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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박사 레오 Jul 01. 2019

부모의 반성과 사과가 훌륭한 행동인 이유

행복한 엄마, 그리고 행복한 아이. 부모도 자녀에게 사과하라

행복한 엄마, 그리고 행복한 아이

반성과 사과는 상당한 용기가 있어야만 하는 훌륭한 행동이다. 왜 그런지에 대해서는 사과나 반성이 없는 경우를 생각해보면 간단하다! 사과나 반성이 없는 사람들을 보면 어떤 생각과 기분이 드는가? 아마도 화가 치밀어 오르고 공격적인 마음이 끓어오를 것이다. 반성할 줄 모르고 사과할 줄 모르는 사람의 예는 당장 인터넷이나  뉴스를 조금만 살펴봐도 넘쳐난다. 


그런 사람들을 보면서, 우리는 '어쩜 인간이 저럴까?!', '대체 왜 저러는 거야?'라고 반문하는 경우들이 많다. 그런데 생각보다 반성이나 사과는 고차원적인 행동이며, 상당히 성숙된 인격이 있어야 하는 행동들이다. 생각보다 쉬운 행동이 아니며, 오히려 반성이나 사과를 하는 사람들을 용기있고 훌륭한 사람들로 보는 것이 더 맞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1. 자신의 단점이나 문제를 인정하는 것만도 용기이다


사과나 반성의 전제는 자신의 단점이나 문제를 인정하는 것이다. 그래야 사과와 반성이 나올 수 있다. 이와 같이 자신의 단점이나 문제를 인정하는 것만도 큰 용기가 필요하다. 


잘못을 하는 경우에도 자신이 잘못했다는 것을 아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상대방이 왜 화나 났는지, 그리고 내가 어떤 부분에 대해서 상처를 주었는지에 대해서도 인지하는 경우가 흔하다. 하지만 나 자신을 방어하기 위하여, 혹은 내가 비난받을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하여 우리는 이를 쉽게 인정하거나 수용하지 못한다. 거꾸로 자신의 행동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하거나 명분을 찾아 이를 설득하려고 한다. 이를 변명이라고 한다. 


아이를 엄하게 다루는 부모들은 당연히 아이가 긴장하고 두려움에 떨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아이의 부정적인 심리적 상태를 준 것과 관련된 문제점을 인정하기보다는 '너 잘되라고!' 내지는 '바르게 성장하도록' 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항변한다. 게다가 "내" 자녀이니까 "내"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가장 상위적 원칙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그 정도가 더욱 심하다. 


이와 같은 강압적 양육태도는 실제로는 상당히 편리함을 가져온다. 왜냐하면 자녀의 행동을 통제하기 쉽기 때문이다. 강력한 독재정치 하에서는 위정자는 큰 고민을 할 필요가 없다. 그냥 본인 맘대로 하면서, 말을 듣지 않는 사람은 잡아들이고 처벌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강력한 독재정치가 영원한 것을 보았는가? 독재정치에 저항하는 세력들이 꾸준히 성장하면서 어느 순간 균열이 생기고, 결국은 무너지고 마는 역사적 사실은 무수히 보아 왔다. 그 이유는 독재정치 자체가 국민들의 내적 분노와 적대감을 키우며, 이는 결국 강력한 저항의식과 더불어 '더 이상 참지 못하는 순간'이 되면 행동으로 분출되기 때문이다. 


강압적인 양육태도도 마찬가지이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에는 별 문제가 없어 보이며, 아이들은 (실제로는 어쩔 수 없이) 부모의 양육태도에 순응하게 된다. 그러나 아이도 나름대로의 판단을 하는 나이가 되거나 혹은 친구들의 부모들의 행동을 보면서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느끼게 된다. 그리고 이런 내적 사고의 변화는 (아직 힘이 없는 시절에는) 수동-공격적인 행동으로 나타나다가 청소년기나 성인이 되어서는 "빵~"하고 터져버리고 만다. 


