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박사의 GQ 향상 프로젝트. Global Talent의 관계관리
단기 파견자인 C과장의 사례
C과장은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해서 업무에서도 인정을 받아왔고, 최근에는 해외 지점에 발생한 기술적 문제를 자문하고 해결하기 위해 단기 파견을 나가게 되었다. 늘 하던 업무를 지속하는 것이니 파견에 대한 부담은 크지 않았지만, 막상 파견을 나와 보니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었다. 업무 자체에 대한 부담은 별로 없지만, 현지인들과 새로운 관계를 맺는 것이 쉽지 않았다. 같이 업무를 하려면 친밀해지는 것이 필요한데 무슨 얘기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다. 친근하게 다가가고 싶지만, 우리말로 해도 잡담이나 가벼운 small talk에는 원래 소질이 없는데, 외국어로는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하다. 본사에서 나온 관리자라고 권위적이고 어려운 사람으로 비춰지는 것은 업무에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은데 어떻게 사람들과 거리를 좁힐지 걱정이다.
현지인과의 갈등을 겪는 D과장의 사례
D과장은 사교적이고 사람들과 폭넓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사람이다. 최근에 해외 파견이 결정되었을 때 D과장이라면 현지 법인 업무 안정화에 주도적 역할을 충분히 해낼 것이라고 모두들 예상했다. 그런데, 파견한 지 6개월도 채 되기 전에 현지인과 갈등이 깊어지더니 power harassment를 한다는 민원이 발생했다. 현지 직원의 주장은 D과장이 독선적이고 권위적으로, 직위를 이용해서 위압감을 조성하고 인격을 모독하는 언사를 서슴지 않는다는 것이다. 업무에 대한 이유도 제대로 설명해주려고 하지 않고 무조건 납기만 지킬 것을 강요하고, 질문에 대해서 머리가 나쁘다,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는 등 인격을 모독할 뿐 아니라 여직원에게 사적 만남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한편, D과장은 직원의 반응이 무척 당황스럽다. 업무지시에 대한 순응이 떨어지고 매사 쓸데없이 따지느라 업무를 지연시키는 직원에게 관리자로서 해야 할 피드백을 했을 뿐인데, 지금까지 별 일 없던 방식이 왜 갑자기 문제가 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관계관리 자체는 모든 조직 생활의 핵심적 요소이다.
직장인들이 그나마 직장에 정 붙이고 다니는 가장 큰 이유는 직장 내 대인관계이며, 특히 스트레스나 문제 발생 시 이를 해결하고 적절한 지원을 받는 과정에서도 가장 필요한 요소이다. 지금부터 자신의 휴대폰의 연락처를 열어보라! 모두 몇 명인가? 그런데 이 중 내가 어려움을 겪거나 도움을 요청할 경우 혹은 통화 만으로도 지지가 되는 사람들은 몇 명인지 헤아려 보라.
생각이나 기대보다 적을 수 있다. 더욱이 해외파견의 경우에는 물리적으로 만남을 가지거나 혹은 시간 상의 문제 등으로 인하여 쉽게 통화나 접촉이 어려우며, 해외파견에 나가서도 자주 연락해도 될 만큼 충분히 깊고 신뢰로운 관계를 가진 사람들을 추린다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또한 업무 수행 내용을 살펴보면 더욱 관계관리의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다. 해외 파견 시 대인관계 패턴은 국내에서의 대인관계 패턴과 큰 차이를 보인다. 국내의 경우에는 조직 내에서는 물론 개인적 차원에서의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패턴의 관계를 맺고 있으나 해외의 경우에는 함께 파견되어 있는 소수의 조직 구성원 혹은 한국 사람들과의 집중적 관계를 맺게 된다. 또한 업무 상 만나는 사람들의 경우도 새로운 가치나 생각을 가지고 매우 다른 업무 프로세스를 상식으로 알고 있는 낯선 외국인들과의 새로운 관계형성이 필요하게 된다. 이 때문에 파견국의 문화나 행동적 패턴에 대한 수용적이고 개방적 태도가 필요하며, 해당 국가의 문화적 환경이나 특성에 적합한 대인관계 기술의 학습과 개발이 필요하다.
2-1. 이문화 수용: 호기심의 기능
호기심이나 탐구 정신이 강한 사람은 해외파견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그 이유는 호기심이 많은 사람의 경우 새로운 문화적 환경에 직면하더라도 이에 대하여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수용하는 경향이 높으며, 지적 호기심을 기반으로 한 적극적 탐색 행동을 보이게 된다. 따라서 새로운 문화에 대한 학습 속도도 빠르며, 이로 인해 빠른 적응을 보일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만약 이와 같은 이문화 수용적 태도가 부족하면 새로운 문화적 환경에 대하여 부정적 태도를 보이거나 혹은 적극적 학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 결과 업무 수행 상에서 문화적 차이로 인한 갈등이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로 인한 관계 상의 갈등 및 성과 상의 문제들이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2-2. 개방적 태도: 새로운 사람들과의 어울림을 즐기라.
특히 이와 같은 문화적 차이로 인한 갈등이나 대립은 주로 대인관계에서 발생하게 된다. 해외파견에 가장 큰 적 중 하나는 ‘어떻게 저럴 수 있지?’ 혹은 ‘왜 저렇게 행동할까?’라는 기존의 편견과 판단에 기초한 경직된 태도와 사고이다. 즉 ‘로마에 가면 로마법’에 따르는 것이 정답임에도 불구하고 왜 저런 법을 만들었으며 꼭 지켜야 하는지에 대해서 의구심을 품어봐야 소용없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필요한 태도는 편견지양적 태도(Non-biased attitude) 및 비판단적 태도(Non-judgmental attitude)이다.
만약 이와 같은 태도들이 부족하면, 즉 편견과 판단적 태도와 행동이 지속된다면, 업무 수행에서 직면하는 다양한 사람들과 자잘한 갈등이 지속될 것이며 이로 인한 부정적 감정들이 발생하게 될 것이다. 또한 이와 같은 부정적 감정들이 축적되면 결국 업무 수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기보다는 마찰과 갈등이 더욱 심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국내에서도 ‘왠지 마음에 들지 않고 일할 때 편하지 않은’ 사람과는 좋은 성과를 내기 어렵듯이 해외 파견 시 낯선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이문화적 사고와 행동에 대한 호기심과 탐구정신에 바탕을 둔 적극적이고 개방적인 태도와 행동이 필요하다.
2-3. 대인관계 기술: Conversation Coin을 학습하고 활용하라.
‘Conversation Coin’이란 속담, 비속어나 비공식 언어, 영화나 스포츠 등과 같이 현지인과의 일상적인 대화를 촉진할 수 있는 의사소통 상 팁들을 말한다. 우리가 책으로 배우고 공식적으로 배우는 외국어에서는 학습하기 힘든 해당 문화의 고유성이나 풍자, 그리고 시대성이 반영되어 있는 매우 민감한 내용들이라 하겠다. 이와 같은 내용들을 적극적으로 학습하고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즉 각 문화는 고유한 특색을 가진 대인관계 패턴 및 관련된 기술들이 존재하며, 이에 대한 적극적인 학습과 개발이 필요하다. 비즈니스는 내용으로 진행하는 것이지만 이를 진행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사람끼리의 공식적 관계는 물론 비공식적인 관계나 친밀함 등을 형성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현지인에서의 적응을 위해서는 단순한 업무 관계 외에도 개인적인 친분을 유지할 수 있는 다양한 관계들을 맺어야 하는 바 그 문화의 대인관계 스킬과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학습하고 개발하는 것은 필수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