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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박사 레오 Feb 28. 2020

스트레스를 받으면 폭식을 해요!

심리만만 37화. 스트레스와 폭식 간의 관계

Photo by Max Ducourneau on Unsplash



스트레스는 성공의 그림자와 같다.

성공을 위한 과정에서도, 그리고 성공을 이룬 후에도 항상 그 옆에서 존재한다.

다만, 때로는 잘 안 보일 뿐이고 느끼지 못할 뿐이다.

하지만 잘 안 보인다고 해서 적극적으로 관리를 하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그에 압도되고 만다.

 



1. 스트레스로 인하여 나타나는 문제들


우리는 항상 스트레스와 더불어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스트레스는 우리의 일상 중 하나이다. 더 자고 싶음에도 불구하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회사에 출근하는 것도 스트레스 이다. 자녀들을 보면서 행복하고 감사한 마음이 드는 부모의 경우에도 아이들을 돌보는 과정 자체는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학생들은 놀고 싶은 것을 참아가며 공부에 매진해야 하는 학업 스트레스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즉, 우리 생활의 모든 과정에는 스트레스가 따라다닌다고 보아도 무방할 정도이다. 그런데 때로는 이와 같은 스트레스의 존재 자체를 인식하지 못하고, 그 결과 관리하지 못하는 경우도 자주 발생한다. 그렇게 되면 어느 순간 스트레스로 인한 정서적 및 행동적 문제들이 '툭~'하고 터져버린다. 그때서야 '아.. 내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었구나!'라고 느끼는 경우도 많다.


이처럼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으로, 혹은 스트레스가 축적된 결과로 나타나는 행동 특징들을 보통 "증상(Symptom)"이라고 한다. 몸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몸살이나 감기가 오거나 혹은 과도한 음주나 무분별한 식습관은 위장장애를 불러오기도 한다. 어떤 신체적인 병들은 소리 소문도 없이 찾아오기도 한다. 스트레스는 이와 유사하게 마음이나 신체의 병, 혹은 문제 행동들을 유발한다. 가벼운 증상으로는 '짜증이 늘어남'이나 '화가 치밀어 오름'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좀 더 깊은 수준으로는 '자기존중감이나 자신감의 저하'나 '자책'이 늘어나기도 한다. 또한 전반적인 신체적 무력감이나 피로감 등으로 나타나기도 하며, 위통이나 두통 같은 신체적 문제로 나타나는 경우도 흔하다.


즉, 우리는 항상 스트레스와 더불어 산다. 그리고 스트레스는 어떤 형태이건 나의 마음과 신체에 영향을 미친다. 다만 그것을 인지하지 못할 수는 있다. 그래서 적극적으로 관리가 되지 못하여 '증상'이 더욱 심해지기도 한다.



2. 어디까지가 '폭식'인가?


이처럼 스트레스는 마음이나 혹은 신체적인 문제를 유발하게 된다. 그 대표적인 문제 행동 중 하나가 바로 "폭식"이다. '폭식'이란 '정상 범주에 비하여 지나치게 음식물을 많이 섭취하는 행동'을 말한다. 여기에서 정상 범주는 두 가지 정도의 차원으로 볼 수 있다. 하나는 다른 사람들(즉, 해당 연령과 성별을 고려하였을 때)에 비교한 범주이며, 또 다른 하나는 자신의 평상시 수준(즉, 평상시 자신의 음식 섭취량)과 비교한 범주이다.


이와 같은 기준에 근거하여 보면, 문제가 되는 '폭식'이란 '(비슷한 연령과 성별의) 다른 사람들에 비하여 지나치게 많은 음식물을 섭취'하거나, 평상시 '자신의 식습관에 비하여 과도하게 음식을 섭취'하는 증상을 보이는 경우이다. 그런데, 우리가 맛있는 음식을 보면 평상시보다 많이 먹게 된다. 또한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 먹는 것으로 푸는 것도 일반적인 방법 중 하나이다. 그렇다면 이는 폭식에 해당하는가? 그렇다면 이와 같은 행동은 '폭식'과 무엇이 다른가?


그것을 구별하는 기준은 '음식을 많이 섭취하는 일반적이고 상식적인 이유'가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배가 많이 고팠던 사람이 식사를 하면 많이 먹게 되어 있는 법이다.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은 음식물을 적게 먹는다. 그러다가 다이어트를 포기하는 순간 그동안 못 먹은 음식에 대한 한을 한꺼번에 푼다. 이것은 너무도 이해가 되지 않는가?! 이런 경우는 폭식이라고 하지 않는다.


