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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박사 레오 Sep 01. 2021

조직도 인격이 있다

Photo by Austin Distel on Unsplash



1. 대과업을 완료했습니다!! ㅠㅠ


Photo by Jaime Lopes on Unsplash


지난 일주일 정도 브런치에 새 글도 올리지 못할 정도로 온 정신과 에너지를 다 쏟은 큰(?) 과업 하나를 완수했습니다.

유명 IT 기반 회사를 대상으로 '전 직원 MBTI 실시' - 'MBTI 기반 상호 간 이해를 위한 팀워크 프로그램' - 'MBTI 기반 조직 특성 보고서' 프로젝트를 수행했는데, 그중 'MBTI 기반 조직 특성 보고서'를 완료하였습니다!! ㅠㅠ

적게는 2명에서 많은 팀은 20명 가까이 되는 개별 조직들에 대하여, 리더와 구성원의 MBTI를 보면서 조직의 분위기와 특징, 그리고 장단점을 분석하고 그에 기초해서 조직 전체 및 개인별 조언을 제공하는 내용이었습니다.


고객사에서 '팀별로 조직 보고서를 제공해주는 것이 가능합니까?'라고 문의하셨을 때 '맨날 쓰는 게 보고서 작업인걸 뭐 그냥 하지 뭐!'라고 생각하고 'Yes!'라고 편하게 대답하였습니다!

총 30개가 넘는 팀에 대해서 하나씩 보고서를 쓰면서, 제 머리를 쥐어뜯으면서 '내가 미쳤지ㅠㅠ 왜 이걸 할 수 있다고 했을까?! ㅠㅠ'라고 생각하면 괴로워하고 후회도 했답니다! ㅠㅠ

그런데 한 팀, 한 팀 내용을 분석하고 채워가면서 개인별 보고서를 쓸 때와는 다른 독특하고 고유한 생각과 느낌이 들었습니다.


분명한 것은 30개가 넘는 개별 팀 중 같은 분위기의 팀은 절대 없었으며, 각자의 개성과 독특성이 존재하고 있었으며, 그 양상은 개인별 분석을 할 때보다 훨씬 더 다양하고 복잡했습니다.



2. 30명의 소중한 사람을 만난 것 같습니다.


Photo by LinkedIn Sales Solutions on Unsplash


30개 넘는 팀에 대한 보고서 작업을 마치고 난 후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아주 개성이 강하고 독특한 성향을 보이는 30명의 사람을 만나서 대화한 것 같다!'였습니다.

어느 한 팀도 동일한 분위기는 없었으며, 깊이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팀의 개성과 독특성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개개인의 경우에도 그렇지만 팀의 경우에는 그 깊이나 내적인 역동성이 훨씬 더 강렬하였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리더의 스타일은 비슷한데 구성원들의 성향이 달랐습니다.

또 다른 경우에는 구성원의 스타일은 비슷한데 리더의 특성이 달랐습니다.

이에 따라서 조직의 행동적 특징이나 분위기는 매우 달랐습니다.


때로는 리더와 구성원이 매우 비슷한 성향을 보였습니다.

또 다른 때에는 리더 포함 7명의 전체 구성원이 있는데, 성격 유형이 7개인 경우도 있었습니다.

리더와 구성원이 유사한 유형을 보였는데도 한 팀은 강점과 단점이 너무 강해 더 문제가 되기도 했지만 어떤 팀은 서로 잘 보완해가면서 오히려 발전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성격유형이 모두 다른 팀의 경우에도 한 팀은 완전히 분열하여 서로 싸우고 대립하면서 밥도 안 먹을 것 같은 분위기였으나 어떤 팀은 서로 간에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여 시너지를 보이기도 하였습니다.


실제로도 동일한 리더가 상황 상 어쩔 수 없이 두 팀을 맡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리더가 동일함에도 불구하고 두 팀의 보고서는 완전 달랐습니다.

왜냐하면 구성원들의 성향이 달랐으며, 그에 따라 리더와의 상호작용이 다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심지어는 리더에 대한 장단점 기술과 조언도 아주 달랐습니다.

왜냐하면 구성원들의 성향이 달랐으며, 그에 따라 리더가 보이는 행동과 하면 좋을 행동도 달랐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신체에도 오장육부라는 것이 있고 각각의 기능에 따라 한 사람의 건강한 특징과 장단점이 나타나듯이 조직과 팀에서도 각각의 구성원과 리더가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서 너무도 다양한 결과를 보이고 있었습니다.

사람을 30명 만난 것보다 훨씬 더 강력한 여운이 남을 정도로 진지하게 30명을 진단하고 인터뷰한 느낌이었습니다.



