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서 결혼하는데
왜 이렇게 마음이 싱숭생숭할까요?

by 노박사 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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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유독 제 고객과 내담자분들 중 결혼을 앞두신 분들이 많네요.

그분들의 안전한(?) 결혼과 결혼 이후의 행복한 삶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바칩니다!




1. 매리지 블루(Marriage Blue)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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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지 블루란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신부가 겪는 설명하기 애매한 우울감과 불안, 마음의 흔들림을 통칭하는 표현입니다.
결혼 이후 삶의 변화가 가까워질수록 “정말 결혼해도 될까?”라는 내적인 불확실성과 미래에 대한 걱정이 커지는데, 이때 나타나는 정서적 불안정이 메리지 블루의 주요 특징입니다.

결혼이 현실로 다가오면 새로운 가족 구성, 생활 방식과 사회적 역할의 변화뿐 아니라 결혼 준비 과정에서 겪는 수많은 작은 갈등들이 한꺼번에 몰려옵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정말 맞는 커플인가?” 하는 회의감과 “앞으로 더 큰 문제들이 생기면 잘 풀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뒤섞이며, 온갖 잡생각이 솟구치는 것이지요.


실제로 생활사건 스트레스 조사에서 결혼은 인생에서 겪는 큰 스트레스 사건 상위권에 해당합니다.
예식 준비와 스드메, 신혼집 꾸미기, 양가 혼주와 하객 문제처럼 현실적인 문제들이 쌓이면서, 이상적으로 꿈꾸던 결혼식과 결혼 생활에 대한 환상이 무너지게 됩니다.

더불어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의견 충돌이나 대립은 상대방에 대한 의심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증폭하게 합니다.

이 과정에서 '정말 결혼해 될까?'라는 걱정과 불안감이 늘어나면서 매리지 블루는 심화되게 됩니다.



2. 결혼을 인륜지대사라고 말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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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은 좋아하니 연애를 하게 되고, 연애가 깊어지면 결혼을 결정하게 됩니다.

그래도 결혼을 생각할 정도면 나름대로는 현실적 여건들을 고려하기는 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사랑과 애정이 가득한 긍정적 정서 속에서 하는 감정적 판단과 결정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막상 결혼이 다가오는 순간, 엄청난 현실의 장벽을 실제로 느끼게 됩니다.


실제로 결혼은 개인의 삶은 물론 원가족을 포함하는 전체 가족 체계에 영향을 미치며, 사회적 관계나 상호작용까지도 변화시키게 됩니다.

게다가 결혼은 사람을 좋아하고 말고의 심리적이고 정서적 수준이 아니라 법적 책임을 부과할 뿐 아니라 보다 현실적인 경제적 파트너십까지 맺게 되는 속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삶을 살아가면서 이 정도 수준의 심리 내적 및 환경적 변화를 통째로 바꾸는 사건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이와 같은 측면에서 결혼은 '인륜지대사(人倫之大事)'라 할 만큼 큰 변화이며 그에 따르는 심리적 부담이나 긴장감을 경험하게 합니다.



3. 결혼이 다가올수록 생기는 심리적 증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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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결혼사 중 '한 사람을 만나 검은 머리가 파뿌리 될 때까지 함께 살아가는 것'이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이 문장 안에 결혼 전 경험하는 심리적 부담과 스트레스의 내용이 다 들어가 있습니다.


대한민국을 기준으로 여러 가지 조건을 고려할 때 결혼 가능한 이성을 1만 명만 잡는다고 하더라도, 그중 '한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한다는 것은 잠재적 후보자 9,999명을 포기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게다가 마음이 안 맞으면 헤어질 수도 있지라고 생각하는 연애와는 달리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될 때까지'는 최소한 30년 이상의 관계 지속을 가정합니다.

이에 더하여 '함께 살아가는 것'이라는 것 이면에는 지금까지 자유롭게 나 자신을 위해 투자하고 즐기면서 살던 삶을 포기하고 누군가와 동반하는 삶을 포함하는 인생을 선택한다는 것을 말합니다.


