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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을 무시하면, 관계가 무너진다 (1)

신경계 기반 상담_ 회복에 대하여

by 다정한 상담쌤 ㅣ나를

안녕하세요. 다정한 상담쌤입니다. 이전 글을 많은 분들이 읽어주셨어요. 그래서 이어지는 생각 및 공부한 것들 좀 더 나눠보려 합니다. 감사합니다!



[ 감각을 무시하면, 관계가 무너진다] 이 문장은 좀 생뚱 맞게 느껴지실까요? 이 문장을 처음 떠올렸을 때 스스로도 과한 비약인가 싶었다. 그런데 상담을 하며, 관계를 돌아보며 점점 이 문장이 틀리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경계를 기반으로한 상담과 심리이론서들을 접하며 더욱 그렇다.


‘신경계’라는 단어를 보면 낯설고 어려울 것 같아 책을 폈다가도 덮고 싶어진다. 뇌, 뉴런, 자율신경계 같은 말들이 등장하니 이건 과학자나 의사 이야기 같고, 상담사인 나는 마음 이야기, 관계 이야기 알면 되지 싶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고전적으로도 심리나 상담은 과학자와 의사의 영역에서 시작되었다. 그 이론을 보통의 언어로 번역해 내담자의 삶 속으로 가져오는 일을 그간 수많은 상담사들이 해온 거 아닐까? 상담이 과학에서 시작되었지만, 지금 하나의 학문으로 살아 있게 만든 건 바로 사람을 만난 상담사들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조금 더 읽어 내려가다 보면 낯설지 않다. 상담실에서 들어온 내담자의 말들이 겹쳐지는 영역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것들을 과학적으로 증명하는 시대가 지나가는가보다.


+ 그 사람 목소리만 들으면 몸이 굳어요

+ 어릴 적 이야기하려고 하면 숨이 막혀요

+ 별말 아닌데, 손에 땀이 나요


이 말들은 감정 이야기 같지만, 사실은 일차적으로는 몸의 반응에 대한 이야기였다. 신경계라는 말은 새로운 개념이 아니라 우리가 늘 다뤄왔던 것을 조금 다른 언어로 부르는 것으로 이해해도 되겠다. 과학용어로 보기보다, 마음을 과학적으로 설명하는 언어로 말이다.


신경계를 아주 쉽게 말하면 이렇다. 생각하기도 전에, 신체가 먼저 이 상황이 안전한지 위험한지 판단하는 시스템!


우리는 이미 익숙히 알고 느끼고 있다.

어떤 사람 앞에서는

아무 일도 없었는데 긴장되고,

어떤 사람 곁에서는

말하지 않아도 마음이 풀린다.


그건 성격과 논리의 문제이기 전에 경험적으로 쌓인 감각의 문제다. 상담뿐 이니라, 인간관계에서 늘 사용해 온 ‘편안함, 위축, 안정, 불안’이라는 말들은 사실 모두 신경계의 상태를 가리키는 것과 같은 것 같다. 어찌 보면 마음을 다룬 다는 상담은 처음부터 끝까지 신경계를 다루는 일이다.


목소리를 낮추는 것,

내담자의 속도를 따라가는 것,

서둘러 해석하지 않고 기다리는 것,

“지금은 괜찮아요”라고 말해주는 그 순간

이런 건 꼭 어떤 기법을 사용한다는 의미보다 상대의 신경계를 안정시키는 태도였다. 다만 그것을 ‘라포’, ‘안전감’, ‘관계’라는 말로 불러왔을 뿐이다.


내가 이 신경계라는 용어를 의미 있게 접한 것은 모래놀이치료 연수 당시 상호주관성을 배우면서였다. 상담자와 내담자의 뇌가 연결된 듯한 그림을 보며 나는 그간 내가 해온 상담의 효과가 있나 없나를 떠나, 내가 내담자 앞에 있는 것만으로도 무엇인가를 했겠구나 하는 확신을 한 것 같다.


상호주관성이란?
사람은 혼자 느끼지 않고, 서로의 마음과 상태에 영향을 주고받으며 느낀다.


공부한 것을 좀 더 남겨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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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세상, 나라도 다정할래’. /유쾌함+진지함 전문상담사. 일상을 살아가며 혹은 상담시간 느끼고 생각한 것들을 기록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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