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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박사 레오 Oct 13. 2019

국회의원들에게서 배우는 의사소통 및 관계스킬 2.

심리학자가 읽어주는 세상 이야기. 반면교사의 지혜

Photo by Charles �� on Unsplash



미리 말씀드릴 점은.. 개인적으로는 저의 정신건강을 위하여 정치에 가능하면 무관심하려고 합니다. 너무 관심을 가지다 보면 마음이 영 시끄러워져서요ㅠㅠ^^. 그래도 글을 쓰는 이유는 원래 저의 전공과 관련된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함입니다. 내용 중 특정 당이나 인물을 폄하하거나 혹은 차별적으로 인정/존중하고자 하는 의도는 전혀 없음을 말씀드립니다. 제가 그 분들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하고, 제 개인적 직업 상 심리검사나 면담 등을 통해서 충분한 정보가 있지 않는 이상은 함부로 평가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평가나 코멘트를 하는 경우에도 반드시 본인의 동의가 있어야만 언급을 하는 류의 전문가라서!^^ 누구에게나 공개되어 있는 온라인 매체를 통해서 드러난 특정 행동에 대해서만 제한하여 코멘트 함을 말씀드립니다. 




요즘 나라가 안팎으로 시끄럽고 어지럽습니다. 외적으로는 확인된 팩트 자체를 왜곡하고 인정하지 않는 이웃나라의 수상 때문에 온 나라가 뒤집어졌을 뿐 아니라 내적으로는 명백한 대립과 갈등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이 되고 있습니다. 이런 갈등이나 대립이 가장 첨예하게 나타나는 현장이 바로 '국회' 및 '국정감사'라는 형식을 통해서 드러나고 있습니다. 앞서 '국회청문회'를 통한 반면교사 사례에 대해서 논의한 적이 있으나(국회의원들에게서 배우는 의사소통 및 관계스킬 by 노박사. 심리학자가 읽어주는 세상 이야기/https://brunch.co.kr/@mindclinic/121), 저도 이 나라의 백성이므로 원하던 원치않던 관심을 가지고 보게 됩니다. 


불행히도 이 글도 앞선 글과 마찬가지로 그분들의 행동에서 배울 점보다는 하지 말아야 할 행동들을 배우는 기회라는 점이 안타깝습니다. 부디 본인들의 영향력이 크다는 생각을 하시고, 나쁜 행동들에 대한 반면교사가 아닌 건강하고 바람직한 모델링의 대상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1. 먼저 시비와 싸움을 건다. 


세상에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가는 말이 거칠면 오는 말도 당연히 거칠 수 밖에 없다'는 말과 같은 의미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명백하고 뚜렷하게 먼저 시비를 걸고 싸움을 거니 당연히 시끄러운 싸움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황당하다고 생각했던 표현은 'OO부 장관'에 대하여 'OO부 관계자'라고 호칭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대놓고 부정적인 시비를 하는 것이며, 먼저 명백하게 공격을 하는 것이지요. 내가 개인적으로 인정을 하던 안하던간에 법적으로 처리되어 한 정부부처를 대표하는 대표자를 '관계자'라고 폄하하는 것은 대놓고 싸우자고 시비를 하는 것입니다. 


상대방에게 존중과 인정을 받고 싶다면, 상대를 먼저 존중하고 인정하는 것이 정답입니다. 기본적으로 해야할 예의와 배려를 하고 난 후 문제를 따지거나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이 정당한 소통과 교류입니다. 대놓고 부정적 의도가 명백한 시비를 하며 공격을 하면서 스스로의 의견을 존중해 달라고 하는 것을 '어불성설(語不成說)'이라고 합니다. 만약 '적절한 반박이나 대응을 하기 어려운 위치'에 있는 사람에 대해서 지위나 역할(즉, 대정부 질문 혹은 국정감사 위원)을 이용해서 시비와 공격을 가한다면 이는 명백하게 '지위나 역할을 활용한 괴롭힘'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2. 과도한 (부정-편향적) 의미확대


기본적으로 공적인 자리에서의 공적인 대화는 명백하고 구체적인 행동과 사실 수준에서 다루어져야 하는 것이지 개인적인 의견이나 감정을 표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국정감사라는 과정 자체가 국회에서 정부 각 부처를 감사하는 과정이고, '갑'과 '을'의 위치일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지위를 이용하여 과도한 의미 부여와 의미 확대를 하는 경우들이 자주 있습니다. 