이 정도만 떠올려 보아도, '제대로 결혼 생활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자신의 능력과 태도에 대한 걱정만으로도 충분히 마음이 무거워질 수 있습니다.

여기에 '이 사람이 이 모든 약속을 지키며 같이 갈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까지도 더해지는 순간, 심장과 머릿속은 그 복잡함과 부담감에 터져나갈 듯한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사소한 일에도 예민해지고, 왠지 모를 손해 보는 느낌이나 짜증, 욱하는 마음들이 조절되지 않는 경험을 자주 하게 됩니다.



4. 그래서? 결혼을 안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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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연구와 웨딩 업계 자료를 보면, 약혼 후 결혼 전에 결혼을 취소하는 비율은 15~20% 정도(미국 기준)라고 합니다.

이는 그만큼 결혼 전에 겪는 심리적 부담과 스트레스가 강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결혼 전에 겪는 이와 같은 심리적 부담감과 스트레스는 결혼 후에 실제로 겪게 되는 현실적인 적응을 위한 노력이나 그와 관련된 심리적 노력과 투자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일 수밖에 없습니다.

역으로 생각하면 결혼 전 스트레스도 못 견딜 정도라면 결혼 후 적응 과정을 견디기 힘들 것이라 예측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결혼 결정 자체를 충동적으로 했거나 지나치게 순간적인 감정에 의해서 결정했을 수 있습니다.

또는 약혼 후 폭력이나 도박, 심각한 거짓말이나 가치관의 극단적 대립 등 구체적인 위험 신호들이 반복된다면 결혼을 하지 않는 것이 나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충분한 심사숙고를 거쳐 여러 가지 측면을 고려하였으며, 서로 충분한 대화를 나누면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결혼을 결정했다면 예비부부들 자신의 결정을 신뢰하기 바랍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결혼 전에 겪는 많은 심리적 증상들은 실제로 벌어진 사건이라기보다, 미래에 대한 불안과 걱정에서 출발한 문제 중심적 생각들에 근거한, 일시적이고 부정적인 감정 현상일 가능성이 큽니다.

충분한 검토와 심사숙고를 거쳐 내린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일시적인 상황과 감정에 휩싸여 뒤집어 버리는 것은 오히려 비합리적 결정이 될 수 있습니다.



5. 당신들의 선택을 신뢰하라!


hoi-an-and-da-nang-photographer-4Vrf5szX8A4-unsplash.jpg Photo by Hoi An and Da Nang Photographer on Unsplash


본격적인 매리지 블루가 오기 전에는...

'이 사람을 진심으로 사랑한다!'라고 생각했습니까?

'이 사람이라면 충분히 함께 노력하면서 남은 삶을 함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나요?

'이 사람이 내 옆에 있다면 의지가 되고 위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심리적 안정감과 신뢰를 경험하셨나요?

서로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결혼과 관련된 서로의 걱정을 나누면서 상의하고 해결하여 왔던 것이 맞습니까?

단, '그때는 그랬으나, 이제 와서 생각하니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경우는 제외하시기 바랍니다!


만약 이 질문들에 대한 여러분들의 대답이 대체로 "Yes"라면...

그때, 당신들의 경험과 판단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당신들이 서로의 생각과 경험을 나누면서 느꼈던 그때의 행복감을 되살려 보시기 바랍니다!

그 당시 가졌던 상대방에 대한 확신과 믿음을 신뢰하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결정했던 나 자신의 심사숙고 능력과 합리적 판단을 신뢰하시기 바랍니다!



6. 사랑하고 연애하라!


nathan-dumlao-EdULZpOKsUE-unsplash.jpg Photo by Nathan Dumlao on Unsplash


사람이 누군가를 사랑하고 애정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 중 가장 중요하고 기초가 되는 본능입니다.

사람이 누군가에게 사랑과 애정을 받고 싶어 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 중 가장 중요하고 기초가 되는 본능입니다.

이와 같은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은 인간의 본능을 충족할 것인가, 말 것인가 하는 것은 선택의 문제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인간 본연의 본능을 간과한다면 '외로움' 또는 '고독' 등의 감정을 경험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결혼이라는 형식을 받아들일지에 대한 판단은 다른 차원의 문제입니다.

