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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박사 레오 Apr 13. 2020

누구의 삶이라도 한 편의 영화와 같다

상담 선생님도 사람입니다

Photo by John Moeses Bauan on Unsplash



사람들은 저의 겉모습을 보지요.

어느 누구도 저를 열등감에 똘똘 뭉친 사람이라는 생각을 못하는 거 같아요.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어요.

나이에 비해서는 승진도 많이 했고, 잘 웃고 밝은 편이라고 합니다.

어떤 면에서 보면, 아버지에 대한 한과 제 열등감이 삶의 원동력이기도 했던 거 같아요.

절대로 아버지처럼 되지는 말아야지 라는 생각을 항상 하면서 이 악물고 버텼으니까요.

이제는 밉지도 않아요, 더 정확히 말하면 미워할 수가 없지요.. 이 세상에 안 계시니까ㅠ


문득 '아버지도 어쩔 수 없었구나...!'라는 생각이 들 때면 저 스스로 놀래요.

내가 평생 아버지의 입장을 이해하거나 공감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보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제 안에 있는 아버지 모습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그런 날이면 울컥해요..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더 잘해드렸어야 했나?' 하는 생각도 가끔 들기도 합니다.




1. 사연 없는 인생은 아무도 없다.


제가 하는 일의 특성상, 사람들의 얘기를 많이 듣게 됩니다. 사람들의 얘기의 수준이 일상적인 얘기 수준이 아니라 아주 깊이 숨겨놓았던 자신의 속내와 아픔까지도 다 듣게 된답니다. 한번, 두 번, 세 번.. 상담이나 치료가 진행되면서 더욱더 깊이 있는 얘기들을 나누게 되지요. 때로는 웃으면서, 때로는 통한의 눈물을 흘리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습니다.


내담자나 고객들의 이야기를 듣고 나면, 여러 가지 생각과 감정이 듭니다.

'침 기구한 운명이었네.. 저걸 어찌 견디셨을까?ㅠ'

'아침 드라마 같은 얘기가 진짜 있었네! 듣는 나도 억울하고 화가 나는데.. 본인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겉모습과는 다르게 아픔이 참 많으셨구나.. 그래도 잘 견디고 이겨내셨네!ㅠ'

'저렇게 힘들 만도 하네ㅠㅠ 그렇게 힘든 상황이었으면 아마도 누구라도 마음의 병이 걸릴만하네..ㅠ'


마음속 깊이 있는 이야기들을 듣고 나면 정말 '사연 없는 인생은 아무도 없구나..'라는 생각과 더불어 '한 편의 영화로 찍어도 눈물과 감동의 스토리가 되겠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2. 당신의 인생을 존중합니다.


물론 제가 하는 대화는 일반적인 대화와는 다릅니다. 그리고 내담자나 고객분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일반적인 감정을 느끼는 수준에 그쳐서도 안되지요. 이와 같은 내용들이 내담자분을 파악하는 기본 정보로 활용되며, 그에 기반하여 올바르고 건강한 치료 계획 수립과 치료 과정에 반영하는 소스로 활용됩니다. 그래서 일반적인 대화보다도 훨씬 더 집중해서, 진지하게, 그리고 더 깊이 있는 공감과 이해를 하려고 노력합니다.


이런 과정이 거친 후 저절로 드는 생각은 '대단하십니다!'라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그 모든 상황을 견디고 이겨내며, 스스로 노력하여 현재의 모습을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대단합니다!'라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때로는 포기하고 싶었을 수도 있으며, 때로는 지쳐고 힘들어 쓰러졌을 때도 있었을 것이고, 때로는 너무 절망해서 아무 생각도 없이 나가떨어진 적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래도 그 과정을 견디고 이겨내어 오늘 제 앞에서 저와 함께 더 나은 나를 찾기 위해서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입니다.


그래서 저는 저에게 오시는 모든 내담자나 고객분들에게 다음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당신의 인생을 존중합니다!" 한편으로는 아프고 힘들었던 과거의 경험과 그것을 견디고 이겨낸 당신 마음의 힘을 존중합니다. 그리고 포기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더 나은 모습을 위해서 노력했던 당신의 삶의 태도도 존중합니다. 또한 오늘도 스스로를 성장시키기 위해 조금이라도 발전하기 위해 스스로를 직면하고 이겨내고자 하는 당신의 노력도 존중합니다.