모-의원이 모-부서의 장에 대해서 '도대체 양심이 있는거에요?'라는 표현은 명백하게 문제가 되는 표현입니다. 만약 정책 상의 문제가 있거나 정부 부처 운영 상의 잘못이 있다면 그것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지적을 하고 개선을 요구하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에 대해서 개인적 특성이며 개념 자체가 매우 포괄적인 '양심'을 운운하는 것 자체는 적절하지 않습니다. 이는 '직장 내 괴롭힘' 항목 중 하나인 '행동이 아닌 특성을 비난하는 것'에 해당합니다. 즉, (어떤 개인적인 사정이 있는지에 대해서 충분히 확인하지도 않은 채) '수차례 지각'을 한 직원에 대하여 '자네는 왜 이렇게 게으른가?'나 혹은 '기본적인 자기관리가 안되는 친구이구만!'이라고 비난하는 것이지요. 


게다가 그 비난을 하는 특성 자체가 "양심"과 같이 아주 모호하고 주관적인 속성을 많이 가진 것이라면 더욱 문제가 됩니다. 왜냐하면 사람마다 "양심"에 대한 정의와 기준이 매우 다르며, 어디까지가 양심의 영역이고 어디까지는 양심을 벗어난 영역인지에 대한 개념이 불분명한 상태로 '양심'을 운운하는 것 자체가 적절한 비판이 아닐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개인적인 기준에 근거하여 상대방의 행동을 비난하는 것을 '주관적인 기준에 근거한 비난'이라고 합니다.


 만약 상대방이 그 기준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저는 그것이 양심과는 상관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등)함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기준을 강요('아니기는 뭐가 아니야?! 진짜 양심이 없구만!')하게 된다면 이는 상대방의 '심각한 정서적 고통'을 유발하는 '지속적인 괴롭힘'에 해당합니다. 게다가 두 대화자 간의 위치가 서로 갑을 관계여서 상대방이 반박하거나 소위 맞짱을 뜨기 어려운 위치라고 하면 이는 '지위나 역할을 활용한 괴롭힘'까지 추가될 수 있습니다. 참.. 분명 '지속적인 괴롭힘'과 '지위나 역할을 활용한 괴롭힘'이라는 지적에 대해서 반격을 하면('그게 무슨 괴롭힘이야! 당신이 잘못했으니까 그런거지!' 혹은 '내가 언제 괴롭혔어?! 그러게 왜 인정하지 않고 말을 안 듣는건데?!' 등) 그것은 '2차 가해'라고 합니다. 



3. 이미 결론은 정해졌다. 


