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치유 스킬. 눈물 그리고 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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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나지를 않아요.
울고 싶은데 울 수도 없어요.
언제부터인지, 눈물마저도 말라버린 것 같아요.
울기 싫어요.
울고 나면 더 슬프고 마음이 힘들어요.
울다고 해결되는 것도 없잖아요.. ㅠㅠ
하는 일의 특성상, 상담이나 심리치료, 때로는 코칭 중에도 내담자나 고객분들께서 우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로는 여러 가지 정황 상 울어야 하는 때임에도 울지 못하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울컥하네요', '울고 싶은데 꾹 참았어요', '남들은 다 우는데 저만 울지 않았어요..'
결론부터 말하면, 울고 싶을 때는, 마음껏 우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울어야만 하는 때도 있습니다.
'울음' 혹은 '눈물'과 관련해서 가장 먼저 볼 문제는 '울지 못하는 것'입니다.
우는 것이 필요할 때에 울지 못하거나 혹은 분명히 울 것 같은 상황임에도 울음이 전혀 안 나는 것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첫 번째, '우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신념이 있다.
우는 것과 관련해서 가장 흔히 듣는 말 중 하나가 바로 '남자는 인생에서 세 번만 운다!'는 것입니다.
진짜 세 번만 울지는 않겠지만, 이 안에는 우는 것과 관련된 많은 부정적 생각이나 신념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는 것은 약함이나 문제이며, 울지 않거나 울음을 참을 수 있는 것이 좋은 것이라는 전제가 있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부정적인 신념과 편견들로 인해서 건강하고 자연스러운 눈물과 울음이 터지는 것을 막습니다.
두 번째, '잘' 우는 방법을 모른다.
우는 것도 방법이 있습니다. 눈물이 난다고 아무 때나 막 울게 되면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잘' 우는 것도 필요합니다.
편하게 울고, 울고 나서는 왠지 감정이 풀려서 막힌 것이 뚫리는 시원함을 느끼고,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이 들기 위해서는 '잘' 우는 방법을 알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우는 것 자체가 매우 당황스럽거나 불편한 경험이 되며, 울고 나서도 부정적인 감정이나 사건들이 생겨서 이후에는 우는 것을 피하게 됩니다.
세 번째, 마음이 굳어졌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마음이 굳어져서' 울음이 나지 않는 것입니다.
'마음이 굳어졌다'는 것은 감정 자체를 느끼지 않거나 감정을 회피하는 것을 말합니다.
보통 고통스러운 마음을 회피하는 방법으로 흔히 사용되는 방법으로서 본인 스스로는 자신의 감정 자체를 아예 느끼지 못합니다.
물론 고통스러운 혹은 부정적인 감정뿐 아니라 기쁘거나 즐거운 감정도 느끼지 못합니다.
그냥 기쁘지도 않고, 슬프지도 않고, 힘들지도 않은 채 그냥 살아가는 상태가 됩니다.
이때에는 아예 울고 싶다는 생각 자체가 안 들거나 웬만한 일에도 눈물이 나지 않습니다.
('無-감정이 가장 위험하다' by 노박사. https://brunch.co.kr/@mindclinic/297 참조)
일반적으로 우는 것은 부정적으로 생각되는 사건인 것은 맞습니다.
우는 것 자체가 상당히 힘든 일이며, 울음이 날 정도면 그전에 울음을 유발하는 선행사건으로 인한 마음의 상처와 스트레스가 있습니다.
혹은 우는 행동으로 인하여 다른 사람들의 지적을 받거나 혹은 어린 시절에는 놀림거리가 된 경험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여러 가지 이유로 우는 행동은 부정적인 사건일 수밖에 없습니다.
첫 번째, 감정에 직면해야 한다.
울음 혹은 눈물이라는 것은 이를 유발하는 감정, 즉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고 경험하며 직면하는 과정입니다.
이 자체가 많이 불편합니다.
슬프고, 힘들고, 화가 나고, 고통스러운 감정들을 직면하는 것 자체가 힘든 일입니다.
이를 겪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은 회피하는 것입니다.
혹은 회피가 되지 않을 때에는 단순히 참고 견디거나 혹은 엉뚱한 방향(울고 싶은 마음을 피하기 위해 타인에 대해서 공격적으로 행동하거나 혹은 자극적인 게임이나 심지어는 약물에 빠지기도 함)으로 터지기도 합니다.
두 번째, 감정적 및 신체적 소모가 많다.
만약 울음을 유발하는 감정에 직면했다고 하면 그 자체가 감정적인 소모가 매우 큽니다.