터지는 방향이 내적 분노와 적대감의 원천인 부모를 향하는 경우는 그나마 낫다. 만약 이런 분노와 적대감이 스스로를 향하게 되면 스스로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으로 철저하게 무장되어 있는 아주 우울한 사람이 된다. 그래도 사랑에 기반을 둔 양육태도의 문제를 독재자에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 않느냐고? 아이들에게 있어서 부모란 독재자 보다도 더 절대적인 권력을 가진 훨씬 더 무서울 수도 있는 권력자 지위에 있다는 점을 기억하라. 


이와 같은 숨겨진 진실을 보는 것은 용기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자신이 지금까지 내가 가장 사랑한다고 자부하던 자녀에게 가장 큰 상처를 주는 사람이었다는 고백을 해야 하는 것이며, 자신의 가치관이 잘못되었다고 인정해야 하며, 새로운 양육방법을 학습하기 위한 노력과 실행을 보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당한 용기와 결심이 필요하다. 



2. 문제를 해결한다


그래도 반성을 하고 사과를 하는 경우에는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이 뚜렷하게 높아진다. 단, 진지한 사과와 반성의 경우에 그렇다. 


회사에서는 정기적으로 다면평가라는 것을 진행하는 경우가 있다. 리더의 행동에 대하여 구성원들이 평가하고 피드백하는 인사평가 시스템의 일종이다. 그런데 다면평가를 하고 난 후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은 리더가 느끼는 첫 번째 감정은 대부분은 "분노"와 "서운함"이다. '그동안 내가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마음으로 잘해주려고 애를 썼는데, 저런 피드백을 하다니! '가 핵심이다. 


그래서 다면평가 결과지에는 항상 '다면평가 결과와 관련하여 부하직원들에게 부정적 피드백을 하거나 평가자를 색출하려는 행동을 하지 마십시오!'라는 단서가 항상 붙는다. 이처럼 명백하게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꼭 부하직원들을 불러서 '너네가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냐?'라던가 혹은 '정말 서운하고 배신감을 느낀다!'라고 말하는 리더들이 있다. 그리고 '대체 불만이 뭐야?'라고 말하거나 '직접 대 놓고 말하라는 말이야!'라고 더 큰 화를 내기도 한다. 이런 경우 백이면 백, 다음 해의 평가는 더 나빠진다. 


이런 행동의 문제는 자신의 문제점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으며,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거나 공감하지 않으려는 태도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문제의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지 않고, 타인(즉 평가에 참여한 구성원들)의 탓을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는 절대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자신도 인간으로서 부족할 수도 있으며, 좋은 의도였음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는 잘못된 행동이나 문제를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용기가 우선되어야 한다. 이런 용기는 마음과 귀를 열며, 상대방의 입장이나 그동안 보지 못했던 고통과 어려움을 볼 수 있게 해 준다. 그리고 만약 내가 잘못된 부분들이 있다면 충분히 반성하고 사과하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을 개선하려는 노력과 실행을 시작하면 된다. 이것이 바로 "해결"이다. 


사람이니 당연히 부족한 존재이며, 잘못할 수도 있다. 그리고 잘못한 것에 대해서는 사과하고 책임지며, 부족한 것은 채우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진지한 내적인 반성과 사과가 없다면 이 모든 것은 허사로 돌아간다. 


'욱'하는 마음에 아이에게 버럭 소리를 지를 수는 있다. 하지만 아이의 놀래고 무서웠을 마음을 생각하여 '미안해, 아빠가 잘못했어! 사과할께!!'라는 말과 더불어 '앞으로는 소리 지르지 않을께, 미안해!'라고 말하는 순간 아이는 덜 두려워지며 상처 받았던 마음이 어느 정도 치유된다. 


자신의 관점에서 다그치거나 비판해서 회사를 그만두고 싶을 정도로 마음의 상처가 깊어져 퇴사를 결심하게 된 부하직원에 대해서도 '자신의 부족함과 그동안의 상처 주었음'에 대하여 사과하는 것이 필요하다. 진지한 사과와 더불어 그 사람의 어려웠던 점에 대해서 이해하고 수용해주어 개선을 약속한다면 그는 퇴사 결심을 바꿀 수도 있다. 


이처럼 진정한 반성과 사과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핵심적 단계이다. 문제로 인하여 상처 받은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달랠 수 있으며, 그로 인한 부정적 결과들을 바꿀 수 있다. 적어도 문제로 인한 부정적 영향이나 파급효과들을 최소화할 수 있다. 



