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부: 성장] 내 인생의 마지막 공부, 불교
꾸준한 행위의 중요성
0.1g 도 축적되지 않는 영어 공부에 회의감을 느낄 때쯤 예전에 어느 분이 매일 하는 영어 공부를 콩나물의 성장으로 비유한 적이 있다. '매일 하는 영어 공부의 중요성'을 피력하는 온갖 감언이설 중 나는 단연 으뜸으로 꼽는다.
콩나물시루에 콩나물을 키워보면 물을 주는 족족 그대로 물이 빠진다. 물을 머금고 있지 않아 '이래가지고 자라나?' 하는 의구심이 생기지만 콩나물은 그렇게 성장한다. 그러나 물을 게을리해서 주거나 안 주게 되면 콩나물은 성장하지 않는다. 콩나물의 성장은 '어제오늘' 관찰되지 않는다. 사람의 '변화와 성장'도 콩나물의 성장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심리 안정과 마음 수행을 위해 심리 상담이든, 정신과 치료든, 종교 활동을 하든, 명상을 하든, 뭘 하든, 그 어떤 행위들도 어제오늘 해서는 표가 나지 않는다. 비윤리적인 방법이나 치료자를 만난 것이 아니라면 치료 효과를 부정하고 싶어도 지난 몇 달, 지난 몇 년 전의 나와 비교하면 분명히 나아져 있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 번씩 정신과 치료의 5~6년이 '다 헛짓이었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러다 이내 정신과를 다니지 않았던 20대와 비교해 보면 '사람 만들어 놨다'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법륜스님이 권해주는 '마음 수행법'이 하루하루 너무 미세한 변화라 아직은 의구심이 들 때가 있지만 내가 '미세하다'라고 표현하는 언어에 '변화'를 인정하고 있으며 불법을 만나기 2년 전의 나와 비교하면 또 한 번 '사람 갱생시키고 있구나'라는 자각을 하게 된다. 일정한 생육 조건을 만나면 콩나물은 성장한다. 사람도 새로운 조건을 경험하면 변화한다.
팩트 1.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팩트 2. 사람은 변하기도 한다.
팩트 1과 팩트 2의 차이점은 평소 내가 변하고자 꾸준히 행위 하는 '그 무엇의 유무'에 있다. 꾸준한 행위의 중요성에 대해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시 전 마지막으로 제자들에게 한 말씀이 있다.
"세상은 덧없고 덧없도다.
수행자여 부지런히 수행 정진하라.
낙숫물이 바위를 뚫듯이."
요행을 기대하며 쉽게 살고 싶은 것이 사람 마음이나, 세상에 쉽게 얻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설령 있다 하더라도 쉽게 얻어진 것은 또한 쉽게 사라진다. 어떤 변화를 바라는지 사람마다 다르지만 방법은 '낙숫물이 바위를 뚫을 때까지 꾸준히 해보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