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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박사 레오 Dec 14. 2020

내 감정의 주인 되기

심리학자가 읽어주는 사람 이야기. 내 감정 다루기

Photo by Nick Fewings on Unsplash



'어제는 너무 힘들었어요ㅠㅠ 하루 종일 우울함이 밀려왔어요....'

'저는 엄마랑 얘기만 하면 너무 화가 나기도 하면서도, 엄마가 너무 불쌍하기도 하고.. 

'너무 화가 났어요! 정말 완전히 모든 것을 다 끝내버릴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니까요!!ㅠㅠ'

'어떤 기분이냐고요? 저는 그 질문이 제일 어려워요... 무엇을 말해야 하는지 정말 모르겠어요ㅠㅠ'



1. 지금 당신은 어떤 기분입니까?


'지금 당신은 어떤 기분입니까?'라는 질문을 받았다면 당신은 무엇이라고 대답하겠습니까?

스스로가 자기감정의 주인이 되는 가장 첫 번째 단계는 자신의 감정과 그 강도를 느끼는 것입니다. 


우리는 보통 심리적인 상태나 신체적인 상태 모두 정확하게 이를 인지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리고 노력이 필요합니다. 

보통은 '좋다!'나 '안 좋다ㅠ' 등의 이분법적인 표현을 씁니다. 

신체적으로도 '오늘 몸 상태가 좋은데~' 혹은 '오늘은 왜 이렇게 몸이 천근만근이지?ㅠㅠ' 정도로 느끼는 것이 첫 단계입니다. 

기분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 '좋습니다!'나 '별로 안 좋은데요..'라고 간단하게 대답하는 것이 가장 처음 느끼는 경험입니다.  

혹은 '기분이요? 잘 모르겠는데요..', '대체 무엇을 대답해야 하는 것이지요?', '기분이요? 그런 건 사치고 낭비예요!'라고 말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만약 자신의 감정 상태에 대해서 '좋다'나 '안 좋다' 정도의 구분도 못하거나 혹은 아예 감정 자체를 느끼지 못한다면 그 감정을 관리하는 것이 가능할까요?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자기감정의 주인이 되는 첫 번째 방법은 감정의 존재를 인식하고 기본적인 구분 정도는 할 줄 알아야 합니다. 



2. 어떤 감정을 느끼셨습니까?


일단 기분이나 감정의 종류를 확인한 후 이루어져야 하는 과정은 감정의 내용과 실체를 밝히는 것입니다. 

'우울해요ㅠㅠ', '다음 주에 있을 시험 때문에 불안해요ㅠㅠ', '너무 행복해요~', '오늘 완전히 업된 날인걸요~'등과 같이 감정의 내용을 설명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처럼 감정의 존재를 확인한 후 감정의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하고 인식하는 것입니다. 


감정에는 수많은 종류가 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희로애락(喜怒哀樂)'이라고 불리는 '기쁨'과 '분노', 그리고 '슬픔'과 '즐거움' 등 대표적인 4대 감정이 있습니다. 

하지만 더 깊이 들어간다면 매우 다양한 종류의 감정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같은 '기쁨'이라고 하더라도 세부적으로는 '만족감', '성취감', '환희' 등 여러 가지 내용을 보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각각은 엄격하게 보면 다른 느낌의 감정들입니다. 


이처럼 감정의 내용을 정확하게 구분하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감정의 내용을 정확하게 구분하는 것부터는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감정과 관련된 상당한 지식과 연습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감정의 내용을 잘못 파악하거나 인식하고 있다면 그 감정을 다루는 것은 쉽지 않을 것입니다. 



3. 어떤 상황, 혹은 누구와 있을 때 그 감정을 느꼈습니까?


감정을 경험할 때에는 대체로 '감정을 느끼는 상황' 혹은 '감정을 느끼게 하는 상대방'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유발 요인' 혹은 '촉발 사건' 등이라 칭합니다. 

자신의 감정을 잘 관리하기 위해서는 이와 같이 감정을 유발하는 사람 및 상황을 모두 포괄하는 환경적 요소들을 정확히 인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만약 이와 같은 감정을 유발하는 상황을 정확하게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특정 상황이나 사람이 긍정적 감정을 주는 경향이 높다면 그에 접근하거나 자주 경험할 기회를 만들면 됩니다. 

반면에 특정 상황이나 사람이 부정적 감정을 주는 것이 확실하다면 그와 같은 상황이나 사람은 가능한 한 피하거나 혹은 아예 차단을 해 버리면 됩니다. 


만약 A라는 친구를 만나는 것은 대체로 즐거움을 준다고 하면 자주 만나면 좋겠지요!

반면 B라는 친구를 만다는 것은 대체로 스트레스를 준다고 하면 가능하면 보지 말거나 친구 관계를 끊으면 됩니다. 

또한 A라는 친구와 놀이공원에 하루 놀러 가는 정도는 좋은 느낌이었고 즐거웠지만, 배낭여행을 갔을 때에는 안 좋은 경험이 많았다면 가능하면 단기간 혹은 제한된 상황에서 만나는 것이 좋습니다. 

