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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박사 레오 Sep 15. 2019

함부로 사표를 던지지 말라!

심리학자가 읽어주는 세상 이야기. 퇴사(희망)자를 위한 조언 1.

Photo by Joshua Earle on Unsplash



회사 내 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직장인들이나 리더들에 대한 상담과 코칭을 주로 하다보니 퇴사와 관련된 상담도 꽤 많이 하게 된다. 그리고 상담을 하러 와서 '퇴사' 이야기를 꺼낼 정도 되면 이미 상당한 결심을 굳혔거나 퇴사를 결심하게 만든 이슈가 이미 오래된 경우들이 많다.


면접관 교육 시 많은 면접관들이 하는 질문과 요청이 있다. '오래 근무할 사람'을 뽑는 방법을 알려달라는 것이다. 그럼 나는 두번도 생각하지 않고 바로 대답한다! '그런 방법도, 그런 면접 질문도 없습니다!'라고 분명하게 말해준다. 유능한 사람을 뽑는 것은 뽑는 것이지만, 그 속에서 잘 지내고 적응을 하는가 하는 문제는 다른 문제이다. 즉 채용이나 면접은 평가의 문제이지만, 선발한 인재의 유지나 관리의 문제는 별도의 접근이 필요하다.  


시대적으로 개인주의가 확대되고 조직에 대한 충성도나 로열티가 많이 감소하는 것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추세이다. 그러다보니 이전에 비하면 조직에 대한 염증이나 회의도 많이 느끼게 되는 것 같다. 또한 유투브로 대기업 직장인의 연봉을 넘어설 정도의 경제적 이득을 얻는다는 얘기까지도 듣게 되면, 과연 '내가 이 회사를 계속 다녀야 하는가?'하는 회의감이 오게 된다. 그래서 이미 "사표"를 던지는 것이 하나의 대안으로 쉽게 자리 잡은 것 같다.


최근에 보면 사표를 부추기는 글들도 많다. 그리고 퇴사 후 만족스러운 삶과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는 여러 사람들의 고백도 넘쳐난다. 그럼 과연 '사표'는 좋은 해결방법일까?



1. 사표를 던져도 되는 사람은?


실제로 상담을 하는 과정에서 별 고민없이 퇴사하라고 조언하거나 혹은 어떤 때에는 퇴사를 적극 권유하는 경우도 있다. 다음과 같은 조건 중 하나에 해당한다면 당당하게 사표를 던져도 큰 문제가 없다.


첫째, "부자"이다. 본인이 스스로 벌었건 아니면 부모가 물려주었건 간에 퇴사 후 경제적인 문제가 없다면 퇴사해도 된다. 만약 이 조건에 해당한다면 굳이 나의 정신건강을 망치면서까지 조직에 남아서 아둥바둥할 필요가 없다. 당당하게 사표를 쓰라. 그리고 굳이 스트레스 받지 말고 여유있게 살라!


단, 여기서 말하는 '부자'란 건물이 몇채가 되고 수십억에서 몇백억대의 자산가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최소한 1년 정도는 '나를 되돌아보고, 나에게 맞는 일은 무엇이며, 내가 일하고 싶은 조직은 어떤 조직인지'를 생각하고 정리할 수 있는 여유 정도면 된다. 그 과정에서 해답을 얻어서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바'를 깨닫는다면 그것은 그 어떤 것보다도 가치가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자질을 평가하기 위한 심리검사나 역량검사, 그리고 자아발견을 위한 코칭이나 교육을 받으려면 기본적으로 비용을 지불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회사를 다닐 때보다 더 큰 고통과 불안 속에서 또 헛다리를 짚을 가능성이 높다.


둘째, '조직이 정말 안 맞는 사람'이다. 막상 회사 생활을 해보니 회사라는 조직이나 (목적적으로 모인) 집단생활 자체가 안 맞는 사람이 있다. 그런 경우라면 적극적으로 퇴사를 권한다. 모-유명 개그맨이 S전자에 다녔다는 것이 화제가 되었던 적이 있다. 생각해보라! 그가 대체 그 회사가 맞았겠는가? 자신의 성격이나 특성을 고려할 때 도저히 이 곳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을 것이고, 오히려 빠른 선택과 결단이 완전히 다른 영역에서 성공할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조직이 정말 안 맞는 경우'는 보통 두가지 정도가 있다. 하나는 스스로에게 '내가 너무 중요한 사람'이다. 보통 조직은 개인이 원하고 기대하는만큼 개개인의 존엄을 존중해주지 못한다. 집단 생활이니 당연한 결과이다! 이보다는 다양한 사람들이 서로 어울려 그 안에서 자신의 역할 찾아서 기능하는 것이 정답이다(이를 개인적으로는 'one of them'으로 살아가기라고 표현한다!). 그런데, 이런 'one of them'을 참을 수 없다면 조직 생활을 하기 힘들다. 그렇다면 혼자 주목받거나 혹은 본인이 모든 상황을 주도할 수 있는 업을 하면 된다. 단, 그에 따르는 책임과 부담도 늘어난다는 점은 반드시 고려하라.


