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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박사 레오 Nov 28. 2020

안-예쁘게 말하는 방법 5가지

Photo by Andre Hunter on Unsplash



(어느 회사 면접장에서)

우리 회사에 지원한 동기는 무엇입니까?

뭐 솔직히.. 어디에 취업할까 여기저기 검색하다가 눈에 들어와서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뭐 솔직히.. 최우선 선호 회사는 아니고요, 일종의 보험 정도라고나 할까.

그래도 이 정도면 다른 회사에 비해서 매출도 좀 있는 것 같고, 회사 평도 나쁘지는 않더라고요.

원래 가고 싶은 곳은 S전자이지만, 쉽게 들어가기도 힘드니 현실적인 눈높이에 맞추어서 안전빵으로 선택해 보았습니다. 

제가 합격한다고 해도, 다닐지 말지에 대해서는 좀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일단 S전자부터 되는지 확인하고, 다른 몇 군데 여기보다 좋은 곳들 넣어놓은 곳이 있거든요!

거기들 다 안되면 할 수 없죠 뭐.. 여기라도 다녀야지


(부부 싸움 중에)

와 진짜 내가 정말 너랑 왜 결혼해서 이 개고생을 하는지 모르겠다, 증말!!ㅠㅠ

헐.. 말 다했어? 나는 뭐 너랑 원해서 결혼했는지 알아? 

내가 너랑 결혼하기 전에 만났던 남자가 13명이었고, 실은 너 만날 때도 같이 만나던 남자가 둘이나 있었어!

그중에 너는 7순위 대상자였어! 

7순위이었는데도 내가 선택해 준 것을 고마워하지는 못할 망정, 개고생?

나도 너랑 결혼한 거 후회해, 지난번에 보니까 3순위였던 사람은 사업에 성공해서 대박 났더라! 

에휴.. 그 사람과 했어야 되는데.. ㅠㅠ


(어느 엄마와 자녀의 대화)

아 짜증 나.. ㅠㅠ 이번 시험 또 망쳤어 ㅠㅠ 와.. 시험 전날 감기만 안 걸렸어도 잘 보는 건데.. ㅠㅠ

그래.. 시험을 못 보면.. 당연히 짜증 나지..!

그런데 너의 시험 망친 설명은 변명에 불과해!!

그 이유는, 첫째, 시험 전날 감기에 걸린 것은 자기 관리 상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의미해. 너 엄마가 항상 지적하잖아 니 일은 네가 알아서 해야 한다고!

둘째, 너는 시험을 망친 것이 아니라....... 그냥 실력이 없는 거야! 아무리 봐도 너는 아빠 닮아서 머리가 나쁜 거 같아, 특히 언어 영역은 더해! 내가 너를 키우면서 언어 영역이 반에서 3분의 1 이상의 성적을 받아본 적이 없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황 탓을 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지! 너의 능력과 실력부터 탓해야 맞지

셋째, 넷째,....

...... 근데.. 엄마.. 내 친엄마 맞아? 혹시 나 어디서 주워온 자식이에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상의 대화들을 보신 소감이 어떠십니까? (물론 실제로 있을 대화는 아닙니다!^^)

혹시 우리도 부지불식간에 이와 같은 대화를 하고 있지는 않을까요?

생각보다 안-예쁘게 말하기가 쉽습니다 ㅠㅠ



1. 생각 없이 말한다


생각 없이 말하면 정말 안-예쁘게 말하게 됩니다. 

그냥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로 주저리주저리 말하면 말의 모양과 내용이 망가지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말이 안-예쁠 뿐만 아니라 상대방에게 큰 상처를 주거나 화나게 하는 말을 하게 됩니다. 


엄격히 말하면 이는 대화가 아닙니다. 

그냥 자신 말의 생각을 말로 드러내거나 혼잣말을 하는 것에 해당합니다. 

그래서 상대방은 의미 있는 대화를 한다고 느끼지 못하며, 대화와 소통이 단절된다고 느끼게 됩니다. 

대화라는 전제를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말의 내용이나 표현 속에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배려도 당연히 없습니다. 

이 때문에 의미 없는 대화가 되거나, 상대방에게 분노와 짜증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유발하게 됩니다. 


심리검사 보고서를 쓸 때 가끔 사용하는 표현이 있습니다. 

"자신의 말이나 행동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장기적인 결과를 예측하거나 타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지 못함"입니다. 

즉 자신의 말이나 행동이 어떤 파장을 일으키고 타인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다면 예쁜 대화를 하기 어렵습니다. 



2. 자기 생각대로만 말한다


대화라는 것은 상대방과의 상호적 교류와 소통을 전제로 하며, 

이 과정에서 서로의 생각이나 감정을 나누는 과정입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본인의 생각대로만 말을 하게 되면, 좋은 대화를 하기 어렵습니다. 


이와 같은 경우 많이 사용하는 표현이

'네 말은 알겠는데, 그건 아니지!', 

'아니, 네 생각이 틀렸어! 내 얘기를 들어봐....', 

'말도 안 되는 소리 하고 있네.. 왜 그러냐 하면..' 

등입니다. 


이와 같은 대화의 이면에는 "I'm OK, but You're not OK"라는 전제가 깔려 있습니다. 

즉, '나의 말은 옳고 너의 말은 틀려'라는 이분법적이고 옳고 그름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는 경향이 깔려 있는 것입니다. 

이런 대화의 경우 상대방은 무시당한다는 느낌과 더불어 불쾌감이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대표적인 안-예쁘게 말하는 것이 됩니다.  



3. 자기감정대로 말한다. 


감정은 우리의 사고와 행동에 지대한 영향을 끼칩니다. 

물론 말 표현에도 대단히 큰 영향을 미칩니다. 

