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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박사 레오 Dec 03. 2020

잘해주고도 욕먹는 경우 5가지

심리학자가 읽어주는 세상 이야기 

Photo by Obie Fernandez on Unsplash



제 직업 자체가 타인을 돕는 것입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저는 다른 사람들을 먼저 나서서(?!) 돕지 않습니다. 

단, 저에게 찾아오시거나 도움을 받기 희망하시는 경우에는 온 정성을 다해 돕습니다. 

그 이유는 어설프게 남을 도와주었다가는 소위 본전도 못 찾고 욕이나 먹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세상을 살다 보면 좋은 의미로 도와주거나 잘해주고도 욕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1. (원하지 않았는데) 조언해주기


타인에게 조언을 해주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입니다. 

만약 타인이 조언을 원하는 경우라도 자칫 서로 감정이 상하고 관계가 손상되기 일쑤입니다. 

그럴지언데 타인이 원하지 않는 경우에 조언을 하면 거의 대부분은 안 좋게 끝나게 되며, 욕이나 먹지 않으면 다행인 경우가 많습니다. 


조언이란 상당히 복잡하고 정교한 과정을 거칩니다. 

조언을 잘하기 위해서는 

1) 상대방의 행동을 평가해야 하며, 

2) 평가 결과 문제점이나 개선점을 찾아내되, 

3) 적절하고 효과적인 솔루션을 제시하여야 합니다. 

만약 조언하는 사람이 

1) 상대방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눈이 없이 주관적인 평가를 한다고 생각되거나

2) 찾아낸 문제점이 이해가 안 되거나 부당하다고 판단되거나

3) 문제점만 나열하고 적절한 솔루션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상대방은 유용한 조언을 받았다고 생각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문제가 발생하기 십상입니다. 


특히 조언을 원하다고는 하나 그 내면에는 "듣고 싶은 말만 듣는 심리" 혹은 "자신의 생각이 맞다고 지지해주는 조언을 찾는 심리" 등이 존재합니다. 

게다가 조언을 잘 들었다고 해도 이 조언을 바탕으로 하여 실제 행동이 변화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입니다. 

이로 인해 사람들은 매번 똑같은 조언을 해도 또 찾아와서 똑같은 질문을 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이유들 때문에 조언은 갈등이나 문제를 일으키건 혹은 진지하게 조언을 해주고도 욕먹는 일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2. (원하지 않았는데) 친해지려고 하기


대인관계에서 가장 안전한 방법은 나를 좋아하는 사람을 나도 좋아하는 것입니다. 

내가 좋은 느낌을 가졌다고 해서 친해지려고 한다고 해도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 경우라면 친해지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상대방이 관심이 없거나 혹은 본인과 친해지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큰 갈등이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게다가 상대방의 의사와 관계없이 친해지고자 적극적으로 대시하거나(보통 '들이댄다!'라고 표현함), 일방적으로 친절과 잘해줌을 제공하거나, 심지어는 친해져야 하는 이유를 설득 혹은 왜 안 친하고 싶은지를 따져 묻는다면 둘 간의 관계는 100% 악화일로로 치닫게 되어 있습니다. 


누군가와 친해지고 가까워진다는 것은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칩니다. 

1) 기본적으로 나 자신이 상대방에 대한 호감이나 친해지고자 하는 요구가 있어야 하며, 

2) 상대방도 동일한 수준으로 나에게 대한 호감이나 관심이 있어야 합니다. 

3) 그리고 시험적으로 서로 간의 관계를 맞추어 보고 조율하는 과정을 거쳐 두 사람 모두에게 통과(즉, 둘다 만족과 즐거움을 느낌)를 해야 합니다. 

이와 같은 과정들이 적절하게 진행되면 그제사 친한 관계가 되며, 상호적 소통과 만족을 주는 대인관계가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만약 이 단계들 중 한 과정에 문제가 생긴다면 대인관계 상 문제나 갈등이 발생하게 됩니다. 

1) 기본적으로 상대방에 대한 나의 호감도나 관심이 떨어지면 관계는 깨지기 쉽습니다. 