또 다른 한가지는 '타인과의 갈등이나 대립에 취약한 경우'이다.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든 혼자 살아갈 수는 없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타안들과 더불어 살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타인과의 갈등이나 조율은 필수이다. 그런데 이것에 대한 충분한 준비나 대비가 없다면 결국은 내적인 스트레스가 축적되게 되며, 결국에는 관계를 종결하게 되는 것 밖에는 대안이 없게 된다. 갈등이나 타협을 하는 능력을 먼저 키우는 것이 정답이다. 그렇지 않으면 유일한 정답은 TV의 인기프로그램인 "자연인"으로 사는 방법 밖에 없다.



 2. 자신에게 맞는 일과 조직을 찾는 것이 먼저이다.


사표를 써도 되는 세번째 이유는 회사를 그만둔 후 '정말로 하고 싶은 (다른) 일에 대한 열망이 가득한 사람'이다. 이런 경우는 정확히 표현하자면 회사를 잘못 들어온 것이다. 처음부터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했어야 했다. 그런데 주변의 권유나 경제적인 이유, 혹은 내적인 확신 부족 등으로 인하여 일단은 안정적으로 보이는 회사에 입사한 경우라고 볼 수 있다.


단, 이 때 주의할 것은 '내가 정말로 하고 싶었던 열망 가득한 일이 있는 것'과 '회사를 다니다보니 "다른 대안들이 좋아보이는" 것'과는 매우 다름에 주의해야 한다. 회사 생활에 염증을 느끼거나 회의가 들면 당연히 다른 일들이 하고 싶어지며, 그에 대한 환상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는 정답이 아닐 수 있다. 현재의 상황에 대한 반작용일 가능성이 높다. '내가 정말로 하고 싶었던 일'이라는 것은 회사를 들어오기 전부터나 혹은 어려서부터 꿔왔던 꿈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열망이 가득하다고 해서 무조건 퇴사가 좋은 것은 아니다. '하고 싶은 일이 있는 것'과 '실제로 그것을 하는 것'은 매우 다른 일이다. 아마도 회사에서도 그것을 느꼈을 것이다. 내가 꼭 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사람들도 다들 다니는 회사인데 잘 할 수 있지 않겠어?'라고 막연히 생각하고 입사하였다면 후회를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마찬가지로 '하고 싶은 일이 있는 것'뿐 아니라 '이를 실현하고 성취할만한 준비'가 되어 있는 자만이 사표를 던져도 된다. 만약 충분한 준비나 관련된 정보수집이 부족한 경우라면 그냥 회사를 다니라. 단순히 회사는 생계의 수단이고 삶의 교훈을 얻는 정도로만 다니면서 궁극적으로는 본인이 원하는 바를 철저히 준비하는 기간으로 삼으라.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분명한 해답과 자신이 원하는 것을 실현하기 위한 현실적인 방법들에 대해 아는 것이다. 막연하게 생각하거나 환상에 근거하여 회사를 다닌다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일'을, '내가 바라던 조직'에서 하고 있다면 굳이 사표를 던질 이유가 없지 않은가? 사표를 던지고 말고의 문제 보다도 더욱 중요한 것은 "나" 스스로에 대한 해답을 구하는 것이다. 그것이 해결되지 않으면 시행착오를 반복할 수 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당신의 마음과 경력은 만신창이가 될 수도 있다.

 


3. 감정적인 판단은 후회를 가져온다.


만약 '조직생활이 너무 싫고 지긋지긋하다는 생각과 감정'이 든다면 사표를 던지지 말라. 만약 '내 상사 중 누군가가 너무 힘들게 하며, 그 사람이 미워서' 사표를 쓰려는 결심을 했다면, 그 또한 사표를 던지지 말라. '회사가 너무 재미없고, 내가 기대하던 것과는 달라서' 그만두려고 한다면, 그것도 사표의 이유가 되지 못한다.  


