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놓지 말아요.

ACT 관련 책을 읽으며…

[나를 놓치 말아요]


오늘의 나는

잘 지냈다고 말할 근거가 없다.


무엇을 성취하지 않았고

누구와 특별한 대화를 나누지도 않았다.

어느 누구에게 위로를 받지도 않았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다.


쓰러지지 않았고

도망치지도 않았다.


이 정도면

나를 놓지 않아도 되는 이유는 된다.


내 안의 불꽃이 꺼지는 듯한 날,

나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기 위해

온도를 내리는 중이다.


느린 걸음은 포기가 아니다.


어제의 기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오늘의 나는

놓을 대상이 아니다.


설명되지 않는 마음이 있어도

존재의 이유는 충분하다.


고통이 있는 채로도

내 삶은 계속될 것이며,

그 의미는 나중에 따라올 것이다.


그래서

고통이 사라질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지금 여기에서 남아 있기로 한다.


오늘의 나는

오늘의 나를 놓지 않는다.




ACT 책을 읽다가

문득,

나의 삶 뿐만 아니라 내가 만나왔던 내담자들

특히 학대 피해 아동들을 떠올리며 쓴 글이다.

선언문, 편지…. 당부와 같다.


학대피해의 가해자가 대부분 부모인터라

부모에게 기대하거나,

때로는 심한 원망을 쏟아내도

아이들의 현실은 쉽게 달라지지 않았다.


사과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고,

환경의 변화는 더디거나

끝내 일어나지 않기도 했다.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일은

아이들 뿐만 아니라

나 역시

아이들에게 또 하나의 상처를

주는 어른이 되는 것 같아 머뭇거린 날도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을 때

아이들은 비로소

아이로서 아직은 누군가의 보호를 받는

자기 삶의 자리에서 살아가는 것 같았다.


고통을 없애려 애쓸수록

아이들의 삶은 더 작아졌고,

고통과 함께 머물 수 있을 때

삶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점들이

ACT 이론과 닿은 것 같다.


다들 어딘가에서

마음은 따듯한 자기 삶의 연말을 보내기를


- 다정한 상담쌤 ㅣ박민경 -


수용전념치료(ACT)는 고통을 없애려 하기보다 수용하고, 중요한 가치에 따라 전념 행동을 실천하도록 돕는 제3세대 행동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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