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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눈이 오나, 비가 오나, 검은 머리 파뿌리가 될 때까지. 관계에 대한 책임감
요즘은 결혼식도 트렌디한 유쾌한 축제와 같은 분위기이며, 주례사도 엄숙한 분위기의 설교가 아닌 부모들의 애정 가득한 당부나 결혼 당사자들의 감사인사로 대치하는 경우들도 많습니다.
예전에는 딱딱하고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마치 학교 조회에서나 볼 수 있는 교장 선생님 훈화와 같이 길고 진지한 설교조의 주례사가 흔했습니다.
당시 주례사나 결혼하는 사람들에 대한 당부 말로 흔히 쓰는 표현이 '눈이 오나, 비가 오나, 검은 머리 파뿌리가 될 때까지' 행복하게 살라는 것이었습니다.
아마도 그 표현 속에 내포된 의미는 '결혼한 후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함께 극복하고 이겨내면서 절대로 헤어지지 말고 늙어서까지 행복하게 잘 살라!'일 것입니다.
이는 당시의 결혼에 대한 책임감 수준과 행동 규범을 간접적으로 제시하는 말입니다.
어려움과 고난이 있더라도 이를 함께 극복해야만 하며, 그 어떤 장애나 문제가 있더라도 머리가 파뿌리처럼 하얗게 변할 때까지 헤어지면 안 된다는 사회적 규범을 강요하는 기능을 했습니다.
그래서 더 이상 결혼을 버티지 못하고 결별을 하는 것은 나쁜 것이며, 이혼을 부정적으로 생각하게 되고, 이혼한 사람들은 왠지 무책임하고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여기게 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세상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결혼을 꼭 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 세상일 뿐 아니라 결혼한 3쌍 중 1쌍이 이혼을 하는 것이 현 상황입니다.
'검은 머리.파뿌리'로 대변되는 사회적 강요나 압박도 많이 감소하게 되었으며, '한번 갔다 왔어~'라는 말이 아주 자연스러운 표현으로 받아들여질 정도의 세상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과정에서 결혼이라는 사회적 관계에 대한 태도나 결혼을 유지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서로 간의 책임감, 그리고 결혼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어느 정도까지 견디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대혼란이 발생하게 됩니다.
2. 결혼이라는 관계에 대한 책임은 어디까지인가?
책임의 사전적 정의는 '특정 상황 또는 관계에서 해야 할 임무나 의무'입니다.
대부분의 의미 있고 지속적인 대인관계에서는 해당 관계에 맞는 책임이라는 것이 생깁니다.
직장에서는 동료애라는 이름으로 같은 소속을 가진 사람들끼리의 긍정적이고 우호적인 관계를 강조하고 있으며, 친구들 사이에서는 우정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친구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것을 요구합니다.
만약 조직 내에서 일반적으로 조직 내 관계에서 요구되는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배신자' 또는 '부적응자'라는 낙인이 찍혀 조직 내에서 외톨이로 지내거나 심한 경우에는 적극적인 왕따를 당하기도 합니다.
또한 관계에 대한 책임이 명확하지 않은 친구 사이에서는 친구에 대한 기대나 요구 수준이 다르기 때문에 전혀 생각지도 못했는데 '너는 내 친구라면서 어쩜 그럴 수 있어? 내가 너 때문에 얼마나 힘들고 상처받았는지 알아? ㅠㅠ'라는 서운함과 비난을 듣기도 합니다.
이와 같은 관계에 대한 책임감은 서로 사랑과 애정으로 엮인 연애나 결혼 관계에서는 더욱 커지며 더욱 중요합니다.
그나마 썸을 타는 것은 제외하더라도 '오늘부터 1일! 이야!!'라고 확정 짓는 순간 본격적으로 연애를 한다는 설렘이나 흥분과 더불어 상대방에 대한 책임은 물론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 어느 정도 정해져 버립니다.
게다가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고 축의금이라는 비즈니스적 특성이 포함되며, 단순히 두 사람뿐 아니라 원가족까지의 거대한 통합적 관계로 확장되는 결혼은 더욱더 큰 의무와 책임이 발생하게 됩니다.