2) 만약 상대방이 나에 대한 호감이나 관심이 떨어지거나 혹은 나에 대한 태도가 부정적이고 적대적인 것으로 바뀌게 된다면 관계는 단절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3) 또한 처음에는 호감으로 시작하였으나, 관계를 유지하는 동안 '서로 맞지 않음!'에 대해서 깨닫게 되거나 혹은 즐거움이나 만족보다는 싸움이나 갈등이 많아진다면 자연스럽게 관계는 멀어지게 됩니다. 


단, 예외적인 관계가 있습니다. 

부모-자녀 관계나 부부 관계, 혹은 본인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맺어진 사회적 관계 등입니다. 

부모는 자녀를 책임져야 하는 역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불만이 있어도 자녀에게 동등한 권리 행사를 하기 어렵습니다. 

부부의 경우에는 이미 상당 기간 동안 관여가 일어났기 때문에 쉽게 헤어지기 어렵습니다(소위 '그놈의 정 때문에..ㅠㅠ' 등). 

직장 내 관계로 맺어진 상사나 혹은 영업을 위한 고객과의 관계는 관계 자체가 불균형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경우라면......... 어쩔 수 없이 감수하고 인내해야 하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이와 같은 이유들 때문에 일방적인 친해지려고 하기는 오히려 관계를 망치거나 호감을 가진 사람들끼리 소원해지는 계기가 됩니다. 



3. (원하지 않았는데) 도와주기


이타적 행동은 인간의 기본적인 본능 중 하나인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또 다른 본능 중 하나는 "Give-and-Take"의 원칙입니다. 

즉, 관계 상 도움 제공자와 도움 수여자 간의 균형이 적절하지 않으면, 도움 제공 행동은 감소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상대방이 원하지 않았는데 일방적으로 도움을 제공한다면, 상대방은 도움을 제공한 사람의 행동에 대해서 충분히 긍정적으로 느끼지 못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상대방이 필요로 하고 요청을 하여 도움을 제공하였다고 해도, 그에 대한 보답이나 감사(?!) 수준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스트레스를 받거나 억울함을 느끼게 됩니다. 

이처럼 도움 제공과 그에 대한 적절한 반응(감사나 고마움을 표현하기)이나 도움 정도에 상응하는 보상이나 보답('내가 도움을 요청했을 때 기꺼이 품앗이를 해주기' 혹은 '물질적이거나 심리적인 보상을 제공하기')이 제공되지 않는다면 갈등이나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적인 도움을 제공하게 되면, 이와 같은 불평등하고 불균형적 관계가 고정화되기도 합니다. 

이와 같은 패턴이 지속될 경우가 바로 '"배려"가 당연한 "권리"가 되는 상황'입니다. 

즉 좋은 의도로 잘해주었으나 어느 순간 배려가 당연한 권리가 되면서 좋은 의도 자체가 왜곡되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가 발생하면 도움 제공자는 제공자 대로 억울한 마음이 늘어나게 되는 반면에 도움 수여자는 '"당연히" 해주던 것을 왜 안 해주지?'라는 서운함이나 뻔뻔한 요구를 하게 되기도 합니다. 


이와 같은 이유들 때문에 일방적인 도움 제공 행동이 의도와는 다르게 변질되는 것입니다. 

이 과정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부모-자녀 관계나 부부 관계, 혹은 상하관계나 고객과의 관계에 비추어 생각해 보면 됩니다. 



4. (원하지 않았는데) 가르치기


'조언하기'와는 조금 다른 의미로 '가르치기'의 경우에는 더욱 큰 문제나 갈등이 발생하며, 심지어는 진짜로 쌍욕을 먹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골목길에서 담배 피우는 고딩들을 가르치려고 드는 아재'의 경우나 '운전 중 굳이 창문을 열고 다른 운전자의 운전행태를 직접 & 말로 지적하는 행동' 등입니다. 

두 가지 모두 아무리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있거나 사회정의 실현(?)을 위해 "가르치기"를 했다고 하더라도 문제가 발생합니다. 


보통은 '가르치기' 자체가 업이거나 주요 역할인 분들이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선생님이나 강사 등 교육을 하시는 분들이며, 직장 내에서는 가르치는 역할이 부여되었다고 생각하는 상사입니다.  

그런데 교육자의 경우에도 피-교육자들이 가르치는 방식이나 혹은 본인이 원하는 내용이 아니라는 이유로 반발을 하거나 갈등 혹은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매우 흔합니다. 