서로의 생각이나 의견이 다른 경우의 대화나 교류 중 합리적이고 성숙한 대화는 '충분한 논리와 근거를 가지고 접근할 경우에는 적절한 타협과 조율이 가능'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 분들의 모습을 보면 과연 '이해나 납득'을 하고자 하는 기본적인 자세가 있는지에 관하여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이미 결론은 정해졌다'는 것은 두가지의 파생적 행동을 보입니다. 그 첫번째는 '타인의 의견을 듣지 않음'입니다. 자신의 의견에 대한 타인의 의견을 경청하고 수용하고자 하는 태도나 행동이 없습니다. 단지 자신의 주장을 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지요. 두번쨰는 '생각을 바꿀 의지나 태도가 없음'을 의미합니다. 타인의 의견이나 논리를 수긍하거나 인정할 생각이 있다면 절대 싸움이 극으로 가지 않습니다. 비록 어느 한쪽의 의견이 모두 만족되는 일도 없지만 그나마 타협과 조정을 통해서 상대방과 최적의 결론을 도출하고 서로 웃으면서 악수하고 종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생각을 바꿀 의지나 태도가 없다면 결국에는 서로에 대한 비난과 각자의 상처 만이 남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그 어느 누구도 원하는 결론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결론은 정해진 채 자기 주장만 하는 경우'에 나타나는 전형적인 행동 중 하나는 끊임없이 자신의 주장만 반복하는 것입니다. 혹은 여러 사람들이 돌아가면서 똑같은 얘기를 하는 것입니다. 한 사람이 질문한 내용에 대해서 답변을 들었다고 하면, 그 다음의 질문이나 혹은 다른 질문자의 경우에는 해당 내용을 반영하여 질문을 수정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질문과 질문을 통한 비판을 계속해서 반복한다면 이는 '이미 결론은 정해졌으며, 이를 수정하고나 변경할 생각이 없음'을 의미합니다. 



4. 그래도 배울 점들 : 비-감정적 대응과 객관적 팩트에 근거한 접근


감정적인 비난과 대놓고 하는 공격이 난무하는 가운데, 그래도 저런 점은 참 배울만하다고 느끼는 몇가지 행동들이 있습니다. 그래도 '저런 분들이 있어서 정부와 국회가 돌아가는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며, 의사소통이나 대인관계 전문가인 저조차도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모습들도 있습니다. 


그 첫번째는 '비-감정적인 대응'입니다. 가만히 진행되는 내용을 보면, 저렇게 대놓고 시비를 하고 공격을 하는데, 어쩜 저리도 차분하게 응대를 할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경우들이 있습니다(여기에서 누구라고 표현하면 그에 따라 정치적 편향이나 특정 정당을 지지한다는 편견을 받을 수 있어 밝히지는 않습니다). 분명히 속으로는 충분히 정서적 상처도 될 뿐 아니라 화도 날만 한데..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감정적이고 주관적인 대응'에 감정적인 반응을 하는 순간 문제가 더 커지는 것은 분명하기 때문입니다(참조. 100% 개싸움하기 by 노박사. 심리학자가 읽어주는 세상 이야기/https://brunch.co.kr/@mindclinic/158 ). 그리고 이를 좀 더 멋진 표현으로 하면 '현재의 행동으로 인한 장기적인 결과를 예측하여 현재의 행동을 통제 및 조절하는 능력'이라고 표현합니다. 말하고 보니 참 멋진 능력이네요!^^


두번째는 '객관적 팩트에 근거한 접근'입니다.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평가나 감정적인 판단을 이겨낼 수 있는 것은 팩트 밖에 없습니다. 명백하고 현실적인 사실에 기초하여 접근하는 것만이 유일한 대안입니다. 만약 개인적이고 감정적인 판단이나 평가에 대하여 감정적으로 대응하거나 개인적인 판단에 기초하여 반응하는 경우에는 필연적으로 반박이 들어올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법조계 출신의 몇몇 의원들이 그동안 판례나 구체적인 법조문에 근거하여 접근하는 경우 더 이상의 불필요한 논쟁이 필요없어지거나 혹은 상대방이 할말이 없도록 하는 경우들이 종종 있습니다. 이런 접근은 대부분 적절합니다.  



5. (일개 국민으로써) 당부드립니다!


저는 스스로를 '은둔형 전문가'라고 표현합니다. 별로 나서기를 좋아하지도 않고, 저를 찾아오시는 내담자분들에게는 최선을 다하며, 제가 꼭 필요한 상황이라면 사명감을 가지고 임하지만 그렇지 앟은 경우에는 무심하게 지나가려고 노력합니다. 그래도 우리의 청소년들이 많이 볼 수도 있으며, 많은 국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국회에서 모범적인 사례와 배울 점들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몇가지 당부드립니다.