결혼을 한 후라도 아직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경우에는 그나마 마지막 희망(?)을 꿈꾸며 살 수 있으나...
정식으로 법적인 혼인신고를 하게 되면 '이제는 더 이상 도망갈 곳도 없구나!ㅠ'라는 마음과 더불어 헤어지고 싶은 경우 법적인 서류 정리가 필수이며 불가피하게 피 튀기는 전쟁과 같은 소송전을 치러야만 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더더더더더더더 큰 책임감은 자녀 탄생 시에 생기지만 이는 다다음 편 시리즈 글('자녀를 낳지 않는 5가지 이유')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나라 법률 어디에도 결혼이라는 관계에 부여되는 관계상 책임과 의무에 대하여 명문화되어 규정한 것이 없으며, 결혼 관계에서 무엇을 책임져야만 하고 어느 선까지 책임져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도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회적 다양성과 개인의 가치와 권리를 존중하는 시대적 분위기와 함께 결혼에 대한 인식과 판단도 다양화된 현재에는 결혼 관계에서의 책임과 의무에 대한 대혼란이 발생합니다.
결혼하는 사람들 각자가 다른 가족 문화 속에서 자라났으며, 참고할만한 주변인들의 생각과 판단도 매우 다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결혼 관계에서의 책임에 대한 내용과 범위에서의 각자가 가진 생각이나 기준의 차이는 부부간의 갈등을 만들어 내는 원인이 됩니다.
그렇다면 과연 결혼에서 "책임"을 가져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일반적인 사회적 관계나 같은 계열의 관계인 연애와는 다른 결혼 관계에서 특히 필요한 "책임"은 무엇일까요?
크게 구분하자면 부부 중 한 사람으로서 자신에 대한 책임과 상대방에 대한 책임, 그리고 결혼으로 형성된 가족 또는 가정에 대한 책임 등입니다.
3. 결혼 관계에서의 책임. 나 자신의 행동에 대한 관리
결혼 관계에서의 책임과 관련된 첫 번째 영역은 '(부부 관계 또는 가정 내 존재로서의) 나 자신에 대한 관리 책임'입니다.
결혼 전에는 개인적인 생활은 자기 맘입니다.
가족과 같이 산다고 해도 이미 성인이기 때문에 특별한 간섭을 받지 않으며, 자기 방이 있거나 독립해서 원룸을 얻어서 산다고 하면 그 안에서 무슨 짓을 하던지 별로 상관없습니다.
그러나 결혼을 통해 부부 관계를 맺게 되면 예전처럼 마음대로 행동할 수가 없으며, 상대방과의 관계 속에서의 자기 관리가 필요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게임이나 개인적 취미, 그리고 기본적인 개인 생활 관리입니다.
결혼 전에는 혼자서 밤새도록 게임을 하건 말건 아무런 상관이 없으며 자신이 원하는 개인적인 취미 활동을 마음대로 해도 됩니다.
또한 휴일이면 마음대로 늦잠을 자도 전혀 상관이 없으며, 연휴라면 씻지도 않은 채 배민과 더불어 뒹굴거리면서 방콕을 하더라도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신혼집에 두 사람이 함께 생활 공동체를 형성하는 순간 이전과는 매우 다른 동거인(?)을 고려한 자기 관리가 필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경제적인 측면, 즉 직장이나 경제적 활동 여부입니다.
홀몸(?)일 때에는 직장을 다녀도 그만 안 다녀도 그만, 다니다가 때려치우고 싶으면 자신의 의사에 따라서 그만둔다고 해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실업급여라는 좋은 제도도 있으며, 직장생활로 인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프리터족이나 긱 워커(정규직을 하지 않고 프로젝트 베이스로 아르바이트나 단기 계약직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직장인)를 해도 됩니다.
그런데 부부라는 정서적 공동체이자 경제적 공동체를 형성하게 되면 이와 같은 개인적 활동은 개인적 의사결정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부부 관계에 기초가 되는 경제적 기초를 무너뜨리는 무책임한 행동이 될 수도 있습니다.
4. 결혼 관계에서의 책임. 배우자에게 어디까지 요구할 수 있으며 어디까지 책임져야 하는가?
결혼 관계에서의 책임과 관련된 두 번째 영역은 '상대 배우자에 대한 책임'입니다.
