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자가 읽어주는 사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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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람들은 그 모양이죠? 정말 한심해요! 제대로 된 인간들이 없어요!'
'저희 팀장님은 너무 못 됐어요. 어쩜 그리 무능할 수 있죠? 게다가 기본 인성이 틀려먹었어요! 와.. 그러고 보면 정말 회사도 문제가 많아요!! 어떻게 그런 사람한테 팀장을 맡기죠? 아주 문제 투성이에요!!'
'제 배우자가 문제예요! 그 인간이 저를 이렇게 대하니 어떻게 제가 잘하겠어요?! 저 인간만 변하면 우리는 아무 문제없어요!!'
'왜 지들이 국민의 대표라고 하면서 국민을 생각하지 않는 거죠?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다면 제대로 정치를 해야 할 거 아니에요? 다들 지들 잇속만 챙기려고 하고.. 저런 것들을 뽑아준 국민들도 문제예요!! 이게 나라예요? 개판 오 분 전이지!'
'남 탓'을 하게 되는 가장 첫 번째 이유는 '책임 면제'입니다.
특히 어떤 문제나 어려움, 혹은 화가 날만한 안 좋은 일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누가, 혹은 무엇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와 관련된 책임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런데 '남 탓'을 하게 되는 문제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즉, '나의 잘못'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남 탓'을 하게 되는 두 번째 이유는 '괴로워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입니다.
내 잘못이 아니라는 것은 '내가 비난받거나 죄책감을 느끼지 않아도 됨'을 의미합니다.
문제의 원인을 제공하거나 문제를 발생한 것에 대해서 비난을 받거나 책임을 추궁당하는 것은 관련된 감정적 반응을 유발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감정들은 대부분 극히 부정적입니다.
즉, 강한 죄책감이나 문제의식, 혹은 타인들의 공격성과 분노를 받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남 탓을 하면 이와 같은 감정들로부터 벗어날 수 있습니다.
'남 탓'을 하는 세 번째 이유는 '변화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문제 발생의 원인이나 책임이 나에게 없기 때문에 나는 전혀 변화나 개선을 해야 할 필요가 없습니다.
문제의 원인이 되는 대상자가 변화하고 고쳐야 하는 문제일 뿐입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들을 비난하고 그들에게 변화하라고 요구하면 됩니다.
굳이 문제의식을 가지고 스스로 노력과 에너지를 들여서 변화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죠
이와 같은 이유들로 인하여 우리는 '남 탓'을 할 때 훨씬 덜 힘들다고 느끼게 됩니다.
일견 남 탓을 하면 문제가 간단하고 쉬워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부작용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가장 첫 번째 부작용은 '문제 해결이 어렵다'는 것입니다.
남 탓을 한다는 것은 문제의 원인을 타인에게 귀인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타인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내가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비하면 타인이 문제를 해결하도록 만드는 것은 훨씬 더 어려운 과정입니다.
게다가 대부분 경우 이는 불가능하기까지 합니다.
그래서 나타나는 두 번째 부작용은 '분노가 치민다'는 것입니다.
문제의 원인이 타인에게 있는데, 그 타인이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화' 혹은 '분노'가 발생하게 됩니다.
문제의 원인을 제공하고도 무책임하게 해결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 비난하거나 책임을 묻게 되며, 이 과정에서 대표적인 부정적 감정인 분노가 치밀어 오르게 됩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분노는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지속될 뿐 아니라 축적되게 됩니다.
만약 문제가 원하는 방식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면 분노의 지속과 축적이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더욱더 중요한 부작용은 '스스로의 변화나 발전이 없다'는 점입니다.
문제의 원인과 책임은 타인에게 있는 것이며, 이는 '나는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나 스스로는 변화하거나 발전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래서 진지하고 힘든 고민을 하고 에너지와 노력을 기울여서 변화나 개선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결국은 자신의 성장과 발전이 멈추는 부작용을 낳게 됩니다.
그런데 '남 탓'은 개인적 수준에서의 부작용에 그치지 않습니다.
더 큰 문제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더욱더 큰 문제 중 첫 번째는 '(남 탓의 대상으로 지목된) 타인의 분노와 그로 인한 (나에 대한) 공격을 유발'한다는 점입니다.
문제의 원인을 제공하고 책임도 지지 않는 상대방이 이제는 적반하장으로 반격과 공격까지 한다면 앞서 지적한 부작용들이 더욱 심화됩니다.
즉 문제 해결은 더 요원해지며, 그로 인한 분노와 적대감은 더 커지게 됩니다.
물론 이와 같이 상황이 심각해지는 이유마저도 '남 탓'을 하게 됩니다.
이와 같은 패턴이 주변 사람들과 반복된다면 주변 사람들과 적대적인 관계가 되며 좋았던 관계들이 떨어져 나가고 주변에 사람이 없어지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이로 인해 결국 '혼자만 남게 된다'는 두 번째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이는 심리적 고립을 발생시키며, '외로움'과 같은 정서적인 문제들을 유발하게 됩니다.
게다가 이와 같은 현상이 발생한 원인도 결국은 '타인' 탓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전반적인 세상에 대한 원망과 적대감만이 늘어날 뿐입니다.
결국은 아무 문제도 해결되거나 개선되지 않은 채로, 내적으로는 외로움이나 고독감과 같은 관계 상의 문제들이 심화됨과 동시에 세상에 대한 적대감이나 분노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남 탓'의 반대는 '내 탓'일 것입니다.
나 스스로도 문제가 있을 수 있음을 인정하고 자신의 모습이나 문제에 직면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 과정은 상당한 용기가 필요합니다.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나 자기 존중감, 그리고 미래에 대한 성장과 발전에 대한 확신이 없으면 '자기 직면과 해결, 그리고 변화'를 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즉, 나의 모습에 직면하고 문제의식을 가지고 변화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대단한 용기와 더불어 변화 과정을 인내하기 위한 노력, 그리고 그 과정에서의 아픔이나 어려움을 이겨내는 과정 또한 필요합니다.
그래서 차라리 '남 탓'을 하는 것이 훨씬 더 쉽고 간단해 보이는 것입니다.
그러나 수술과 치료라는 아픔을 견디지 못한다면 궁극적인 치료나 개선은 없듯이 나 스스로의 모습을 직면하고 해결하는 아픔의 과정 없이는 성장과 발전도 없습니다.
나의 진정한 성장과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나를 직면하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변화 과정을 견디고 이겨낼 심리적 에너지와 힘도 필요합니다.
서로의 탓을 하는 부부는 부부 상담을 아무리 받아도 좋은 결과를 얻기 힘듭니다.
자신의 문제를 인정하고 서로에게 사과한 후 배우자에 대한 기대와 요구를 기대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상사나 주변 사람들의 문제 만을 비난하기만 한다면 적대감과 분노만 늘어갈 뿐 궁극적인 문제가 개선되기 어렵습니다.
그들의 문제는 알아서 해결하도록 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노력'은 무엇인지에 집중할 때 변화가 찾아올 수 있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면서 '나는 그렇게 남 탓하지 않는 것 같은데..'라고 생각이 드시는 분들은 '나를 직면하는 용기' 및 변화와 성장을 위한 심리적 에너지와 힘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스스로의 용기와 심리적 자원을 인정하고 칭찬하시기 바랍니다!
아마도 자신에게 직면할 용기와 성장과 발전을 위한 에너지가 더욱더 솟아날 것입니다~~^^
* 다음 글은 과도한 '내 탓'의 문제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