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박사의 직장생활 클리닉. 연령대별 직장생활 가이드
40대 직장인은 대부분 직장생활 경험이 10~15년이 넘은 사람들로서, 직장생활의 성숙기를 보내고 있는 사람들이다. 직장 내에서 새롭게 배우는 것은 거의 없지만, 자신의 업에서 한층 업그레이드된 질적인 향상이나 뚜렷한 업적인 내고자 하는 때이며, 동시에 직함에 관계없이 많은 후배들에 대한 관리자 기능을 하는 시기이다. 이들에게는 다음의 세 가지 키워드가 필요하다.
옛말에 ‘나이가 40이 넘으면 밥을 먹으면서도 질질 흘린다’는 표현이 있다. 저게 대체 무슨 말인가 궁금했던 적이 있었다. 직업 상 많은 사람들과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고 그들의 고민과 아픔을 공감하는 나의 입장에서 이를 해석해 보면, ‘나이가 40이 넘으면 여러 가지 신경 쓸 일이 많아지고, 이 때문에 한 가지 일에 집중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다.
40대 직장인은 그만큼 다사다난하다. 회사 내에서는 어느 정도 중요한 역할이나 지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업무의 난이도가 높고 복잡한 일처리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개인적으로도 본인뿐 아니라 본인의 가족이나 혹은 부모님을 돌보아야 하는 의무가 생기기도 한다. 그리고 미래를 생각한다면 돈도 좀 모아야 하는 시기이지만, 돈 나갈 곳은 엄청나게 많아지며 그 단위도 커진다.
즉 직장생활이나 개인생활에 있어 복잡성이 증가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들도 많아질 뿐 아니라 해결방법도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본인이 감당해야 하는 다양한 이슈들을 잘 정리하고 효율적으로 다룰 수 있는 노력과 실행이 필요하다.
개인생활과 직장생활의 균형을 잘 맞추어야 하며, 직면한 이슈와 문제들을 잘 정리하여 대처하지 않으면 소위 ‘빵구’가 날 수도 있다. 그리고 각각의 이슈에 대한 처리 방법도 다양하며, 어떤 방법을 적용하는지에 따라 그 결과가 다를 수밖에 없다.
즉 40대 직장인의 경우에는 본인이 처한 상황에 대해 계속해서 조망하고 리뷰하면서, 주요 이슈들을 정리하고 관리해야 한다. 그래야만 이 복잡한 일들을 관리하는 것이 가능하며, 만약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후일 더 큰 대가를 치르게 되는 경우가 흔하다.
40대 직장인의 경우, 직장 내에서는 어느 정도 높은 지위에 오를 수도 있으며, 많은 후배들로부터 연장자 대접을 받기도 한다. 이런 직장 내 대접이 본인의 현실을 망각하게 하는 마취제와 같은 기능을 할 수 있다.
만약 정년을 다 채운다고 가정한다고 하더라도 10년 이상의 직장생활이 남아 있으며, 그 이후까지 고려한다고 하면 아직도 20년 이상은 나름대로의 일과 경력을 수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런 사실을 자주 잊게 되며, 모든 것을 다 이룬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착각은 현재의 상황에 안주하게 만들 뿐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과 노력을 소홀하게 한다. 따라서 점차로 자신의 경쟁력이 떨어지나 이를 인식하지 못하게 된다. 그 결과 10년 후에는 현재에 비하여 뚜렷하게 경쟁력이나 상품성이 낮아지는 결과를 초래한다.
일단 현재의 상황을 만족하고 즐기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끝이 아니라는 생각을 반드시 해야 한다. 그래야만 현재를 기반으로 하여 미래를 계획하고,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이루어 낼 수 있다. 아직 샴페인을 터트리기에는 이른 시기이다.
단, 40대에 벌써 재산이 100억이 넘었다면 상관없다. 나머지 인생 동안 내내 돈을 쓰고 살기만 해도 되니까. 하지만 돈 말고도 다른 가치도 중시하는 사람이라면, 혹은 앞으로도 직장생활을 계속해야 할 필요가 있는 사람이라면 끝이 아니라는 생각을 되새겨야 한다. 자신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장기적 관점에서의 끊임없는 성장과 개발이 필요하다.
세상은 냉정하고 차갑다. 회사나 조직은 기본적으로 비인간적이다. 왜냐하면 인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회사나 조직은 성과나 결과를 만들어 내기위해 만든 목적적 집단일 뿐이다.
물론 10년 이상 내 청춘을 바친 곳이라면, 당연히 그만한 애착과 애정을 가지게 된다. 하물며 차곡차곡 적금을 부어 샀던 내 차에 대해서도 얼마나 애정이 가득한가?! 당연히 내 직장에 대해서도 감정적 이입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이런 마음을 ‘애사심’이라고도 하며, ‘정’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냉정하게 말하면 차는 차일 뿐이고 조직은 조직일 뿐이다. 그 근본적인 속성은 바뀌지 않는다. 조직의 이익이나 성과 창출에 기여하지 못한다면 조직은 나를 냉정하게 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진실이다. 이런 점을 고려해서 조직이나 회사에 대한 감정적인 짝사랑을 어느 정도는 접고, 냉정한 이별의 가능성도 생각해야 한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직장생활만 그런 것이 아니다. 사랑하고 아끼는 내 딸은 언젠가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해서 나를 떠나거나 독립하는 날이 오고야 만다. 그렇게 정들었던 친구들도 졸업을 하면서 헤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회자정리(會者定離)’요, ‘거자필반(去者必返)’이라 하지 않는가, 건강한 이별을 준비하라. 그리고 이별이 이루어졌을 때를 대비한 딴 마음을 진지하게 품어라. 적어도 이별 후 갈 곳이 있거나 만날 사람이 있는 사람은 쿨하게 현재와의 이별을 받아들일 수 있다. 그래서 지금부터 본격적인 딴 마음을 품는 것이 도움된다.
40대는 전 직장생활을 고려할 때 반환점을 돌았다고 볼 수 있다. 마라톤의 반환점에서 어떤 것을 해야만 할까? 아마도 지금까지 달려왔던 과정을 되돌아보고, 현재의 상태를 고려하여 나머지 반을 어떻게 달릴지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직장생활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직장에 첫걸음을 디뎠을 때부터, 내 청춘을 바쳐 열정적으로 일했던 과거와 그동안의 업적을 정리해 보라. 그리고 앞으로 나머지 반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도 고민과 계획을 시작하라.
단, 시작점에서는 기운이 넘치는 상태에서 시작한 마라톤이지만, 반환점을 도는 순간부터 마지막 테이프를 끊을 때까지는 남은 체력을 따 쥐어 짜내면서 달려야 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이 때문에 현재 기준으로 조망과 리뷰가 필요한 것이며, 장기적 관점을 가진 Re-Setting이 필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