슬픔이나 우울을 느끼는 것 자체가 감정 소모가 매우 큽니다.
화나 분노의 경우에는 더욱더 강렬한 감정적 소모를 가져옵니다.
또한 '한참을 울다가 지쳐 잠들었다'는 표현에서 나타나듯이 신체적으로도 상당히 힘듭니다.
많이 울고 나면 신체적인 에너지가 거의 바닥나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이와 같은 강렬한 감정적 및 신체적인 에너지 소모가 아예 우는 것을 피하게 만듭니다.
세 번째, 울고 나도 바뀌는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우는 것을 가로막는 가장 정교한 인지적인 접근이 바로 '울면 뭐해!'라는 생각입니다.
'울어도 아무 소용없다' 혹은 '울고 나도 아무런 변화가 없다!'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생각들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맞는 생각이 아니기 때문이며 울고 난 후 얻을 수 있는 이득들을 한꺼번에 날려버리기 때문입니다.
(다음 절에서 설명할 예정인데) 우는 것은 분명히 도움이 되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또한 변화가 있는 것입니다.
마치 1시간을 넘게 러닝 머신을 해서 체지방을 불태운 후에, '뭐야? 아무런 소용없잖아!'라고 생각해 버려 운동의 가치를 깎아내리고 운동 후 폭식을 해서 운동의 효과를 상쇄해버리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우는 것은 필요합니다.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도움이 됩니다.
우는 순간에는 아프고 힘들지만, 그 과정을 통해서 치유와 힐링이 일어납니다.
우리가 몸의 상처가 생겼을 때 치료받는 것이 무섭고 주사 맞는 것이 싫어서 치료를 피한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무섭고 두렵지만 수술을 받아야 근본적인 치료가 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첫 번째, 아픔을 만나다.
우는 과정에서 나의 아픔을 직면하고 만날 수 있습니다.
내 속에 있는 아픔을 제대로 직면하고 만나야 해결도 가능합니다.
이 과정이 없다면 절대로 내 안의 감정의 문제를 해결하거나 개선할 수 없습니다.
제대로 직면해야 제대로 된 해결이 시작됩니다.
그 순간은 고통스럽고 힘듭니다. 하지만 그것이 진지한 치유의 시작이 됩니다.
두 번째, 감정을 풀어낸다.
마음껏 울고 난 다음의 기분은 어떤가요?
혹시 시원하거나 뭔가 풀리는 듯한 느낌을 받은 적이 있으신가요?
그것이 바로 부정적인 감정을 풀어내고 해결하는 과정입니다.
묵혀 두고 감춰두고 숨겨두었던 감정의 해결이 시작됩니다.
물론 한 번으로 다 안됩니다.
여러 번 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조금 풀어가다 보면 어느 순간 다른 감정들이 느껴질 정도로 축적된 부정적인 감정들이 해결됩니다.
세 번째, 마음의 공간
부정적인 감정이 조금씩 풀어지고 해결이 되면서, 마음속에는 공간과 여유가 생깁니다.
그동안 우울함이나 마음의 고통으로 꽉 차 있던 내 마음속에 자그마한 틈과 공간이 생깁니다.
아직은 부정적인 감정의 기가 강하기 때문에 아픈 감정이 다시 침범해 들어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공간에 조금씩 건강함과 행복을 메꾸고 채우는 연습을 반복하면 됩니다.
이 과정을 시작하거나 공간을 더 넓히는 과정 중 하나가 바로 우는 것입니다.
우는 것과 관련해서 부정적인 경험을 가진 일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울긴 왜 울어! 네가 뭘 잘했다고 울어!', '대체 왜 울어? 울지 말고 말을 해, 말을!', '우는 걸로 지금 때우려는 거야? 울면 내가 뭐 봐줄 거 같아?', '사내 새끼가 질질 짜기는... 병신같이..', 'OO님, 회사에 왜 울어요? 여기는 우는 곳이 아니에요! 일하는 곳이에요!! 어디서 사사롭고 개인적인 감정질을 하세요?!'
첫 번째, 울어도 되는 환경을 만들라
마음껏, 그리고 마음의 치유가 될 정도로 울려면 그만한 환경이 조성되어야 합니다.
혼자 만의 공간이어서 누구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는 공간이 좋습니다.
혼자 우는 것이 싫다면 지지적이고 위로해주는 능력이 탁월한 친구 앞에서 우는 것이 좋습니다.