왜냐하면 이 모든 경우들은 부정적인 감정에 사로잡혀 있는 상태에서 내린 판단이기 때문이다. 즉, 회사를 그만두는 과정 자체가 객관적이고 냉정한 판단 속에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특히 부정적인) 감정적 반응일 가능성이 높다. 이런 감정적인 판단은 반드시 후회를 가지고 온다. 이와 같은 감정적인 반응이 가지고 오는 문제점을 세가지 정도가 있다.


첫번째, '회피'이다. 내가 문제인지, 혹은 조직이 문제인지, 아니면 나를 괴롭혔던 그 상사가 문제였는지에 대한 냉정한 판단이 없이 단지 상황을 '회피'함으로써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런 회피는 결국 아무 것도 해결해주지 못하며, 나를 더욱 성장하고 발전하며 개선되도록 하는 기회를 잃게 한다. 언제까지 도망만 다니겠는가? 당당하게 맞서서 "감정가 빼고" 객관적으로 상황을 분석하고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두번째, '반복'이다. '상사 때문에 괴로워서' 퇴사를 한다고 하면 그만두라고 지지해준다. 단, 그 상사와 갈등이나 문제를 해결하고 그만두라고 한다. 왜냐하면 다른 회사에 가도 그런 류의 상사는 또 있을 것이며, 어떤 경우에는 더한 상사를 만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즉, 현재 자신에게 닥친 문제나 이슈들에 대해서 제대로 맞짱 떠서 해결하지 않는다면 그 문제는 "무한반복"된다. 그래서 퇴사를 고민하게 했던 문제를 해결하는 연습의 장으로 활용하는 것이 먼저이다.


세번째, '상처'이다. 아무리 사이가 좋았던 부부들이라고 해도, 갈등이나 문제가 생겨서 이혼을 하게 되면 마음에 큰 상처와 감정적 손상이 발생한다. 퇴사도 마찬가지이다. 그냥 사표를 쓰고 나가버리면 그만인 것 같지만 그 과정에서 당신의 마음은 이미 큰 손상을 받게 된다. 그리고 그동안 축적되었던 스트레스와 심리적인 어려움, 그리고 스스로에 대한 고민과 자책, 상대방이나 상황에 대한 분노감 등 실제로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 같으나 상당한 심리적 손상과 상처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이런 기간이 오래되었거나 여러회사를 다니면서 반복되었다고 하면 더욱 그 상처는 깊을 것이다.




재미있는 현상은 지금 이글의 제목을 "사표"가 아니라 다른 것으로 바꾸어도 모두 맞는 얘기가 된다. 만약 이를 결혼에 빗대어 애기한다면 글제목이 "함부로 이혼하지 말라"가 될 것이며, 그 소제목들은 '이혼을 해도 되는 사람은?'(결혼하고 싶은 정도의 이성이 넘쳐나는 자, 결혼이 정말 안 맞는 자, 진정으로 원하는 다른 이성이 있는자), '자신에게 맞는 이성을 찾아서 결혼하라', '감정적인 이혼은 반복되며, 심리적 상처를 준다'가 된다.


이렇듯 세상사가 다 마찬가지이다. 궁극적으로는 "내가 원하는 바"가 가장 중요하며, '내가 원하는 바'를 이룰수 있는 "가장 최적의 상황이나 대상자를 찾는 것"이며,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슈들이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문제해결능력"이나 "갈등관리능력"을 학습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완벽하게 찾아가는 사람은 없으나 (맞는 선택이건, 잘못된 선택이건) 나의 선택을 책임지는 과정과 이를 견디는 중의 시행착오 속에서 "내가 원하는 바"에 대한 현실적 방법들을 모색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무척 단순하다. 사표를 써야겠다고 결심한다는 것은 그 결심을 하기 발생해왔던 내적 스트레스나 감정적인 손상이 발생하였으며, 그 과정에서 자신의 건강함과 가치가 손상되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나 자신에게 해를 끼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를 꼭 몸으로 워가면서 배우는 것은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그래서 미리 생각하고 준비하는 자가 행복한 성공을 이룰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그래서 항상 자신에 대해서 분석하고 고민하며, 최적의 대안을 찾고자 노력하는 사람이 행복한 성공을 이루는 것이다.


지금 당장 스스로에 대한 건강한 고민을 시작하라. 그리고 그 과정에서 스스로를 발견하라. 그것은 항상 당신에게 도움될 것이며, 더 건강하고 행복하며 성공적인 미래를 보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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