전통적인 가부장적인 사회에서는 부부간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개념이나 정의가 비교적 명확합니다.
경제적인 부분이나 주요 의사결정은 집안의 가장인 남편이 담당하고, 가사적인 부분이나 양육과 관련된 부분들은 주로 부인이 담당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물론 이 범주를 벗어나는 행동들이 있을 수 있으나 그와 같은 행동을 평가하는 기준 자체는 가부장적 제도의 기준에 의거해서 판단합니다.
만약 경제적 책임을 감당하지 못하는 가장은 엄청난 비난을 감수해야 하며, 가사 능력이 떨어지는 배우자 또한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결혼 관계에서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대혼란의 시기에 '상대 배우자에 대한 책임'의 내용과 수준도 천차만별일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의 핵심은 서로 생각하는 '상대 배우자에 대한 책임'의 내용과 수준이 다를 수 있다는 데에서 시작됩니다.
자신이 생각하는 '상대 배우자에 대한 책임'은 "자신이 상대방 배우자에게 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것"뿐 아니라 "상대방이 나에게 제공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내용"도 포함합니다.
따라서 상대방에게도 '(내가 생각하는) 상대 배우자에 대한 책임' 수준의 요구를 하게 됩니다.
만약 내가 생각하는 '상대 배우자에 대한 책임'과 상대 배우자가 생각하는 '상대 배우자에 대한 책임'이 서로 차이를 보이면 보일수록 부부간의 갈등은 커지게 됩니다.
그리고 그 내용은 매우 다양할 수밖에 없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정서적 지원과 교류에 대한 것이며, 경제적인 책임과 지원에 대한 내용도 포함합니다.
또한 여가나 여유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에 대한 기대와 더불어 각자의 개인적 시간을 얼마나 인정해주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기대도 포함됩니다.
특히 부부 관계에서는 성과 관련된 기대와 요구는 빼놓을 수 없는 영역이며, 매우 사적이고 민감한 영역인 만큼 갈등이나 문제도 자주 발생하기도 합니다.
5. 결혼 관계에서의 책임. 가족 또는 가정에 대한 인식과 책임
결혼 관계에서의 책임과 관련된 세 번째 영역은 '가족/가정과 관련된 책임'입니다.
가족 및 가정은 3가지 정도의 세부 영역으로 나누어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부부 두 사람으로 구성된 가족이며,
두 번째는 두 사람이 만들어 낸 사랑의 결실인 자녀가 포함된 가족이고,
세 번째는 미우나 고우나 고려할 수밖에 없는 원가족을 포함하는 가족입니다.
첫째, 부부 두 사람이 만들어 내는 가족 문화에 대한 생각 및 그에 대한 책임감입니다.
앞서 자신에 대한 책임감과 상대 배우자에 대한 책임과는 별개로 부부 두 사람으로 이루어진 가족은 '1+1=2'의 기계적이고 물리적인 결합이 아니라 이전에는 경험해 보지 못했으며 명백한 정답도 없는 심리적 측면의 화학적 결합입니다.
세상 어디에도 나와 똑같은 성격의 사람이 없듯이, 세상 어디에도 똑같은 부부는 없습니다.
각자 개인적 인격체인 두 사람이 만나서 깊은 내면의 심리적 영역까지 공유하며 강한 역동과 혼란 속에서 탄생하는 새롭고 독특하며 고유한 두 사람 만의 상호작용입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두 부부의 안정적이고 건강한 가족 문화 형성이 제대로 이루어지는 것은 자녀나 원가족을 포함하는 가족의 확장 또는 포괄적 의미의 가족 관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역으로 보면, 두 사람 사이가 불안정하면 자녀를 낳은 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많으며, 원가족과의 사이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이슈나 갈등을 효과적으로 중재하는 데에서도 어려움을 겪습니다.
둘째, 자녀를 고려하였을 때 두 사람의 생각과 기대 수준입니다.
간단히 말해서 자녀를 낳고 싶은지 아니면 낳기 싫은지, 그리고 낳고 싶거나 낳기 싫다고 할 때 그 정도가 절대 불변의 수준인지 아니면 유연한 태도를 보이는지와 관련된 것입니다.