첫째, 먼저 존중을 보이는 성숙한 행동을 보여주십시요! 'OO부 관계자'라고 대놓고 폄하하기 보다는 '과정을 험난했지만 OO부 장관이 되신 것에 대해서 축하드립니다! 기왕 맡은 자리이니 최선을 다해서 좋은 결과 만들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말하는 선-존중의 성숙된 모습을 보여주시기 당부드립니다. 아마도 질문을 받거나 답변하는 상대방도 분명히 달라진 모습으로 보답할 것입니다. 


둘째, 균형적인 관점으로 접근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저도 개인적으로는 저의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서 수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이 자리에 왔으나 나름대로의 문제나 결함이 있을 수 있겠지요?! 마찬가지로 정부기관의 장이나 국회의원이 되었을 때에는 그만한 업적과 경력이 있을 것입니다. 그에 대해서는 전혀 인정하지 않고 문제점만 지적하고 집착하는 것은 좋은 접근 방법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감사의 대상이며, 감사를 통해서 문제점을 지적하는 자리이겠지만, 그동안의 업적이나 성과에 대해서도 먼저 혹은 같이 언급해 준다면 훨씬 더 원활하고 성숙한 대화와 교류가 이루어지리라 생각합니다. 


셋째, 스스로 먼저 반성하는 모습도 보여주세요. 국민들이 보거나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에는 실은 여당이나 야당이나 똑같습니다! 무슨 비디오 리플레이 하는 것도 아니고 사람만 바뀌었지 하는 행동들은 비슷한 경우들이 너무 많습니다. 이를 보통 데자뷰라고 하지요. 타인들에 대해서 비난을 하거나 문제점을 지적하기 전에 스스로의 모습에 대해서 먼저 생각하고 말하는 모습만 보여줘도 이렇게 난장판 같은 느낌은 안 들 것 같습니다. 남의 자식을 탓하느라고 내 자식의 문제가 드러나는 것도 몰라서는 안되지 않겠습니까?! 성경에 나오는대로 '죄없는 자만 돌을 던지라'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적어도 스스로의 모습에 대한 성찰과 반성 정도를 보여준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신뢰와 믿음을 가지게 될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넷째,  감정적인 반응이나 분노는 항상 금지입니다. 세상 어느 누구에게도 감정적인 분노를 표출해도 되는 대상은 없습니다. 자신과 의견이 다르거나 혹은 반대 위치의 당에 소속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감정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은, 특히 감정 섞인 분노는 항상 금지입니다. 길거리를 다니다가 어느 누군가에게 혹은 회사의 동료나 가족 누구에게라도 감정적인 분노를 보여서는 안됩니다. 이는 상대에게 극심한 정서적 고통을 유발하며 이는 '괴롭힘'입니다. '그래도 잘못했잔아?!'라던가 '내 자녀를 올바르기 키우기 위해서!'라는 명분을 내세우는 것도 개인적인 생각과 판단일 뿐입니다. 명백한 2차 가해이고 '지위나 역할을 활용한 괴롭힘'이며, 필연적으로 상대방의 반발과 정서적 고통을 유발합니다. 감정적인 분노는 100% 개싸움으로 가는 지름길이며, 서로 상처받을 가능성이 높은 위험하고 부적절한 행동입니다. 누구라도 감정을 존중받아야 하며, 각종 매체를 통해서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감정도 존중받아야 합니다. 성숙하고 건강한 감정관리의 표본이 되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글과 같이 읽으시면 좋은 글은 다음과 같습니다. 


https://brunch.co.kr/@mindclinic/158


https://brunch.co.kr/@mindclinic/119


https://brunch.co.kr/@mindclinic/94


https://brunch.co.kr/@mindclinic/118


https://brunch.co.kr/@mindclinic/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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