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에 대하여

갑상선암 수술 후 5개월


며칠 전, 인스타그램에서 연기자 진태현 씨의 갑상선암 수술 소식을 보게 되었다. 그가 병실에서 찍은 사진 아래에는 수술을 마친 몸과 마음, 회복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그 글을 보고 그냥 지나치지 못했다. 나도 올 1월, 같은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인 사람이기에 자연스럽게 응원의 댓글을 남겼다.


“잘 회복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다른 댓글들이 눈에 들어왔다.


저도 수술했습니다…

저도 같은 병이에요…

로 시작되는 익숙하면서도 공감 가는 글들이었다.

어떤 이의 회복을 향한 응원이,

결국 내 마음에도 위로가 되었다.

나도 추가 답글을 남기게 되었다.

지금 그 글에 ‘좋아요’가 알림 오는 걸 보니

나만 느끼는 감정은 아닌 듯하다.


이 글을 남기는 지금의 마음은,

곧 있을 방사선 치료를 앞두고 있는 내 마음이 어딘가 모르게 멍하기 때문에 기록해 본다.

긴장이 덜 된 건지,

아니면 평온함이 찾아온 건지, 잘 모르겠다.


처음 진단을 받고 수술을 기다리던 1월에는,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친구들을 만나고,

좋아하던 일을 다시 하고,

아이들과 놀고, 밥을 맛있게 먹는 일상.

모두를 ‘회복’이라는 말로 표현하고 싶었다.

하지만 몇 개월이 지나고 나의 변화를 체감하니

그 회복의 정의가 달라졌다.


지금의 나는,

떨어진 체력을 억지로 끌어올리는 대신

그저 ‘푹 쉬고 싶은 마음’을 받아들이고 있다.

예전처럼 돌아가지 않아도 괜찮다.

오후에 졸리면 잠시 눈을 감고,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면 앉는다.

멈추고 쉬는 게 회복의 일부라는 걸,

좀 더 온몸으로 알게 된다.


치료를 앞두고 멍해진 마음이 아마도 내가 예전처럼

‘버티는’ 사람이 아니게 되어서일지도 모르겠다.

이제는 몸이 힘들다고 말하면 들어주고,

마음이 흔들리면 가만히 멈춰주는 것

변화된 내 삶의 속도를 알고 맞춰가는 중이다.


쉬어가도 괜찮다고,

그렇게 스스로에게 말해주며 말이다.


내가 댓글 남긴 이들도

무리한 일상회복이 아닌,

변화를 느끼는 시간을 덤덤히 보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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