만약 두 사람 모두 절대로 낳기 싫어라는 입장이거나 혹은 자녀는 꼭 낳고 싶다인 경우는 그나마 문제가 덜 합니다.
하지만 한쪽은 자녀를 원하나 다른 한쪽은 절대로 자녀를 가질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문제가 발생합니다.
때로는 자신의 생각과는 다르지만 '나중에는 생각이 바뀌곘지!'라는 막연한 기대로 동의를 해주는 경우도 있는데, 만약 다른 배우자가 자녀를 원하지 않으나 생기면 어쩔 수 없는지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와 '천지가 개벽을 해도 내 인생에 절대로 자녀는 없어!'라고 생각하는 경우는 그 결과가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처음에는 자녀에 대한 생각이 전혀 없거나 혹은 있었다고 하더라도 결혼 생활을 하면서 그 생각이 바뀌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따라서 자녀를 낳을 것인지에 대한 결정과 상관없이 자녀 양육에 대한 기본적인 태도나 생각 정도는 기본적인 검증을 해 놓는 것이 좋습니다.
결혼 전 "절대 불가" 수준의 경우에는 이와 같은 논의가 필요 없어질 확률이 낮을 뿐인 것이지, 세상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입니다.
셋째, 원가족을 포함하는 넓은 의미의 가족에 대한 생각과 태도입니다.
이는 각 개인이 성장해 온 가족의 영향에 따라 천차만별이기는 하며, 지역이나 부모님 또는 원가족의 성격, 그리고 원래의 가족 분위기나 관계 등에 의해 영향을 받습니다.
그런데 원가족이 가지고 있는 가족 문화나 분위기 및 행동 규범은 상대적인 것이며 절대적인 정답은 없습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집안 혹은 경험의 다름은 '자연스러운 다름'으로 인정하거나 수용하기 보다는 '틀림'으로 인식하기 쉬우며, 그 틀림은 단지 부부 수준이 아니라 원가족에 대한 비난이나 책망까지도 이어져 서로에게 지울수 없는 상처로 남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사건들은 '4주 후에 뵙겠습니다!'라는 법관의 발언으로 유명한 "사랑과 전쟁"의 주요 소재로 활용됩니다.
구체적으로는 부부 싸움 중 '당신 엄마는 어떻게 나한테 그런 요구를 할 수 있어? 나는 정말 그렇게 몰상식한 분인지 몰랐어!'라고 하거나 한쪽 부모가 며느리 또는 사위에게 '대체 너희 집안은 가정 교육을 어떻게 받았길래 그렇게 기본이 안됬니? 참내.. 내가 이런거까지도 가르쳐야할지는 생각도 못했다!' 등의 비난을 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또 다른 예로는 자녀를 낳을 것인지에 대한 생각 차이입니다.
자녀에 대한 부모님 대의 생각은 꼭 낳아야 한다고 절대적으로 많으며, 낳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몇 명을 낳을 것이며 그 안에 아들이 꼭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이 다릅니다.
이와 같은 부모님 대사의 생각 차이는 결혼 전에 결혼식 비용이나 절차 등에서도 이미 경험해 보았을 것이며 적지 않은 내상을 입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이는 결혼 후 계속해서 겪게 되는 자잘한 이슈들에 비하면 서곡에 불과하기도 합니다.
6. 어떻게 할 것인가?
그렇다면 과연 이와 같은 결혼 관계에서의 역할과 책임 이슈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그 솔루션은 1) not 문제중심적 사고 but 균형적 사고, 2)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배려, 3) 합리적이고 건강한 Give-and-Take 등으로 요약해 볼 수 있습니다.
not 문제중심적 사고 but 균형적 사고
매체나 인터넷의 나쁜 점은 부정적인 면들을 침소봉대하는 편향된 어그로가 넘쳐난다는 것입니다.
맘 먹고 하루 종일 유튜브에 몰입해 있는다면 우리 사회가 엄청난 문제점을 가지고 있어서 금방이라도 망하거나 분열될 것 같은 걱정과 불안에 휩싸이게 됩니다.
그런데 결혼 관계에서 두 사람 간의 '사랑'과 '애정'이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될까요?
