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day(굿데이)

먼저 뱉어보는 주문


– 좋은 하루를 기다리기보다, 먼저 뱉어보는 주문


“굿데이!”


오늘 아침,

누군가에게 이 말을 건네려다 잠시 멈칫했다.

혹시 상대방에게는

오늘이 전혀 ‘굿’ 하지 않은 하루는 아닐까 싶어서다.


괜찮지 않은 날,

누군가의 “좋은 하루 보내세요"가

더 멀게만 느껴지거나

어쩐지 부담스럽게 다가올 때도 있다.

마음 안에서 살짝 저항감이 올라오는 순간도 있다.


그런데 문득,

나의 힘들었던 어느 날이 떠오른다.

인자하신 카페 주인분이

환하게 웃으며 “굿데이!”라고 인사했던 날이다.


마음이 무거웠지만

그 한마디가 내 안에 잔잔하게 와닿았다.

기분이 완전히 바뀌진 않았지만

그 말을 들은 순간,

마음 안에 작은 숨구멍이 생기는 기분이 들었다.

뭔가… 한결 숨쉬기 쉬워졌다고 할까?


그래서 생각해 본다.

‘굿데이’는

정말 좋은 일이 있어서 남기는 말일까?

아니면 내가 먼저 좋은 마음을 꺼내

Good을 뱉어내면

그 하루가 그렇게 되어가는 걸까?


‘Good’이라는 말의 기원을 검색해 봤다.


Good의 어원과 의미 변화

1. 고대 영어 (Old English)

gōd: 도덕적으로 바람직한, 유익한, 뛰어난, 친절한


2. 게르만어 계통 (Proto-Germanic)

gōda-: 적절한, 바람직한, 존경할 만한

(고대 독일어 guot, 고대 노르드어 gōðr, 고대 프리지어 어 gōd와 같은 친족어 존재)


3. 인도유럽 조어 (Proto-Indo-European / PIE)

ghedh-: 결합하다(bind), 맞닿다, 함께하다

‘good’은 단순히 도덕적이거나 기분이 좋은 상태를 넘어서 무언가가 잘 맞물리고 어우러지는 상태를 뜻한다.


어떤 자료에서는 ‘good’이라는 단어가 고대 영어 god, 게르만어 Guthan, 더 거슬러 올라가면 PIE의 Ghut에서 왔다고도 한다. 이 Ghut는 간절히 바라는 것, 염원하는 것을 뜻했다고 한다. 우리말의 ‘굿’과 어감이 같아 신기하다.


어쨌든 ‘good’의 어원은 인도유럽 조어의 ‘결합하고, 어우러지고, 조화를 이루는 상태’에 뿌리를 두고 있다. 즉, 지금 우리가 쓰는 ‘좋다’라는 말은 단순한 기분의 좋음이 아니라, 감정과 상황, 나와 세상이 잘 연결될 때 생기는 감각이 아닐까 생각한다.


Good 이란 말이

“함께 어우러지다, 잘 연결되다”에서 비롯되었다니,

그 의미 자체가 얼마나 따뜻한가


무언가가 서로 잘 어우러질 때,

감정과 말이, 나와 오늘이 잘 맞닿을 때,

우리는 자연스럽게 "좋다"라고 말한다.


생각해 보면,

어떤 하루가 특별해서 좋은 게 아니라

내가 그 안에 어떤 말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하루의 분위기가 달라진다.


기분 좋은 말을 나누고,

사소한 일에 웃고,

고맙다는 마음을 표현하고,

잘 지내냐는 안부를 전하면서

하루를 조금씩 다르게 만들어간다.


내 안에서 Good이라는 말을 자주 꺼내면

그 하루는 조금 더 따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그래서 오늘도,

누군가에게 편하게 말해본다.


굿데이!


그날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이 말이 나와 누군가의 마음에

작은 공기구멍을 만들어주길 바란다.


좋은 하루는 어쩌면

기다리는 수용형이 아니라

내가 먼저 말로 만들어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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