또한 청소년기 자녀들, 특히 남학생들은 먹는 음식양 자체가 많다. 라면이나 햄버거도 하나로는 성에 차지 않으며, 삼각김밥은 4-5개 정도는 먹어야 '좀 먹었다..!' 싶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아들이 살찌는 것 같아서 걱정인 엄마는 이런 아들을 보며 '너는 왜 그렇게 폭식을 하니?!ㅠ 그만 좀 먹어!!'라고 구박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폭식이 아니다. 엄마의 헛된 기대일 뿐이다.  


즉, 전후 사정을 보았을 때 음식을 많이 먹을만한 합리적이고 상식적 수준에서의 이유가 있다면 이는 폭식이라고 하지 않는다. 별다른 이유가 없음에도 갑자기 음식을 탐하거나 혹은 배가 불러 죽겠는데도 계속해서 꾸역꾸역 먹는 정도 되면 의심할만하다. 즉, 자신이 의식하지는 못하지만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으로 음식을 과도하게 먹거나, 혹은 음식 섭취에 대한 통제감을 상실한 정도 된다면 폭식이 아닐까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3. 폭식이 위험한 이유


폭식이 좋은 행동은 아닌 첫 번째 이유는 신체적인 문제를 유발한다는 점이다. 자신의 신체적 상태나 특징을 고려할 때 과도한 음식물 섭취는 신체적인 문제를 유발한다. 즉 사용하는 신체적 에너지 양에 비하여 섭취하는 음식의 양과 영양분 및 칼로리가 너무 많아져 버리는 것이다. 이로 인해 '비만'이나 위장장애, 혹은 심혈관계의 장애(콜레스테롤의 과도한 상승 등) 등과 같은 신체적 문제들을 겪게 된다. 이와 같은 신체적인 문제들은 향후 자신의 체형에 대한 불만족이나 자신감 저하 등 심리적 문제들을 유발하는 원인으로도 작용한다.


폭식이 위험한 두 번째 이유는 심리적인 타격을 준다는 점이다. 일차적으로는 폭식은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인 경우가 많다. 즉 스트레스가 극심하니 이런 행동이 나오는 것이라 치면, 이미 스트레스가 상당히 축적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폭식으로는 이와 같은 스트레스가 해결이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스트레스가 더욱 심화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그 대표적인 것이 심한 자책과 자기 비난이다. 특히 음식 섭취에 대한 통제감을 상실한 경우에는 이와 같은 자책과 자기 비난이 극심하다. '아.. 내가 왜 이러지?ㅠ 이러면 안 되는데.. 또 많이 먹어버렸네..ㅠㅠ 나는 왜 그럴까?'라는 자책과 자기 비난으로 인하여 정서적 상태는 더욱 안 좋아진다. 그 결과 스트레스가 더욱 가중된다. 그래서 더 큰 폭식 욕구가 생기며 실제로 폭식 행동이 늘어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처럼 폭식은 심리적 및 신체적인 문제들을 유발하게 된다. 이와 같은 패턴들이 가장 극심하게 나타나는 것이 바로 '토하는 행동(Vomiting)을 동반하는 폭식'이다. '토한다'는 것은 토가 나올 정도로 음식물을 과도하게 먹었거나 혹은 과도하게 먹은 자신의 행동이 수치스러워서 게워내는 행동을 하는 것이다. 이 정도 수준이 되면, 신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더욱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신체적으로는 토하는 과정에서 소화액이나 위산 등이 역류하면서 위에 도달하기 전의 신체기관들을 망가트리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는 습관적 구토의 경우에는 식도에 구멍이 생길 위험성도 있다.


더욱더 큰 문제는 심리적인 문제이다. 토하는 행동을 보일 정도로 많이 먹었다는 것은 그만큼 심리적 통제감을 상실했다는 것을 반영한다. 여고생이나 여대생이 '피자 라지 2판과 1.5리터 콜라 한 병'을 다 먹은 후 느끼함을 달래기 위한 '김치찌개를 밥 한공기 포함해서 다 먹음' 정도 되면 정말 토가 나오지 않겠는가?! 그렇다면 이 정도 행동을 하는 동안 스스로의 행동을 조절하지 못했다는 자책도 그만큼 심할 것이다. 게다가 토하는 행동 자체가 더욱더 스스로에 대한 비난과 부정적 생각을 키운다. 화장실 변기를 잡고 '꾸엑'거리는 자기 모습을 보면서 더욱 큰 좌절감과 우울감을 느낀다.


이와 같은 이유로 임상적으로는 '폭식'에 대한 증상 문진 중 '토하는 행동'이 있는지에 대해서 꼭 검토한다. 왜냐하면 이는 단순한 폭식보다 심리적 및 신체적인 타격이 더 크기 때문이다. 당연히 치료적 관점에서도 좀 더 진지하게 다루고 치료 시간도 오래 걸리는 경우가 많다. 또한 증상 여부에 따라서 다른 진료과의 협진 요청을 해야 되는 경우도 자주 있다.



