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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긴 시간 아프던 것은 나를 몰랐기 때문이다.

마음을 비워내고, 변화를 시키면서 몸도 변화할 수 있었다.


불교에는 ‘시절 인연’이란 용어가 있는데,

모든 사물의 현상은 시기가 되어야 일어난다는 말이다.


누군가는 스치는 인연을 시절인연이라 하는데,

나는 스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스며드는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껏 살면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

그리고 그들과 했던 대화는 모두 내게 스며들었다.


그런 인연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런 생각만으로 내 삶에 흔적을 남겨 준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


나는 3년의 긴 투병 시간을 보내면서,

정말 운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코로나 백신을 맞고

아무렇지 않은 사람들이 많은데,

하루 아침 다른 삶을 살아야 했던 나는 그저 모든 것이 원망스럽기만 했다.


그런데 어떻게 해서든 낫기 위해

공부를 하고, 다양한 시도를 하던 어느 날

내가 아픈 이유가 코로나 백신의 문제만은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긴 시간 아프던 것은

평소 부정적인 이미지와 사고를 하던 패턴이

문제의 원인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스트레스를 해소하지 않고 담아 둔 것도 영향을 줬다.


그래서 마음을 비워내고

변화를 시키면서 비로소 몸도 변화할 수 있었다.


모든 치유가 그러하듯 감사로 시작된 나의 작은 기도는 그동안의 삶을 성찰하게 했고, 저항하는 삶에서 받아 들이는 삶으로 바뀌게 했다.


그렇다 보니 지금 곁에 있는 사람들이 정말 더 소중하게 느껴졌다. 마치 새로운 눈을 뜨듯 세상을 바라보니, 단조로웠던 기존의 삶과 달리 재미있고 호기심이 가득 해 진다.


사람은 쉬이 바뀌지 않는다고 했던가.


나는 그동안 수많은 좌절 속에서도 자신을 밀어붙이기만 했을 뿐 내 마음을 돌보지는 못했었다.


끊임없이 성장하는 데만 몰두하고,

성장하지 않을 때는 마음만 탓했으니

마음의 반항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제는 마음과 동행하는 법을 알게 되었고

어쩌다 놓치게 되면 다시 손을 잡고 같이 걸을 수 있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작은 바램은. .

나의 진솔한 이야기를 통해

삶의 끝자락에서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작은 위안과 위로를 얻을 수 있다면,

그래서 마음이 동하여 한 번 더 해보고자 하는

용기가 생긴다면 정말 기쁠 것 같다.


그래서 이 글이

잠시 내린 소나기로부터

진정 작은 휴식처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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