3. 내적 성장과 미래를 가져온다


만약 반성과 사과가 진지하고 진정성이 있다면, 궁극적으로는 행동 개선이 이루어진다. 잘못된 부분이 분명하고 그에 따른 부정적 결과들이 확실하다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리고 동일한 문제를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  


동일한 문제를 반복하지 말기 위해서는 변화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변화가 성공한다면 틀림없이 내적인 성장과 더불어 더 긍정적이고 성숙한 미래가 찾아올 것이다. 


축구 대표팀이 때로는 경기에서 질 수도 있다. 어떻게 모든 팀을 다 이기겠는가? 이기고 지고의 문제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그 이후에 어떻게 대처하고 행동하느냐의 문제이다. 그래도 잘했던 점들을 리뷰함과 동시에 미흡하고 부족했던 점들을 고려하여 새로운 전략과 전술을 통해서 다음번 경기에서 더 좋은 실력을 보여주면 되는 것이다. 


부모라는 역할은 생각보다 훨씬 더 어려운 것이다. 왜냐하면 '처음' 해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자녀의 입장에서만 부모의 역할을 보아왔으며, '글로 읽고 준비한' 부모 역할만을 배워왔을 뿐이지 실전은 처음 해보는 것이다. 그래서 막상 부모의 입장이 되고 나면 그동안 생각하지 못했던 이슈들에 부딪치게 되고 소위 '마음처럼 안 되는 것'이 부모 역할이다. 


리더도 마찬가지이다. 비록 회사에서 리더십 교육을 제공해주기도 하지만, 이론적이고 개념적인 접근인 경우도 많으며, 이상적 기준에서 하라는 것은 많지만 어떻게 하는지를 실전에 적용하는 것은 다른 문제이다. 막상 실전에 돌입하면, 내 마음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부하직원들을 보면서 '감정'이라는 것이 생기고 어려움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궁극적인 결과는 그다음의 행동으로 결정된다. 실수를 하거나 잘못을 하지 않는 부모나 리더는 없다. 모두들 처음에는 시행착오라는 것을 할 뿐 아니라 실수나 잘못을 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좋은 부모' 혹은 '좋은 리더'라는 것은 진지한 반성과 내성을 통하여 문제점을 개선하고 더 '좋은 부모'나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데에서 차이가 난다. 


진지한 반성에 기반하여 잘못이나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진지한 노력과 실행을 보이는 부모나 리더는 이후 진정한 "좋은 부모"나 "좋은 리더"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런 노력을 게을리하는 사람들은 좋은 리더나 부모가 되기 어렵다. 오히려 자녀나 부하직원의 탓을 하거나 비난하는 더욱더 공격적인 리더나 부모가 되어, 더 큰 문제를 일으킬 것이다. 


이를 '평행선의 오차'라고 한다. 즉, 지금 당장은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시간이 경과하고 경험이 쌓여갈수록 큰 차이가 벌어진다. 그 핵심적인 전제가 바로 '진지한 반성'과 그에 기초하여 문제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노력과 실행'이다. 




문제행동을 보이는 부모나 리더에 대해서 크게 비난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그들도 나름 희생자들이기 때문이다. 그들이 그런 행동을 보이게 되는 데에는 그들의 부모나 리더의 책임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가끔씩 내담자분들이 자신의 양육행동이나 리더로서의 보이는 모습에서 자신이 그렇게 혐오하고 싫어했던 모습들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너무 놀랄 때가 있다. 알고 보면 그들도 아파왔으며, 고통받아왔고, 그래서 그런 행동을 보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적어도 그 아픔이나 고통을 대물림하지는 않겠다는 의지와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가장 첫 번째 과업이 바로 '반성'이며, 그다음이 '사과'이다. 진지한 반성과 사과는 문제를 해결하고 상대의 마음을 치유한다. 그리고 더 좋은 나의 모습을 만들어 나가는 데에 크게 기여하거나 더 성숙한 관계와 상호작용을 만들어 낸다. 그런 점에서 충분히 가치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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