3. 그들의 성공과 성취(feat. 가능성 & 잠재력)가 보였습니다.


Photo by Guille Álvarez on Unsplash


해당 고객사의 경우 저희가 직원상담센터(EAP)와 리더십 코칭 프로그램을 같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중에는 저희 회사에서 상담을 받으신 구성원들도 있으며, 저에게 리더십 코칭을 받으신 리더분들도 있었습니다.

그분들의 이름이 보일 때면 다른 팀과는 다르게 그분들과의 상담과 코칭을 떠 올리면서 팀 전체의 결과를 보게 됩니다.


'아.. 그때 말씀하셨던 상사분이 이분이시구나.. 아.. 정말 힘들었겠네..ㅠㅠ'

'아.. 그래서 그 리더분이 힘드셨구나.. 구성원 중 이분과 그렇게 맞지 않고 갈등이 있었던 거구나..ㅠㅠ'

'아.. 그 리더분이 걱정하던 분이 이 분이셨구나.. 고생하셨지만 보람 있으셨겠네..^^'

등등등등등.. 이전에 상담과 코칭에 대해서 다시금 재조명하게 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그때 이렇게 도와드렸으면 더 좋았을걸..' 하는 아쉬움도 남았습니다.

역으로 '그때 그 접근이 적절했구나! 다행이네..!'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또 다른 팀 리더의 경우에는 '지금은 잘 계시나? 이런 접근을 하시면 좋을 것 같은데.. 코칭 신청 다시 안 하시나??' 등등의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한 팀 한 팀 리더와 구성원들의 전체 결과를 놓고 보니 개인적으로 만날 때보다 훨씬 더 많은 것들이 보였습니다.

그 팀의 강점과 성공요인들이 눈에 확 들어왔으며, 리더와 구성원들이 어떤 노력과 실행을 했는지를 개인별로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팀과 개인들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어떤 노력을 한다면 좋을지에 대한 조언들이 떠 올랐으며, 그와 같은 노력을 통한 이룰 수 있는 그분들의 미래와 희망이 보이기도 하였습니다.



4. 눈물과 아픔이 보였습니다.


Photo by Tom Pumford on Unsplash


하지만 진단 결과를 분석하면서 각 팀의 성공과 성취, 그리고 더 큰 성공과 성취 가능성 및 잠재력만 보였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제가 모셨던 내담자분들이나 고객분들이 겪으셨던 심리적인 아픔이나 정서적 어려움이 유형과 숫자로 보이면서 더 진하게 공감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때 좀 더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위로해 드렸어야 하는데 라는 아쉬움도 생겼습니다.


이에 더하여 (저에게 찾아오시지는 않으셨으나) '지금 이 분은 극심한 심리적 고통을 겪고 계시겠구나..ㅠㅠ'라는 추정이 가능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런 조합이라면 리더가 구성원들에게 큰 마음의 상처를 줄 수밖에 없는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으며,

역으로 '지금쯤 이 리더분은 머리가 터지겠네.. 너무 힘드시겠다..ㅠㅠ'라는 생각이 들거나 '이 팀은 오히려 리더가 왕따를 당하고 있을 것 같은데..ㅠㅠ'라는 생각이 드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물론 이 모든 추론은 성격유형에 근거하여 (제가 충분히 다양한 전문적 경험이 있다는 전제 하에) 리더의 성향과 구성원의 특성들을 보면서 느낀 한 전문가의 개인적 소견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런 소견으로 인하여 진짜 문제가 있는 경우가 발견되거나 혹은 잠재적으로 있을 수 있는 문제나 이슈를 예방할 수 있다면 그 가치나 의미는 충분하지 않을까요?



5. 조직도 인격이 있습니다.


Photo by Toa Heftiba on Unsplash


조직도 인격이 있습니다.

조직도 인격이 있다는 의미는 조직이라는 존재도 사람이 느끼는 것과 유사한 과정을 겪는다는 점이며, 그 과정과 내용은 개개인이 경험하는 것과 아주 유사하다는 점입니다.

그에 더하여 조직이나 팀을 구성하는 각 개인의 성향까지 더해져서 훨씬 더 복잡한 심리적 과정이 발생하게 됩니다.


사람처럼 (집단) 지성에 의한 (집단) 사유를 하며 상호 간의 역동에 따른 (집단) 감정 혹은 정서라는 것이 있습니다.

마치 사람의 성격처럼 이를 느끼고 인식할 수도 있으며, 바쁘고 정신없는 일처리로 인해서 간과하고 지나갈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특정 성격 유형처럼 이와 같은 집단 내 심리적 이슈나 역동에 대하여 아예 관심이 없기도 합니다.