최소한 80%에서 90%는 될 것이며, 아주 낮게 보더라도 70%는 될 것입니다.
즉 결혼에서 두 사람 간의 문제가 아무리 심각하더라도 그 비율은 10~20%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아무리 힘들고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해도 그 비율은 20% 이내일 것이며, 두 사람의 굳건한 사랑과 애정은 80% 이지 않을까요?
결혼 관계에 있어서의 갈등은 피할 수 없으나 전체 결혼 관계상에서의 비율을 균형적으로 유지하시기 바랍니다.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배려
우리는 보통 비즈니스 상 고객에 대해서는 엄청난 존중을 하며 고객의 요구에 맞추어 주려고 최선을 다합니다.
그렇다면 업무 상에서 만나는 고객이 중요한가요, 아니면 당신과 검은 머리 파뿌리가 되도록 함께 하자고 약속했던 배우자가 중요할까요?
당신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고객은 내 옆을 지켜주고 나와 함께 손잡고 걸어가 주는 "내부고객"입니다.
바로 당신의 가족, 그리고 당신의 배우자입니다.
만약 당신이 당신의 배우자를 사랑하고 아끼고 존경한다면, 그 사람이 원하는 것을 만족시켜주고 싶지 않을까요?
이와 같은 이유로 신혼 초에는 큰 갈등이나 별 문제가 없이 지나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가까운 사람의 중요성을 잊고 상대방을 애정하고 존중하는 마음보다 나의 요구와 기대를 중시하는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오면서 갈등이 깊어지고 극단 대립이 심화됩니다.
상대방에 대한 애정과 존중, 그리고 배려, 이 초심만을 유지하고 있어도 심각한 갈등은 피할 수 있습니다.
합리적이고 건강한 Give-and-Take에 근거한 조율
부부 관계에서도 Give-and-Take의 원칙은 존재합니다.
이 세상에서 Give만 하면서 Take는 없어도 만족할 수 있는 관계는 자녀 관계 오직 하나입니다.
기본적으로 한 배우자가 경제적 책임을 오롯이 감당한다면 다른 배우자는 그 나머지를 감수하는 것이 균형적인 Give-and-Take입니다.
누군가가 자신의 생각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두세 가지 정도를 나의 의견에 맞추어 주었다면 그 상대방도 자신의 주장을 어느 정도 포기하고 상대방에게 맞추어주는 조율과 타협이 필요합니다.
만약 사사건건 자신의 주장만을 고수한다면 그 어떤 관계도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없습니다.
특히 결혼 관계와 같이 가장 많은 영역을 공유하고 가장 깊은 내면까지 함께해야 하는 사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합리적이고 건강한 Give-and-Take에 근거한 조율과 타협의 지혜가 필요합니다.
최근 우리 사회는 젠더갈등이 극심한 상태입니다.
급속한 사회적 변화에 따라 기존의 가부장적 사회가 해체되고 개인주의적 문화들이 주류가 되고 있으며, 그 영향은 일부 예외가 있으나 대부분은 남성과 여성의 성별 간 결합으로 이루어지는 결혼 관계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온 매체나 온라인상에서는 전통적인 성역할에 대한 재정립과 그에 따른 새로운 역할 정의에 여념이 없으며, 극단적인 일부 사람들의 경우 남성 혐오와 여성 혐오로 어그로를 끌며 사람들의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한남유충'과 '된장녀', '82년 생 김지영'과 '퐁퐁남' 및 '설거지론' 등 온갖 자극적이고 혐오와 대립을 부추기는 신조어들이 남발되고 있습니다.
오늘 논의한 여러 가지 주제들이 이와 같은 젠더 갈등에 대해 어느 정도 새로운 조망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는 틀림이 아니라 다름일 뿐이며, 서로 간의 적극적인 소통과 조율을 통해 보다 건강한 솔루션을 만들어 가고자 하는 노력과 실행이 필요합니다.
이는 우리 사회가 한 번은 겪어야 하는 성장통과 같은 필수적 과정이며, 이와 같은 성역할 및 결혼과 관련된 대혼란을 잘 극복하고 해결함으로써 우리 사회에 적합한 건강하고 새로운 결혼 관계 및 가족 문화로 나아갈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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