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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박사 레오 May 06. 2024

저성과자 이슈,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기획과 준비

CEO와 HR을 위한 심리학. 구성원의 저성과 및 저성과자 이슈

Photo from Getty-Images



1. '사계(四季)'라는 노래를 아십니까?


Photo from lpmuseum.com


빨간 꽃 노란 꽃 꽃밭 가득 피어도

하얀 나비 꽃 나비 담장 위에 날아도

따스한 봄바람이 불고 또 불어도

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


여러분은 혹시 '사계'라는 노래를 아시나요?

저는 지금도 이 노래를 들으면 한편으로는 가슴이 먹먹하고 아려옴과 동시에 당시 내가 속한 사회의 공정과 바름을 위해서 나름대로 노력했던 시절의 기억들이 떠오릅니다. 

아마도 유쾌한 리듬과 힙합 랩을 포함한 '거북이'라는 그룹의 "사계"라는 노래에 익숙하신 분들은 이게 무슨 소리인가 생각하실 것입니다. 

그런데 이 노래는 원래 70~80년대 경제 성장이라는 국가적 목표 하에 개인의 희생과 착취가 정당화되었던 시절, 산업 역군으로 불렸던 여공들의 고통스러운 현실을 반영한 노찾사가 부른 슬프디 슬픈 민중가요였습니다. 


이 노래가 발표된 1989년 우리의 노동 현실은 암울했습니다, 

이후 1987년 민주화 운동을 시작으로 하여, 1988년 서울 올림픽을 거쳐 2002년 월드컵을 거치며 2005년 처음으로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에 진입하는 등 외형적인 성장과 발전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2020년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현재를 되돌아본다면, 외형적인 성장에 준하는 조직 구성원을 대하는 방식과 구성원을 존중하는 조직 문화의 성장과 발전은 어느 정도 이루어졌는가를 진지하게 반성한다면 아직도 개선하고 노력해야 할 부분들이 많다는 생각을 떨칠 수는 없습니다. 



2.  저성과자 관련 해결책의 변천 과정


Photo from Getty-Images


저성과자와 관련된 이슈의 경우에도 이와 같은 시대적 변화와 조직이 구성원을 대하는 성숙하고 건강한 방법들의 발전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2017년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김과장'이라는 드라마가 있었습니다. 

그 드라마 내용에는 조직에서 내보내고 싶은 사람들은 복도에 책상을 주고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하는 등 심한 수치와 모욕을 줌으로써 스스로 회사를 나가도록 하는 회사의 부당한 해고 촉진(?) 방법들이 나옵니다. 

다소 과장된 것처럼 그려지는 해당 내용은 2000년대 초반까지는 실제 현실이었으며, 노동법은 있으나 지켜지지 않는 문서상의 노동법으로 인하여 근로자들의 일방적인 희생이나 조직의 가학적인 행태들이 만행하였습니다. 

당시에는 저성과자라는 개념 자체가 분명하지 않았던 시절이며, 조직 중심의 관점에서 조직의 임의적이고 주관적인 판단을 기초로 하여 퇴출자를 선정하고 비인간적 방식으로 압박을 하는 것이 관행이었습니다. 


얼마 전 S모시에서 시행한 "‘근무평가 최하위’ 공무원 첫 직위해제"와 관련된 기사들이 여러 매체에 나온 적이 있었습니다. 

근무평가 기준 최하위 근무평가자 4명의 대상자를 선정하고 진단과 교육을 한 후 3명은 전보조치하고 1명은 결국 지위해제를 했다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정확히 말하면 이번 S모시의 프로그램 및 직위해제는 "첫" 시도는 아니었습니다. 

2000년대 후반 이미 '현장OOOO단"이라는 이름의 프로그램을 운영하였으며, 당시 1년에 걸친 재교육과 총 3차에 걸친 교육 및 개선 정도 평가에 기반하여 직위해제를 실시했던 것이 첫 사례였습니다. 

프로그램이 과연 합당하고 적절했는지에 대한 논란도 많기는 하나 당시 해당 프로젝트에 참여하였던 저의 개인적인 견해로는 1) 대상 인원의 선발, 2) 선발된 인원에 대한 저성과 원인 분석을 위한 진지하고 심층적인 역량 심리 진단, 그리고 3) 1년에 가까운 기간 동안 집중적인 교육과 훈련을 제공하고, 4) 그에 따라 1차 복귀, 2차 복귀, 그리고 3차 최종 평가를 실시하는 등 '저성과'의 개념 정리/정의와 그에 대한 절차적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이 반영된 (당시의 분위기와 상황을 고려하면) 획기적이고 의미 있었던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필두로 하여 민간 기업 CEO 출신이었던 이OO대통령과 같은 행정 지도자의 성향과 맞물려 우리가 다 아는 내로라하는 공기업들은 여러 가지 이름으로 된 소위 '저성과' 관련 프로그램을 실시하였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워낙 위정자의 지시에 의하여 반 강제로 실시된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 식의 대상자 선정으로 인하여 조직 내 분란과 갈등이 심화되었으며, 교육 대상자로 선정된 사람들의 경우에도 부당함과 억울함을 호소하는 일이 잦을 정도로 많은 문제들이 있었습니다. 