단, 공개된 장소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왜냐하면 남들의 시선을 신경 써야 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혼자 있을 공간도, 혹은 그럴만한 상대가 없는 사람들이 애용하는 것이 바로 차 안입니다.
차 안이라면 통곡을 해도 괜찮으며, 누구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습니다.
그런 곳을 찾아서 우는 것이 좋습니다.
두 번째, 아무 앞에서나 울지는 마라
특히 우는 것이 효과적이기 위해서는 의지할만한 사람 앞에서 우는 것이 좋습니다.
혹시라도 우는 것 자체에 대해서 비판적이거나 울고 나서 '너 정신 차려! 이렇게 약한 모습을 보이면 안 되지!!'와 같은 개소리를 할 사람 앞에서는 절대로 울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런 사람이 정 없다면 차라리 혼자 우는 것이 낫습니다.
그래서 상담 선생님 앞이 가장 울기 좋은 곳이며, 안전하게 마음껏 울 수 있는 곳입니다.
만약 친구와 함께라면, 다음과 같이 부탁하세요.
'내 친구인 OO아.. 오늘 내가 마음이 힘들어ㅠ 그래서 눈물이 날 거 같은데,
오늘 내가 울더라도..
1) 우는 것 가지고 뭐라고 절대 하지 말고,
2) 나를 적극 지지하고 위로해주고,
3) 좋은 마음으로 받아주세요'
라고 부탁하세요!!
참, 이에 더하여,
'나중에 네가 마음껏 울고 싶고 위로받고 싶을 때, 내가 똑같이 해줄게!'
라고 까지 말하면 더욱 좋습니다.
세 번째, 잡생각을 하지 말라
혼자 우는 것이 안 좋은 이유 중 하나는 부정적인 잡생각이 쉽게 간섭하기 때문입니다.
혼자서 울고 나면, 감정 정화나 발산에 촛점을 두지 못하고 '혼자 울어야만 하는 처량함'에 더 슬퍼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또한 잡생각입니다.
우는 것의 순기능을 망치는 가장 대표적인 생각은 '울면 뭐해'와 '울어도 아무 소용없다!'입니다.
이 외에도 여러 가지 잡생각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창피하고 부끄러워ㅠㅠ', '우는 것은 약한 모습을 드러내는 거야', '우는 모습을 보고 상대방이 뭐라고 생각할까?' 등입니다.
이와 같은 잡생각은 '우는 것'의 효과를 낮추고, '우는 것'의 긍정적 측면이 기능하는 것을 방해합니다.
그래서 습관적으로 '우는 것' 자체를 막고 그 순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도록 합니다.
한 아이가 길을 가다가 돌부리에 걸려 크게 넘어졌습니다.
넘어지면서 무릎이 까져서 피가 날 정도로 상처를 입었습니다.
주변을 지나던 사람들이 아이가 넘어지는 것을 보고 놀래서 다가와 묻습니다.
'괜찮니?', '아유.. 아프겠네ㅠㅠ 병원 가자!'
라고 말을 건넵니다.
그런데 이 아이는
'아! 괜찮습니다!! 안 아픕니다!!! 신경들 쓰지 말고 가던 길 가세요^^'
라고 심지어는 웃으면서 대답을 하고 혼자 쩔뚝거리며 가버렸습니다.
저 멀리서 아이의 엄마가 나타났습니다.
그 엄마는 깜짝 놀래서 물었습니다.
'아니, 이게 뭐야? 너 왜 이렇게 다쳤어?'
아이는 울먹이며 대답을 합니다.
'저기서 넘어졌어요ㅠㅠ'
그 때 엄마가 말합니다.
'그러게 엄마가 조심하고 다니랬지? 너는 정말 구제불능이야! 그렇게 정신놓고 다니니 넘어지지!!'
그러자 아이는 대답합니다.
'아니에요, 엄마! 잘못했어요!! 다음부터는 더 조심할께요!!!'
라고 말하면서 울음을 삼킵니다.
그렇게 집에 나가는 내내 엄마는 아이를 타박했고, 아이는 주눅이 들어 본인이 아픈 것도 신경쓰지 못한 채 엄마의 타박에 정신을 못 차렸습니다.
이 아이는 우는 것이 정상일까요? 안 우는 것이 정상일까요?
이 아이가 '약한 모습을 보이면 안 돼!'라고 생각하며 울음을 꾹 참는 모습이 어때 보이시는지요?
혹시 우리는 누군가에게 이 엄마처럼 대하지는 않았을까요?
이 아이의 모습이 당신의 모습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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