3. 슬기로운 OO생활


최근 개인적으로 즐겨보는 드라마 중 하나가 '슬기로운 의사생활'이라는 프로그램입니다. 병원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주요 내용으로 하는 드라마로써, 의사와 간호사, 그리고 환자들, 그에 더하여 그들의 숨겨진 개인생활 이야기들을 담담하게 풀어나갑니다. 직업적 차원에서의 그들의 기쁨과 성취감, 고통과 애환 등이 그려집니다. 또한 그들의 개인적 삶에서의 행복과 아픔, 그리고 혼자만의 쓰라림과 치유 등 사람 냄새가 가득합니다.


한 때 병원생활을 했던 저는 그 내용을 보면서 예전 병원 생활을 했던 기억을 떠올리게 됩니다. 그때 나의 모습, 힘들었던 수련과정과 환자분들, 거기에서 만났던 동료들, 그리고 지금의 나.. 많은 기억과 감정들을 떠올리다 보면 최근 유튜브에서 유행하는 Vlog와 같은 장면들이 스쳐갑니다. 분명 그 안에는 희로애락(喜怒哀樂) 모두가 담겨 있습니다.


한없이 기뻤던 일도 있었으며, 화가 나고 스트레스를 받을 때도 있었습니다. 슬프고 힘든 일도 당연히 있었지만 즐겁고 행복했던 기억도 있습니다. 아마도 이와 같은 느낌과 생각은 저만 그런 것이 아닐 겁니다. 당시를 살았던 저 스스로와 그 당시의 동료들도 저와 비슷한 감정을 느꼈겠지요?! 그리고 아마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들도 자신의 기억을 더듬어 희로애락을 느꼈던 이전 시절을 떠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즉, 누구라도 가만히 되돌이켜보면 '슬기로운 OO생활'이라는 제목으로 드라마 하나 찍을 정도의 인생을 살아오셨을 것입니다.



4. 당신의 영화는 어떤 결말이고 싶습니까?


당신의 '슬기로운 OO생활'이라는 드라마나 영화는 어떻습니까? 재미와 흥미로 가득합니까, 아니면 아픔과 힘듦으로 가득합니까? 아니면 기억 조차 하기 싫을 정도입니까, 아니면 생각해보니 마음이 훈훈해집니까? 정답은 이 모든 감정들이 복합적으로 드는 한 편의 서사시와 같은 내용일 것입니다.


그런데 저의 영화나 여러분의 영화는 아직도 촬영 중입니다. 어제, 그리고 오늘, 또한 내일까지를 더하여 또 다른 스토리와 감동 및 재미를 만들어 낼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생각지도 못하게 난관과 어려움으로 인해서 긴장감을 줄 수도 있습니다. 아직도 저와 여러분의 영화는 진행 중입니다.


당신이 원하는 당신 영화의 결말은 무엇입니까? 비극이 되고 싶습니까, 아니면 감동적인 결말을 이루고 싶습니까? 당신의 영화를 본 사람들이 어떤 느낌으로 영화관을 나서기 원합니까? 지금까지 어떤 길을 걸었고 어떤 내용으로 구성되었는지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더 중요한 것은 남은 분량을 어떻게 채워나갈지일 것입니다.




당신의 인생을 영화로 만들어본다면, 어떤 영화가 나올 것 같습니까? 당신 영화의 결말을 구상해 보셨나요?


누구의 삶이라도 가만히 들여다보고 깊이 있게 알게 되면 모두 영화와 같은 스토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나만의 스토리와 장면들도 하루하루를 채워나가는 과정입니다. 그리고 당신이 과거를 어떻게 받아들였으며, 현재를 어떻게 감당하고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결말을 맺고 싶은지에 따라 다른 영화가 완성될 것입니다.


당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오늘은 생각하고, 미래를 꿈꾸어 보시는 기회가 되셨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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