기분이 좋으면 상황이나 상대방을 좋게 보는 것은 당연하며, 좋은 표현이나 내용의 말을 하기 쉽겠지요.

반면에 기분이 좋지 않으면 안 좋은 내용의 말이나 표현이 당연히 늘어나겠지요. 


하지만 이와 같은 기분에 따른 표현 차이나 격차가 너무 커버리면 이는 문제가 됩니다. 

왜냐하면 어떤 날은 유쾌하고 즐거운 분위기였다가, 또 다른 날은 아주 공격적이거나 침울한 분위기를 보이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행동은 상대방에게 '종잡을 수 없다!', '변덕스럽다!', '너무 감정적이네!' 등의 피드백을 받게 됩니다. 

이와 같은 피드백을 받을 정도면 좋은 대화라고 하기 어렵습니다. 


직업 중에 자기 기분을 절대적으로 숨기고 말해야 하는 직업이 있습니다. 

'아나운서', '개그맨', 그리고 '상담 선생님'입니다. 

아나운서는 개인적으로 무슨 일이 있거나 뉴스 내용에 대한 개인적 판단이 어떤지와 상관없이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견지를 유지해야 합니다. 

개그맨은 아무리 슬픈 일이 있어도 관객 앞에 서면 그들을 유쾌하고 즐겁게 하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자신의 현재 감정 상태가 어떤지와 상관없이 시청자를 위해서, 관객들을 위해서, 그리고 내담자를 위해서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고 주어진 역할에 충실해야 합니다. 

이 정도까지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상대방을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감정 상태에 따라서 말이나 표현을 하게 되면 문제가 되기 쉽습니다. 



4. 맞는 말이면 다 말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의 생각은 보통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나는 객관적인 근거에 비추어 팩트 혹은 팩트에 가까운 생각이 있으며, 또 하나는 가변적이고 상황이나 조건에 따라서 변화할 수 있는 생각입니다. 

한 가지 동일한 사안을 놓고도 여당과 야당이 다르게 생각하고, 신세대와 구세대가 다르게 생각하는 경우와 마찬가지입니다. 

이는 전형적으로 팩트일 수도 있고, 아니면 개인적인 견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팩트이거나 혹은 본인이 팩트라고 생각하는 말은 무조건 다 해도 된다고 생각하면 문제가 발생합니다. 

우스갯 소리로 하는 말 중에 '진짜 바보에게는 바보라고 말하면 안 된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팩트이고 명백한 사실이라고 해도 그 내용에 따라서는 타인에게 상처를 주거나 문제나 갈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 또한 자주 사용하는 안-예쁜 말 중 하나입니다. 


요즘 말로 '팩폭'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맞는 말이기는 하나 들어서 그리 유쾌하거나 즐거워지는 것은 아닌 표현을 지칭하는 말입니다. 

그런데 상대방이 인정하거나 듣기 싫어하는 말이라면 어떻게 될까요?

혹은 상대방도 알고 있으나 어떻게 할 수 없어서 고민인 경우라면 어떨까요?

팩폭은 그래서 안-예쁜 말인 것입니다. 



5. 듣지 않고 자기 말만 한다


안-예쁘게 말하는 마지막 방법은 경청하지 않는 것입니다. 

경청을 하지 않으면 상대방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나 어떤 기분 상태인지를 감지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상대방의 생각이나 기분에 맞춘 대화를 하지 못하게 되거나 상호 교류나 소통이 단절된 채 의미 없는 교류나 상호 작용, 혹은 오히려 관계를 망치거나 불편감을 주는 대화를 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화를 잘 이어가거나 혹은 상대방을 존중하는 대화를 하기 위해서 가장 좋은 방법은 "경청"입니다. 

상대방이 말하는 내용을 잘 듣고, 그에 맞추어 혹은 관련된 내용을 말하면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어집니다. 

상대방이 말하는 내용을 잘 듣고, 상대방의 기분을 추정하여 이를 고려하여 대화를 이어나간다면 대화가 편안하고 따뜻하게 느껴지는 온기 있는 대화를 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말하는 내용을 잘 듣고, 상대방의 내용에 따른 반응이나 리액션을 하면 상대방에게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훌륭한 영업 사원은 고객에게 말을 많이 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이야기를 잘 듣는 사람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고객의 이야기를 잘 경청할 때 상대방에게 존중받는다는 느낌이 들며, 고객에 맞춘 영업전략과 기술을 적용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IT 컨설턴트의 가장 중요한 자질 역시 잘 듣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고객의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야 어떤 점이 필요하고 어떤 점이 불편한지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으며, 최적의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경청을 안 하는 것은 안-예쁘게 말하는 지름길이며, 경청을 하는 것은 예쁘게 말하기 위한 핵심적 전제가 되는 겁니다. 




대인관계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좋은 관계까지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관계 상 크게 문제를 일으키거나 혹은 미움을 받지 않고 사는 것을 원하십니까?

만약 그렇다고 하면 적어도 안-예쁘게 말하는 것만 피하셔도 큰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것이 인생인 것을, 사람 관계가 중요하다는 것을 부인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마음 만으로 대인관계가 관리되거나 개선되지는 않습니다. 

그만한 노력과 연습이 필요합니다. 

말을 예쁘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안-예쁜 말을 안 하도록 하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기껏 노력해서 좋은 관계를 만들었는데, 한두 마디 말로 말아먹는(?!)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ㅠㅠ


하지만 분명한 것은 노력한 만큼 좋은 결실을 얻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의 예쁜 말하기 방법과 안-예쁜 말 피하기에 관련된 조언이 도움되시기를 바랍니다!!^^




본 글과 함께 읽으시면 좋은 글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https://brunch.co.kr/@mindclinic/422


https://brunch.co.kr/@mindclinic/319


https://brunch.co.kr/@mindclinic/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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