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다시 바다로: 나의 순수를 지키기 위한

바다사나이

by 자아

휴가는 끝났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내면으로 떠났던 긴 여행이 일단락되었다. 이번 휴가는 내 인생에서 가장 뜨거웠고, 동시에 가장 고요했던 시간이었다. 나는 나를 짓누르던 분노의 갑옷을 벗었고, 그 속에 떨고 있던 어린아이를 안아주었으며, 나를 지탱할 세 가지 기둥을 세웠다. 그리고 이제, 나는 다시 바다로 나간다.


회피가 아닌, 선택으로서의 복귀 예전의 출항은 늘 도망이었다. 가난으로부터의 도망, 원망스러운 기억으로부터의 도망, 그리고 나 자신으로부터의 도망.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나에게 바다는 더 이상 나를 가두는 감옥이 아니라, 내가 세운 철학을 증명하고 실천할 거대한 실험실이다. 차가운 현실의 바닷바람이 불어오겠지만, 내 마음은 그 어느 때보다 기분 좋은 설렘으로 가득 차 있다.


순수를 지키기 위한 단단한 현실 나는 이제 안다. 현실이 뒷받침되지 않는 순수는 쉽게 오염되거나 무너진다는 것을. 내가 바다에서 마주할 치열한 노동과 경제적 가치들은, 내가 어렵게 찾아낸 내면의 순수와 철학을 지켜낼 든든한 방어벽이 될 것이다.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고, 나만의 예술인 인생을 계속 그려나가기 위해 나는 기꺼이 이 차가운 현실 속으로 발을 내딛는다. 이것은 굴복이 아니라, 내 삶의 주권을 완벽히 거머쥔 자의 당당한 행진이다.


나의 항해는 멈추지 않는다 배는 항구에 있을 때 가장 안전하지만, 그것은 배의 존재 이유가 아니다. 내 마음속에 세운 신체적, 정서적, 경제적 기둥들이 나를 단단히 붙잡아주고 있기에, 나는 어떤 파도 앞에서도 평온을 유지할 자신이 있다. 바다 위에서도 나는 매일 일기를 쓸 것이며, 인문학의 문장을 씹어 삼킬 것이고, 정직한 땀을 흘리며 나를 벼릴 것이다.


이제 닻을 올린다. 나의 순수는 이제 나약함이 아닌 강인함이 되었고, 나의 철학은 어두운 밤바다의 등대가 되었다. 나는 다시 바다로 나간다. 나의 삶이라는 위대한 예술을 완성하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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