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율과 숙고
몇 주 전 주말,
아이들을 위해 찾은 발레 공연장에서
우연히 발레리나들의 리허설을 보게 되었다.
무대 조명이 켜지기 전,
그들은 작은 근육 하나까지 깨우듯 스트레칭하며
몸을 조율하고 있었다.
누구의 시선도 의식하지 않은 채,
‘무대에 설 수 있는 나’를 가다듬는 과정이었다.
그 모습을 보며 문득,
상담사에게도 상담 시작 전 비슷한 준비가 필요하며
내 마음의 근육을 준비해 왔음이 떠올렸다.
어찌 보면 상담사의 마음은 어떤 기술보다 예민하고 정교한 도구가 된다. 감정의 높낮이와 떨림을 살피고, 지치진 않았는지, 내 안의 오래되고 익숙한 감정이 나도 모르게 흔들리고 있진 않은지 꾸준히 점검하려 한다.
하지만 아무리 마음을 다듬어도 상담관계에서는 변수가 존재한다. 내 삶도 돌아가고, 내담자의 삶도 돌아가니 말이다. 상담관계라 하면 늘 따뜻하고 다정한 모습이 흔히 떠오르지만 언제나 그런 건 아니다. 내담자의 공격성이 갑작스레 분출되기도 하고, 나 역시 수동적이라도 그럴 수 있다. 설명하기 어려운 말이나 이해되지 않음이 상처를 남기기도 무력감에 주저앉기도 한다.
상담은 결국 불완전한 두 인간의 만남이기에 상처의 흔들림이 없는 관계란 존재하지 않을 것 같다. 사실 내담자는 그 흔들림을 알아보려 상담자를 찾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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