중립적인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평가해 보자면, 당시에는 '저성과'의 개념과 정의도 불분명하였으며 대상자 선정 절차도 공정하다고 보기 어려웠고, 

특히 평가자의 온정주의와 서열 위주의 고과 부여가 만연한 가운데 고과를 중심으로 한 선정 등으로 인한 불공정과 부당함에 대한 이의제기가 많았으며, 

더욱이 교육 과정에서 'OOO 농군학교'와 '해병대 캠프' 등 군대문화가 반영된 처벌식일 뿐 아니라 개인의 인권을 존중하지 않는 교육 내용이나 경영진의 태도들이 문제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이 당시에는 이와 같은 내용들을 기반으로 한 집합교육 형태의 저성과자 프로그램이 유행처럼 번져 나갔으며, 대상자를 선정하는 사람이나 대상자로 선정된 사람, 그리고 해당 교육을 운영하는 사람까지 모두가 괴롭고 힘든 시기를 보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와 같은 집합 교육은 거의 사라진 상태이며, (때로는 다른 구성원들은 모르게) 개인 커리어 코칭 형태의 일대일 교육 형식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3.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Photo by Dylan Gillis on Unsplash


지금도 저성과 이슈와 관련된 프로그램과 관련된 새로운 문의가 한 달에 한 번씩은 옵니다. 

그런데 실제 프로그램 운영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적은 편입니다. 

그만큼 프로그램 기획과 운영 과정에서 중단되거나 연기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다른 어떤 프로그램보다도 사전에 충분한 준비를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실제 저성과 프로그램의 운영 자체는 단순합니다. 

리더십 교육 등과 같은 다른 교육 프로그램과 유사합니다. 

즉, 대상자 선정 - 사전 진단 - 워크숍 등 집합교육 and/or 코칭 등 개별 교육 - 사후 역량 향상도 평가 등의 순서로 진행하면 됩니다. 

이에 비하여 저성과 관련된 교육은 조직 내 공감대 형성에 기반한 대상자 선정과 교육 대상자에 대한 통지 등 사전 준비 작업 수준에 따라 그 성공여부가 결정됩니다. 


조직 내 공감대 형성 과정은 모두가 동의하고 납득할 수 있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대상자 선정 방법과 관련된 문제입니다. 

어떤 지표를 중심으로 대상자를 선정할 것이며, 해당 지표를 중심으로 선정하는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공정성 이슈나 반론들을 고려하여 대비하는 것입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빠지지 말아야 할 것은 바로 노조와의 협의로써, 무조건 반대하는 노조도 많을 뿐 아니라 이 단계에서부터 노조와 협의를 하는 것이 나중에 생길 수 있는 문제들을 최소화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기본적으로는 직장 업무 수행에 관한 대표적인 양적 지표인 성과 지표는 가장 기초가 되는 지표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다면평가 등 동료 또는 상사가 평가한 양적 지표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혹은 회사에 따라서는 (고과 평가 후) 리더의 지명이나 의뢰에 의해서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되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그 어떤 지표를 사용하건 간에 이미 조직 내에서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이 되어 있어서 프로그램 자체에 대해 이미 인지하고 있거나 자연스러운 절차 중 하나로 인식하도록 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교육 대상자 통보와 관련된 문제 역시 중요한 이슈입니다.

최근처럼 개별적인 코칭의 형태로 진행되는 경우에는 교육 통보 자체를 인사팀이 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전처럼 대규모 집합교육 형식으로 실시되는 경우에는 교육 대상자로 선정된 리더들만 따로 모아서 교육 통지 방법에 대해서 따로 교육을 하기도 했습니다. 

왜냐하면 리더들의 입장에서도 이는 아주 드문 일이기도 하고 다른 어떤 교육과 비교한다고 해도 이야기하기 껄끄럽고 불편한 일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교육에 대하여 어떻게 소개를 하고 대상자 선정과정이나 향후 프로세스 등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는지에 따라서 이후 교육에 대한 참여도나 몰입, 그리고 반발심이나 적대감 등에서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일 수밖에 없습니다. 



다음 글에서 계속됩니다. 


저성과자 이슈,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실행 편

4. 원인 분석을 위한 심층적/종합적 역량진단(심리검사)

5. 실질적 성과 향상을 위한 실행 방안

6. 진정성으로 접근하라



https://brunch.co.kr/@mindclinic/882


https://brunch.co.kr/@mindclinic/8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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