또한 직장 내에서는 보통은 '가르치는 것'이 상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하나 부하직원들은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일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에도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래서 조직 내에서 오랜 기간 동안 리더 역할을 하신 분들이 정년퇴직을 하시면 일상적 상황이나 생활 속에서도 '가르치기' 본능이 튀어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 상대방이 흔히 하는 표현이 바로 '내가 당신 부하가 아니라고요!'입니다.  

게다가 상대방이 '가르침'을 원하지도 않았거나 그럴만한 사이가 아니라고 생각하면 두 사람 모두 완전히 빈정 상해 버리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가르친 사람'은 공들이고 신경써서 말해줬더니 성의를 무시하네!라고 생각하게 되며, '가르침을 (억지로) 받은 사람'은 '누가 가르쳐 달래? 본인이나 잘하라고 해!'라는 반응이 나오게 됩니다. 


그래서 '가르치기'란 '가르침'이 발생하는 상황적 맥락이나 '가르침'을 받는 사람의 수준과 태도를 고려하여 유연하게 적용되어야만 합니다. 

또한 진짜 '가르침'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상대방에게 '가르침'을 제공하기 전에 '가르침'을 받을 마음의 준비를 시켜야만 합니다. 

이와 같은 원칙들이 잘 지켜지지 않으면, '가르침'은 큰 갈등이나 문제를 유발할 수밖에 없습니다. 



5. (원하지 않았는데) 원했다고 착각하기


마지막으로 언급할 것은 바로 '착각'입니다. 

상대방은 실제로 일련의 도움이나 지원 행동을 원하지 않았는데, 공여자의 입장에서는 상대방이 원했다고 잘못 생각하는 것입니다. 

혹은 말로는 제공자의 도움을 원한다고 하나 마음이나 감정은 그것을 원하지 않았던 경우입니다. 


이와 관련된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학생의 학습과 부하직원의 역량개발입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공부를 잘하기 원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실제로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 투자해야 하는 실제적인 노력이나 실행을 하기 싫어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부하직원들의 경우에도 리더와의 대화 중에는 '미래의 성공을 위한 역량개발 활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간절히 원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지금의 업무도 바빠 죽겠는데 추가적인 시간을 내려고 하지 않거나 역량개발과 발전을 위해서 시키는 일이나 학습 과제에 대해서는 부담스럽게 생각하거나 거부하는 일이 많습니다. 


이와 같은 "리얼 진심"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공감하지 못한다면 도움이나 지원 공여자는 상대방을 비난하게 됩니다. 

특히 '왜 너는 말로만 그렇게 얘기하고 실행을 하지 않는 거야!'라고 비난을 하거나 심한 경우 '거짓말'을 했다고 생각하거나 '이중적 성격'이라는 험악한 표현을 쓸 수도 있습니다. 

그 정도 되면 당연히 관계는 나빠질 것이며, 그나마 생각했던 '공부를 열심히 하고자 하는 마음'이나 '업무가 바쁘더라도 역량개발을 해야지!'라는 건강한 생각마저도 접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무조건 & 어떤 상황에서도 좋은 '칼'은 없습니다. 

'칼'이라는 것이 훌륭한 셰프의 손에 들어가면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도구로 활용됩니다. 

반면에 전쟁 상황이거나 혹은 나쁜 사람의 손에 들어가면 사람을 해치는 도구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타인이 대한 도움이나 지원도 마찬가지입니다. 

만약 상대방이 원하지 않았다면, 아무리 좋은 의도를 가졌다고 해도 상대방의 감정이나 상호 간의 관계를 망치기 쉽습니다. 

혹은 상대방이 원하는 경우라도 하더라도 상대방의 상황이나 특성, 그리고 그 수준이나 마음가짐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사람은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싫은 소리 듣기 싫어합니다!"

"좋은 얘기, 혹은 (자신의 생각에) 도움되는 것은 좋아하기!"

"(만약 도움이 되었으며, 마음에 감동이 왔다면) 감사해하고 좋게 되갚아주기"

이와 같은 기본적 원리에 충실해서 다시금 도움 제공 상황을 재조명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에 관한 대답이 금방 나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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