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글은 3부와 4부 사이 쉬어가는 글입니다.
사이코패스는 정신과 의사도 치료 못 한다는 얘기가 있다. 그러나 사이코패스보다 더 무서운 부류가 있다. 바로, 병적 나르시시스트들.
리플리1)와 가스라이팅2)을 주 무기로 삼는 사람들.
1) 리플리증후군(Ripley Syndrome): 스스로 지어낸 거짓말을 믿어버리는 정신적 상태.
2) 가스라이팅(gaslighting): 교묘한 언행으로 상대가 스스로의 판단력을 의심하게 만드는 심리적 지배 현상.
병적 나르시시스트들은 정신과를 가지 않는다. 정신과는 이들에게 상처받은 사람들이 온다. 정신과 치료를 종결하고 나서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은 그동안 ‘내가 문제’라고 여기면서 ‘나만 고통 없이 죽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던 자학의 세월이 ‘나’에 대해서도 ‘세상’에 대해서도 그동안 내가 잘못 알고 있었구나 하는 ‘통찰’이었다. 한숨 돌리고 나니 아픈 사람들이 보였다. 그리고 아파 죽어도 치료 안 받고 버티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더 폭력적인 건 성격적으로 악질의 비인간적인 사람들이 너무도 많다는 사실. 그동안 나도 ‘미친개’를 구분하지 못하고 미친개와 싸우다 물렸다는 것.
주치의> 그거 아세요? 반사회성 인격장애3)는 몇 명 안 되지만 정상인 중에서도 반사회성 행동을 하는 사람은 모든 인구의 60%입니다.
3) 반사회성 인격장애: 죄의식 없이 타인의 권리와 안전을 해치고 반사회적 행동을 일삼는 것을 특징으로 하는 인격 장애.
1%의 몇몇 사람들로 99%가 괴로운 사회. 또한, 우리 모두 그렇게 될 소지가 얼마든지 있는 나약한 사람들.
주치의> 고승이나 살인마나 종이 한 장 차이입니다.
정신과 치료를 받고 난 후 오히려 조심하게 되는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
바로, 사회적으로 동경과 선망의 대상이 되는 사람들. 오히려 겉으로 자기 인격의 밑천을 다 드러내며 화 잘 내고 큰소리치고 강한 척하는 사람들은 다 뻥카다. 동물의 세계처럼 목도리 도마뱀이 위협을 느낄 때 목도리를 촥 펼쳐 상대에게 위협을 주려 하는 퍼포먼스와 별반 다르지 않다. 이런 사람들이 사회에 미치는 악영향이란 위에서부터 언급한 사람들이 저지르는 악행에 비하면 새 발의 피다. 좀 무섭긴 해도 크게 위험한 인물은 아닌 셈이다.
그런 의미에서 정신과 다니시는 분들이 좀 더 자긍심이 있었으면 좋겠다. 적어도 우린 내 고통이 나한테 피해를 줬으면 줬지, 남에게 피해 주지 않으려고, 그래서 오늘도 힘든 정신과 치료를 존버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나는 정신과를 제 발로 다니는 사람들을 자신의 삶에 애정과 의지가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삶에 대한 애정 없이는 그 오랜 정신과 치료를 못 버틴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정신과 다니시는 분들께 하고 싶은 말은 "함께 연대합시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