4. 어떻게 할 것인가?


'폭식'과 관련하여 첫 번째 해야 할 것은 '자신의 식사량과 패턴에 대한 점검'이다. 평상시 자신의 식사량 및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의 포만 수준의 음식 섭취량 등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이와 같은 범주 내에 든다면 굳이 이를 '폭식'이라고 규정하여 스트레스를 받을 이유는 전혀 없다! 이는 폭식과 관련된 불필요한 자기 비난을 줄이는 데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요소이다. 유튜브 먹방 진행자들을 보면서 굳이 폭식이라고 문제 삼지 않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이다. 대부분의 먹방 운영자들은 용량 자체가 클 뿐이다!


두 번째 과제는 '자신의 스트레스 및 스트레스에 대한 특징적 반응과 해결 방식을 제대로 아는 것'이다. 보통 문제가 되는 폭식은 대체로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이므로, 스트레스를 정확하게 지각하는 것이 선행되어야만 폭식이 통제되고 관리된다.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보이는 자신의 전형적인 증상(폭식? 혹은 피로감이나 무기력감 등 신체적인 증상이나  우울감이나 짜증 등 심리적 증상 등)에 대해서 정확하게 인지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스트레스로 인한 폭식'과 맛있는 음식을 보고 달려드는 '건강하게 많이 먹고 즐김'을 구별할 수 있다.


세 번째 과제는 '건강하고 다양한 스트레스 대처방식을 개발하여 활용'하는 것이다. 만약 과도한 음식 섭취나 폭식이 스트레스와 관련된 것이 명확하다고 하면 이를 대체할만한 건강하고 다양한 스트레스 대처 방식들을 발굴하여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폭식을 할 정도로)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도록 선제적인 스트레스 관리를 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폭식 외의 대처방법들을 많이 개발해 놓는 것이다. 이에 유용한 것들은 쉽고 가볍게 할 수 있는 활동들(예를 들어 산책하기, 집중해서 게임하기, 친구와 수다 떨기 등!)이다. 대부분의 소확행 활동이 이에 속한다.


동시에 함께 준비하면 좋은 네번째 과제는 바로 '폭식 욕구 자체에 대응하는 방법을 준비'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폭식과 관련된 욕구가 너무 증가하는 경우에는 '미리 배 채우기 활동'(보통 바나나 등과 같이 '쉽게 배부르게 만드는 음식을 먹기' 등)을 하는 방법도 있다. 혹은 폭식 요구가 증가하면 아예 달달한 케이크와 커피를 마시는 것이 차라리 낫다. 과도하게 먹는 것보다는 양은 적으나 만족감이 높은 음식으로 대신하는 것이다.




보통 2-30대 여성의 경우 자신의 신체형에 대한 기준 자체가 이상적이고 엄격한 경향이 많다(하긴, 요즘은 남성들도 마찬가지인 것 같음!). 그렇다 보니 음식을 충분히 즐기지 못하거나 혹은 조금만 많이 먹어도 자책을 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굳은 결심을 하고 힘들고 스트레스 받을 정도로 섭식 욕구를 자제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다이어트 욕구는 습관적인 폭식을 불러오는 주요 이유 중 하나이다. 그 이면에는 섭식 행동에 대해서 자신을 비난하거나 자기 체형이나 습식관에 만족을 하지 못하는 스트레스가 내재되어 있다. 그래서 점차로 폭식이 심화되는데 기여한다.  


잠자는 것과 성욕 등과 함께 '먹는 것'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 중 하나이다. 맛있게 먹고 즐기는 것 자체는 행복하기 위한 큰 소스가 되는 것이 맞다.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본능을 마음껏 즐겨라! 그래서 행복해지면 된다!! 만약 이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다면 상당한 심리적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본능에 충실한(?!) 자신을 비난할 것도 없고, 맛있게 즐긴 후 괜히 자책하면서 그 행복감을 날려버릴 이유도 있다.


다만 섭식과 관련해서 걱정될 정도로 문제가 있다면, 스트레스에 대한 보다 건강한 대처와 섭식행동과 관련된 건강한 습관을 들이도록 하면 된다. 섭식 행동의 경우에는 다양한 상담 프로그램이 이미 존재하고 있으며, 관련된 전문가도 많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교정되고 나아질 수 있는 심리적 이슈이다. 특히 토하는 증상까지도 이미 가지고 있다면 이는 좀 더 장기적인 관점을 가지고 전문적 치료에 임하는 것이 좋다. 물론 과정이 좀 더 길고 힘들 수는 있으나 그 이후에 얻을 수 있는 섭식과 관련된 행복감이나 건강하고 밝아진 자신의 모습에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본 글과 관련된 방송은 다음에서 직접 들으실 수 있습니다.


https://audioclip.naver.com/channels/2665/clips/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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