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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인드디톡스 Jan 14. 2019

심리적 안녕감의 여섯 번째 요인 – 개인적 성장(1)

리더의 마음관리 수업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습니다. ‘배우는 자’와 ‘배우지 않는 자’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즉 ‘성장하고자 하는 자’와 ‘성장하려 하지 않는 자’가 있습니다. 심리적 안녕감의 마지막 여섯 번째 요인인 ‘개인적 성장’은 지속적인 배움, 변화, 성장에 대한 열정에 관한 것입니다. 개인적 성장을 추구하는 사람은 새로운 경험에 개방적이며, 자신의 잠재력을 실현시키고자 하는 의도의 돛을 올리고 열정이라는 바람의 힘으로 힘차게 앞으로 나아갑니다. 때문에 그는 자신이 매 순간 성장하고 발전하는 것을 느끼며, 그것에 희열을 느낍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성장’이라는 말속에는 고통이나 역경이 함축 내지는 포함되어 있습니다. 앞서 심리적 안녕감의 세 번째 요인인 ‘환경 통제력’ 부분에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에 관해 언급한 것을 기억하실 겁니다. 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서 외상 후 회복(PTR: Post-traumatic Stress Recovery) 단계를 거쳐 외상 후 성장(PTG: Post-traumatic Stress Growth)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보면 스트레스 장애(Stress Disorder)가 먼저 있은 후 회복(Recovery)을 거쳐 성장(Growth)하는 것을 인지하실 수 있을 겁니다. 즉 먼저 일련의 어떤 고통 혹은 역경을 겪은 후 성장한다는 얘깁니다. 다시 말해, 성장이 있으려면 먼저 고통이나 역경에 마주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일부러 고통이나 역경을 찾아서 견뎌 내야 한다는 말이 아닙니다. 다만 의도치 않게 삶에서 마주한 고통이나 역경이 종종 성장하는 데 계기가 될 수 있고, 우리는 이를 최대한 이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문헌에 보고 된 외상 후 성장(PTG)의 긍정적 변화에 따르면, 심리적 고통을 겪고 극복하는 과정에서 삶의 가치와 안목이 달라지면서 이전의 삶에 대한 관점과 철학이 바뀌는 모습을 만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일상에 감사하게 되거나, 삶의 소명을 찾게 되거나 타인의 마음을 깊이 헤아리게 되거나 삶의 우선순위가 바뀌는 등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삶을 더욱 앞으로 전진시켜 나아가게 되었다고 합니다.

  2000년 교통사고로 전신 3도 화상을 입은 이지선 씨의 경우가 외상 후 성장(PTG)의 전형적인 사례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지선 씨는 2017년 1학기부터 한동대에서 사회복지 교수로 임용되었습니다. 그 당시 사고로 이지선 씨는 온 얼굴이 망가져 모든 피부조직들이 제 기능을 할 수 없었습니다. 손가락 10개 중 8개를 잘라야 했고 관절이 움직이지 않았을 때도 있었습니다. 그는 얼굴에만 30여 차례 피부이식을 받아야 했습니다. 이지선 교수는 '모든 걸 잃었다고 절망한 순간도 있었지만 지금 돌아보니 사고 이전보다 더 많은 행복을 얻었다'며 '지금의 마음으로 예전 얼굴로 사는 걸 굳이 거부하지는 않겠지만 그걸 갖겠다고 지금의 행복을 포기할 수는 없다. 지금 충분히 행복하다'라고 말했습니다.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힘들고 고통스러운 순간이 있는가 하면 즐겁고 기쁜 순간도 있습니다.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되는 사건을 만나기도 한다. 그 순간이 모두 모여, 삶을 이루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인생의 경험 중에서 마음에 드는 부분만 받아들이고 나머지는 거부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흔히 우리는 자신에게 나쁜 일이나 불행한 일이 생겼을 때, ‘왜 하필 내게 이런 일이!’라고 생각하면서 불평하고 억울해하곤 합니다.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좋은 일이 생겼을 때는 “왜?”라고 묻지 않으면서 나쁜 일이 생겼을 때만 마치 나쁜 일은 내게 생겨서는 안 되는 것처럼 생각합니다.  

  물론 ‘인생지사 새옹지마(人生之事 塞翁之馬)’라는 말처럼, 지금의 좋은 일이 반드시 좋은 것일지, 지금의 고난이 정말 나쁘기만 한 것일지는 알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승진에서 누락되거나 해고를 당하고, 파산에 직면하거나 큰 교통사고를 당하는 등의 나쁘게만 보이는 상황도 반드시 나쁜 상황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사실 부정적인 상황이란 없습니다. 물론 긍정적인 상황도 없습니다. 그저 중립적인 상황이 있을 뿐입니다. 그 당시의 관점으로 봤을 때, 일정 기간 일시적으로 그렇게 보일 뿐입니다. 현재의 어느 시점에서 볼 때 부정적으로 보이는 상황도 인생 전체를 놓고 보았을 때, 긍정적인 사건일 수도 있는 것입니다. 필자의 경우 15년 전쯤 사업 실패를 겪은 후 모든 것을 잃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사실은 사업 실패한 것 말고는 가족과 소중한 친구들, 몸의 건강 등 중요한 모든 것들을 여전히 가지고 있으며, 그 당시 사업 실패가 삶의 목적을 자각하게 된 계기가 되어 현재 심리상담가로서, 코치로서, 강사로서, 작가로서 사업 실패 전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당시의 실패가 감사하기 그지없습니다. 사업 실패로 인해 모든 것을 잃었다고 생각한 처절한 상황에 인생의 북극성이 될 찬란한 사명 즉 ‘사람들이 진정 가슴 뛰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는 삶의 목적을 깨달았으니 말입니다.    


  우리가 ‘고통’이라고 생각했던 일들은 나를 성숙시키는 자양분이 되고, 우리가 ‘아픔’으로 느꼈던 감정들도 나의 감정 세계를 보다 풍부하게 만드는 자산이 됩니다. 우리가 ‘미움’이라고 말하는 감정은 타인을 이해하고 사랑해가는 과정이며, 우리가 느끼는 ‘외로움’이란 감정 또한 본래의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입니다. ‘지구’라는 학교에 태어난 우리는 ‘고통’과 ‘아픔’과 ‘미움’과 ‘외로움’이라는 교재로 삶을 배워 나가는 학생이지 않을까요? 


#브런치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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