B라는 친구와 관계를 끊을 수 없다면 만남의 빈도나 시간을 최소화하거나 혹은 A와 같이 좋은 느낌을 주는 친구와 함께 놀이공원을 간다면 덜 스트레스받을 것입니다. 


이처럼 감정을 경험하는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나 상황 등 환경적 요인을 정확히 알고 있어야 이를 관리할 수 있습니다. 



4. 어떤 생각이나 이미지가 떠오르십니까?


하지만 똑같은 상황에 처해있다고 해서 모든 사람들이 동일한 감정을 느끼는 것은 아닙니다. 

감정을 느끼는 정도에 개인차가 있듯이 감정을 정교화하고 처리하는 과정에서도 개인차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즐겁고 재미있게 보는 영화를 보면서 웃고 있을 때, 가끔은 그 안에서 슬픔을 느끼거나 아픈 기억으로 힘들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처럼 감정을 느끼는 과정에서의 개인차 혹은 나의 내적 특성과 과정을 인식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는 보통 상황이나 상대방의 행동을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이느냐를 살펴보면 됩니다. 

즉, 각 사람마다 상황이나 상대방의 행동을 해석하는 나름대로의 틀이 있으며, 이 틀이나 프로세스에 따라서 다른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정말 예쁘게 생기셨네요~ 미인이세요~^^' 혹은 '정말 잘 생기셨네요~ 미남이세요~^^'와 같은 말을 들었을 경우를 생각해 봅시다. 

일반적인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칭찬으로 여겨지는 '외모에 대한 긍정적 피드백'으로 인해서 기분이 좋아질 것입니다. 

하지만 속으로는 '뭐.. 맨날 듣는 얘기.. 이제는 저런 애기 지겹다!'라고 생각한다면 별 감정이 없거나 귀찮고 성가심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심지어는 '왜 저런 얘기를 하는 거지? (내가 잘 생기지 않은 것 같은데..) 진정성도 없이 저런 설레발을 쳐서 나한테 뭘 얻어내려는 거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의심이나 화가 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와 같은 과정을 '자동적 사고(Automatic Thought)'라고 합니다.

즉,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상황을 해석하고 받아들이는 자신 만의 패턴이 있으며, 이로 인하여 동일한 상황이나 자극에 대해서도 다른 감정을 경험합니다. 

이와 같은 자신의 내적 감정 해석 프레임을 정확히 알아야 내 감정을 관리할 수 있습니다. 



5.  그 감정을 어떻게 해결하고 대처하십니까?


감정을 처리하고 대응하는 과정 중 마지막 단계는 감정의 해결과 대처 방법입니다. 

감정을 경험하는데 따른 자신의 반응과 그 반응으로 인한 영향력을 정확히 이해하고 관리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직장에서 업무나 상사로부터 받은 스트레스를 퇴근 후 친한 친구와 만나 수다를 떨면서 풀어낼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감정이 눈 녹듯이 사라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상사나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그냥 참고 견디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와 같은 경우에는 부정적인 감정이 축적되게 되며 이는 점차로 심리적 피로감을 증가하게 되며 부정적인 대응이나 행동(예를 들어 불만스러운 표정을 짓게 된다던가 공격적인 대응을 하게 되는 등)을 하게 될 가능성을 높여줍니다. 

혹은 직장이나 상사로부터 받은 스트레스를 엄한 사람에게 짜증을 내며 푸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이는 긍정적인 감정인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긍정적인 감정을 자주 떠올리면서 즐거움을 좀 더 유지하거나 혹은 정교화를 통해서 더욱더 즐겁고 좋은 감정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반면에 긍정적인 감정은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고 쉽게 지나치거나 그 중요성을 간과하기도 쉽습니다. 

이처럼 긍정적인 감정에 대해서는 에너지를 덜 투자하거나 혹은 그 느낌을 만끽하거나 즐기는 것을 소홀히 한다면 결과적으로는 부정적인 감정을 더 자주 그리고 많이 경험하는 불균형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처럼 감정을 어떻게 해결하고 대처하는지에 따라서 감정은 효과적으로 해소나 해결이 되기도 하는 반면에 더 큰 부차적인 문제를 일으키거나 혹은 문제 자체가 더욱 심화되는 경향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건강하고 효과적이며 균형적인 감정 관리 및 해결 방안을 학습하여 적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만약 신체적인 문제로 병원을 방문하였을 때, 자신의 증상이 언제부터 시작되었고, 신체의 어떤 부분에서 통증이 있는지, 그리고 통증의 자세한 내용을 정확히 보고할 수 있을 때 가장 적절하고 신속한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감정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감정의 변화나 상태를 정확하게, 그리고 민감하게 느끼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신의 감정을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하거나 혹은 아예 감정 자체를 느끼지 못한다면 그 감정을 스스로 주도하고 관리하는 것이 가능할까요?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자기감정을 인식하고 정확하게 느끼는 것, 그리고 그것을 유발하는 환경적 요소들과 내적 요인들을 파악하여 관리하는 것, 그리고 파악하고 경험한 감정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해결하는 것, 이와 같은 절차들이 바로 자기감정을 주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본 글과 함께 읽으시면 좋은 글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https://brunch.co.kr/@mindclinic/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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