분명한 것은 조직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나름대로의 사고 과정과 감정 상태를 가지고 있으며,

이것은 과거의 경험과 개별 구성원들의 관계 패턴에 의해서 현재의 상태가 만들어지며,

이를 어떻게 다루는지에 따라 미래의 결과와 상태가 결정된다는 점입니다.



6. 조직도 케어가 필요합니다.


Photo by Online Marketing on Unsplash


조직도 사람과 마찬가지인 심리적 케어가 필요합니다.


그 첫 번째는 조직의 심리적 상태 혹은 조직 행동 경향성에 대한 점검입니다.

현재 조직은 (어떤 성향을 가진 사람들로 구성되었는지에 기반하여)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에 대하여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기본적인 행동 경향성을 기반으로 하여 조직의 행동 패턴(신중하고 사려 깊은지 혹은 적극적이고 행동적인지)과 문제 해결 접근(계획적이고 체계적인 접근 VS 상황에 따른 유연한 대응), 그리고 조직 내 중시하는 가치(성과나 결과 혹은 사람과 관계)와 정서적 상태(행복감 수준 및 스트레스 등) 등을 포함합니다.


두 번째는 이에 대한 원인과 과정 분석입니다.

조직이 현재와 같은 패턴을 보이게 된 과거의 경험들과 근본적인 원인들, 그리고 현재의 상태가 만들어지게 된 과정 등을 분석해야 합니다.

그에 더하여 현재 상태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들은 무엇인지(업무 특성 혹은 인적 자원 특성 등)를 분석하고, 그 과정과 결과들에 대해서 세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세 번째는 상태 개선입니다.

사람에 대한 진단과 평가라는 것도 문제점을 발견하고 그 원인과 과정을 밝혀내는데에서 그치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할 것인데?'라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마찬가지로 조직의 경우에도 '그래서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효과적인 대안과 솔루션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조직도 사람과 마찬가지인 심리적 케어가 필요하며, 상태나 원인에 따라서는 치료에 해당할 정도로 진지하고 깊이 있는 개입이 필요할 수도 있으며 반면에 굳이 안 해도 되지만 더욱 건강하고 행복한 조직이나 팀을 만들거나 향후 더 큰 성과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7. 당신의 조직은 안녕하십니까?


Photo by Hannah Busing on Unsplash


당신의 조직은 어떠십니까?

당신의 조직은 안녕하십니까?

당신의 조직은 서로 간의 상호 이해에 기반하여 열정과 즐거움을 가지고 일하고 있습니까?

아니면 서로 간의 다름을 조화하지 못하고 갈등과 대립으로 고통받고 있습니까?


당신이 조직의 오너나 리더가 아니라도 괜찮습니다.

당신이 소속해서 일하고 있는 조직은 어떠십니까?

당신이 행복하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심리적) 상태인가요?

아니면 당신에게 심리적 고통과 어려움을 주고 있는 상태입니까?


한 개인의 심리적 상태가 한 개인의 행동과 성과에 큰 영향을 주듯이

한 팀의 심리적 상태는 그 조직의 행동과 성과에 큰 영향을 줍니다.

한 개인이 정확한 자기 이해에 기반하여 적절하고 효과적인 심리적 케어를 받는다면 더욱 즐겁고 행복하게 일하면서 갈등과 문제들을 잘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한 팀이나 조직이 정확한 구성원들에 대한 이해에 기반하여 적절하고 효과적인 구성원 간 상호작용에 대한 케어를 받는다면 더욱 큰 협력과 조화를 통해서  행복하게 일할 수 있을 것이며,

더불어 조직 내/외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문제들을 잘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 개인의 경우에도 자신을 돌아보고 더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실행할지는 스스로 결정하는 것입니다.

한 팀과 조직의 경우에는 자신들을 돌아보고 더 효율적으로 일하여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실행할지는 본인이 결정(?)..............

하는 것은 아니며 조직의 리더나 경영자들이 결정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 속에 속한 개인들이 그것을 당당하게 요청할 권리는 가지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나 개인이 더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며, 조직의 성과와 더불어 내 동료들과 같이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당당하게 요구하세요!^^)




이상으로 저의 감동적인 프로젝트 마무리를 마칩니다.

이렇게 글까지 쓰고 나니 좀 정리와 진정이 됩니다.

이제부터 저는 다시 그동안 밀렸던 일들을 시작하고자 합니다!

이 글을 보시면서 여러분들도 여러분 자신과 여러분이 속하신 조직을 같이 고려하여 되돌아보시는 기회가 되셨기를 바랍니다~


저는 이만 다른 일하러ㅠㅠ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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