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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인드디톡스 Jan 14. 2019

심리적 안녕감의 세 번째 요인 – 환경 통제력(2)

리더의 마음관리 수업

  그렇다면 우리가 여전히 현실에 저항하게 되는 이유는 뭘까요? 표면적인 이유는 앞서도 언급했듯이, 당장 지금의 상황을 받아들이는 것이 힘들기 때문입니다. 더 심층적인 이유는 삶에서 마주하는 현실을 그냥 받아들이면, 삶의 희생자 혹은 피해자가 되어 인생의 굴레 속에 그대로 주저앉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입니다. 

  필자의 한 친구는 어린 시절, 틱 장애로 인해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후 그는 성인이 된 후 틱 장애는 완치가 되었습니다만, 거절에 대한 두려움이 마음속 깊이 상처로 남아, 성인이 되어서도 사람과의 관계에서 거절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만약 그가 그 상처를 상처로 여기지 않고, 타인이 가진 아픔마저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면 어떨까요? 겪고 싶지 않은 상황이 자신에게 펼쳐지는 건 그것을 통해 반드시 내가 체험해야 할 부분이 있기 때문이란 것을 자각한다면 어떨까요? 나아가 그 상처를 탓하는 대신 오히려 감사할 수 있게 된다면, 또 어떨까요? 이 정도쯤 되면, 이제 그에게 상처는 더 이상 상처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 순간 인생의 ‘피해자’로부터 자신의 삶을 능동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주도자’가 되는 것입니다. 

  비유를 들어 설명해 보겠습니다. 유리 공을 바닥을 향해 던지면 예외 없이 깨집니다. 반면 플라스틱 공을 바닥에 던지면 잠시 찌그려졌다가 조금 지나면 원상태로 회복됩니다. 그렇다면 고무공은 어떨까요? 바닥으로 힘껏 던지면 던질수록 오히려 더 높이 튀어 오르게 됩니다. 똑같이 바닥을 향해 던져져도 자신이 어떤 공이냐에 따라 즉 어떤 멘탈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산산이 부서질 수도 있고 조금 지나서 원래대로 회복될 수도 있고 오히려 도약할 수도 있습니다.

  유리 공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 상태를 말합니다. 시쳇말로 유리 멘탈인 셈입니다. 이 상태는 심각한 사건을 경험한 후 계속 그 고통을 느끼게 되는 현상인데, ‘때문에’라고 생각하며 계속 자신에게 고통을 준 그 대상을 탓하는 수준입니다. 여기서 좀 더 호전돼 ‘그럼에도 불구하고’라고 생각하는 수준이 ‘외상 후 회복(PTR, Post Traumatic Recovery)’된 상태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외상 후 성장(PTG, Post Traumatic Growth)’을 하게 되면 ‘덕분에’라고 생각하는 멘탈 수준으로 오히려 그 사건을 통해 깨달은 ‘교훈적 메시지’에 대해 감사하는 수준에 이르게 됩니다. 자신의 멘탈 수준이 현재 어떤 상태인지 한번 가늠해 봐도 좋겠습니다.


  고대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그 무엇도 결코 내 허락 없이는 나를 불행하게 할 수 없다.’고 역설한 바 있습니다. 그 누구도 설사 신이라도 내가 허락하지 않는 한 내게 상처를 줄 수 없습니다. 상처는 내가 선택한 것으로 오로지 나 자신만이 내게 줄 수 있습니다. 아무리 불행한 상황에서라도 지금 이 순간 행복함을 선택한다면, 아무도 나의 행복을 막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상처 받을 만큼 연약하고 불완전한 존재인 동시에, 스스로 허락하지 않는다면 상처 하나 낼 수 없는 위대한 존재입니다. 혹시라도 삶의 현실이 너무 힘들게 느껴진다면, 바로 이 점을 기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브런치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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