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몽텍 Jun 26. 2020

소소한 일상의 기쁨 채집
그래서 오늘도 행복

 나의 오늘 


 햇살이 따사로운 어느 날, 나는 입가에 환한 미소를 지으며 행복감 가득 감사하다는 말이 저절로 

 나왔다. 발걸음이 경쾌하고 가벼웠으며  내게 오는 무엇이든지  다 잘할 수 있다는 확신마저 들었다.

 특별한 무언가가 일어난 것은 아니지만 내 일상에 그 따뜻한 햇살만으로 오늘 하루의  선물은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왜 이런 기분이 드는 것일까?

 

 그것은 아마도 상실 이후의  삶을 바라보는 나의 마음의 변화 때문일 것이다.  한편으론 똑같은 일상과

 세상에 더 감사하고 행복해 할 수 있는 것이 단 하나, 마음의 변화라니 조금 웃겼다. 


 도깨비라는 드라마의 김신(공유 역)의 극 중에 한 말 중에 이런 말이 있다.

                                    

     “너와 함께 한 시간 모두 눈부셨다.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모든 날이 좋았다"다” 

 

이 대사를 듣는 순간 난 마음이 크게 동요했었다. 그리고 그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었다. '삶이란 어쩜 이런 거야! 모든 날이 다 선물이다. 좋거나 좋지 않거나 그냥 그런 일상들에서도 나는 살아 있고 살아가고 있다는 것, 그것 자체가 기쁨이고 행복이야'라고 말이다. 사실 주어진 삶에서 겪는 모든 경험들을 통해 지금의 내가 있고 그 경험들로 내가 멋지게 익어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한 마디가 주는 내 마음의 울림은 컸다. 


하지만 10년 전의 나라면? 

아마도 크게 공감하지 못했을 것이다. 좋은 날만 있게 해 달라고 빌고 또 빌었을지도 모른다. 힘든 날은  

기억에서 지워버리고 의미를 두고 싶지 않았을 수도 있다. 어찌 되었든 나는 나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일이 더 많아졌고 주어진 삶과 일들에 대해서 그것의 가치를 더 소중하게 생각하고 겉으로 보이는 생각과 감정에 몰두하는 것이 아닌 내포되어 있는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더 깊게 생각하였다. 그러다 보니 

문득 올라오는 감정들을 잘 들여다 보고 그 감정에 빠지는 것보다는 머무르고 알아차리는 연습도 하게 되었다. 혹여라도 불쾌한 감정이 올라오거나 짜증이 마구 올라오면  하던 것을 잠시 멈추고 머무르며 왜 그런 

감정이 느껴지는지를 알아차리려고 한다. 마치 명상을 하듯 말이다. 

그래서일까? 난 주어진 것에 그냥 그대로 그렇구나!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그 주어진 것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아침 한강을 달리다 떠오르는 태양을 보면서,  꽃과 나무의 풀 내음을 맡으면서, 우산 없이 시원한 비를 맞으며 전속력으로 달리는 그 순간도,  길을 걷다가 마주치는 사람들의 모습에서도, 슈퍼에서 물건을 사고 직원분과 인사를 나누는 순간에도, 내가 찾는 약을 주문해 주는 젊은 약사 선생님을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다. 

그렇게 난 소소한 일상에서 만나는 순간의 기쁨을 만끽한다. 어떤 편견과 선입견도 없이 나도 모르게 즐겁다.   


생각해 보면 나는 어렸을 때부터 밝고 명랑하며 활기차다는 소리를 참 많이 들었다. 하지만 나는 그 넘치는 에너지 뒷면에 감당할 수 없는 일들이 주어지는 순간 회오리처럼 휘몰아치는 감정들로 갑자기 제어가 안되었다. 그럴 때면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내 마음 깊게 숨겨왔던 우울과 불안 등의 감정들이 스멀스멀 올라와서 결국 나만의 동굴을 찾아 들어가 버리곤 했었다.  그 동굴 속에서 다시 나올 때까지 난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모든 것이 다 싫어졌었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날마다 맞이하는 일상이 참 즐겁다.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오늘은 무슨 일이 나에게로 올지, 오늘 하루의 선물을 잘 쓰겠다며 감사하고 그것에 대해 마음이 설렌다. 그렇다고 큰 걱정과 곤란한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 문제들을 대하는 나의 마음이 완벽하지 않아도 분명 변했다. 문득 드는 생각으로는 아마도 10년 전의 나의 밝은 에너지가 지금은 더 빛이 나고 있을지도 모른다. 

큰 것을 찾는 것보다 주어진 일상에서 나를 기쁘게 하고 나를 즐겁게 하고 내가 감사하게 여길 수 있는 작은 것들을 찾고 발견하여 채집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내가 채집한 것들을 내 기억의 선물상자에 모으다 보면 분명 나에게 행복이라는 선물로 다시 되돌아올 것이다.  

언젠가 읽었던 유인경 작가님의 기쁨 채집이라는 책이 있다. 평범한 사람과 다름이 없는 그 일상에서 그녀가 느끼는 기쁨들을 하나씩 모아 지금 현재의 행복을 누리는 작가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었다. 그리고 분명 그 밝은 에너지의 빛이 얼마나 다른 사람들에게도 반짝일까 싶은 생각이 들었었다. 그래서 삶 속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모든 일들에서 여러 가지의 기쁨들을 채집하는 습관을 가져 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 본다.




비가 오는 오늘 하루도 햇살이 따뜻한 날과는 또 다른 기쁨을 나에게 선물해 줄 것이기에 지금 

이 순간도 내 마음은 설렌다. 그래서 오늘도 난 행복할 예정이다.







작가의 이전글 인간의 마음 안에 숨겨진 본성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