.kr/@mindclinic/124


진정으로 사과하는 방법 by 노박사. 심리학자가 읽어주는 세상 이야기

https://brunch.co.kr/@mindclinic/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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