'결혼을 꼭 해야 합니까?'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데, 다음과 같이 대답하곤 합니다.

'결혼은 해도 행복하고, 안 해도 행복할 수 있습니다. 또한 결혼은 해도 불행하고, 안 해도 불행할 수 있습니다!'

결국 결혼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 하는 것도 선택의 문제이기는 합니다.

그런데 두 사람이 서로 사랑하고 애정하다 못해, 결혼이라는 형식을 통해서 보다 공고하고 안정적인 사회적 형식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면, 그 또한 건강하고 바람직한 선택입니다.



7. 매리지 블루를 다루는 건강한 방법 3가지


jade-sia-U6ZyDfDizFc-unsplash.jpg Photo by Jade sia on Unsplash


그렇다면 결혼 전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메리지 블루는 어떻게 다루는 것이 좋을까요?

물론 다른 심리적 어려움이나 정서적 문제를 해결할 때 쓰는 일반적인 방법들도 충분히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메리지 블루는 결국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심리적 반응입니다.

그래서 혼자만의 힘으로 해결하려고 하기보다는 예비 배우자와 함께 다루고 해결해 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첫 번째는, 메리지 블루로 인한 심리적 어려움 자체를 서로 인정하고 존중해 주는 것입니다.

메리지 블루는 상대방의 문제나 잘못이라기보다, ‘결혼’이라는 인륜지대사(人倫之大事)를 겪는 과정에서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감정입니다.

이런 감정을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이고, 서로가 안전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허용해 주는 것만으로도 상당 부분 완화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갈등 관리의 예행연습 기회로 활용하는 것입니다.
메리지 블루와 관련된 심리적 이슈들을 ‘당연히 나올 수 있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해도, 그것을 표현하고 공유하는 과정은 여전히 불편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때 “네가 어떻게 그럴 수 있어?”, “결혼 앞두고 그런 마음이 든다고?”, “그래서, 결혼을 후회해?”처럼 비난하거나, 상대의 힘듦에 휩쓸려 같이 감정의 수렁에 빠지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대신 “그럴 수 있겠다.”, “많이 힘들었겠네.”처럼 서로의 감정을 인정해 주는 공감 반응과 함께, “내가 어떻게 도와주면 좋을까?” 같은 질문으로 갈등 해결 연습의 장으로 삼는 것을 추천합니다.


세 번째는, ‘균형 잡힌 콘텐츠’를 적극 활용하는 것입니다.
메리지 블루는 결혼 과정에서 생기는 심리적 긴장과 부담 때문에, 생각이 문제 중심적이고 부정 편향적으로 흘러가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첫 만남에 대한 추억”, “결혼을 결심하게 된 계기”, “첫 여행 갔던 날”, “프로포즈하던 순간”처럼 과거의 즐겁고 행복했던 추억들을 함께 떠올리며 이야기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더불어 “결혼 후 함께 하면 좋을 일들”, “결혼 후 예상되는 편리함과 즐거움”, “장기적인 미래 계획(자녀, 함께 집 마련하기 등)” 같은 미래지향적인 긍정적 계획과 그때 느껴질 감정을 함께 나누는 것도 권장합니다.




결혼을 결정하고 준비 중인 예비부부라면, 이미 수많은 고민과 선택을 지나온 사람들입니다.

지금 느끼는 불안과 흔들림은 “그동안의 선택이 틀렸다”는 증거가 아니라, “이 큰 변화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신호일 가능성이 더 큽니다.

완벽한 확신이 없더라도, 함께 고민하고 이야기 나누면서 하나씩 해결하려는 태도는 성공적인 결혼 생활에 반드시 도움이 됩니다.

오늘의 불안과 걱정, 그리고 마음의 부담을 나누면서 해결하는 경험 자체가, 앞으로 두 사람이 마주할 더 많은 문제들을 해결하고 행복한 결혼 생활을 만들어 내기 위한 소중한 연습 기회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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