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리 켈러 ⋅ 제이 파파산, ≪원씽≫ (비즈니스 북스, 2013) 중
철학자 볼테르는 이렇게 말했다. “사람을 대답이 아닌 질문으로 판단하라.” 역시 철학자인 프랜시스 베이컨은 이렇게 보탰다. “신중한 질문은 지혜의 절반을 차지한다.” (...) 훌륭한 질문은 분명 훌륭한 답을 얻을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다.
- 게리 켈러 ⋅ 제이 파파산, ≪원씽≫ (비즈니스 북스, 2013)
컴포트 존 (Comfort zone, 심리적인 안정감을 느끼는 영역)에서 벗어나야 할 때면 이렇게 묻곤 했다. “제가 할 수 있을까요?”, “그게 될까요?”. 이러한 질문의 기저에는 변화에 대한 두려움과 미래에 대한 비관론이 담겨있다. 남다른 삶, 위대한 미래를 꿈꾸면서도 현실에서의 나의 생각과 행동은 그것과 너무나도 달랐던 것이다.
또 한 번 환경의 중요성을 느낀다. 내 주변의 다섯 사람이 나의 정체성을 만든다고 하는데, 나의 생각과 행동은 과거의 관계 속에서는 당연하게 여겨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변화와 실패가 용인되는 문화 속에서 새로운 것을 계속해서 시도하게 되면서부터 나의 질문도 “제가 할 수 있을까요?”에서 “어떻게 하면 그것을 이룰 수 있을까요?”로 점점 바뀌게 되었다.
이는 비단 내 환경뿐만 아니라 여러 인생 선배의 지혜에 빚을 진 덕분도 있다. 특히 켈리 최 님의 책 ≪웰씽킹≫과 그녀의 여러 영상을 보고 나서 어려운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방법은 찾을 수 있다는 것, 중요한 것은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강한 믿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의지력이 강해야 성공한다고들 한다. 하지만 사람의 의지력은 배터리와 같아서 쓰면 쓸수록 소모된다. 나 혼자 아무리 혁신을 만들려고, 좀 더 나은 결과물을 내려고 노력한다한들 그러한 환경이 아닌 곳에서 이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기에 바라는 미래의 모습이 있다면 '나와 비슷한 꿈을 꾸는 사람', ‘내가 원하는 나의 미래의 모습과 닮은 사람'들을 더 곁에 둬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는 반드시 성격이 비슷한 사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음식의 취향이, 사회의 이슈를 바라보는 관점이 다를지라도 대화를 통해 나의 세계를 좀 더 확장시켜 주는 관계라면 충분히 의미 있는 관계라고 생각한다. 가끔 취향도 경험도 비슷해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면 오랫동안 대화를 나눴음에도 오히려 그 누구보다 먼 사람처럼 느껴지는 경우도 있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세계를 바라보는 안경의 도수가 다르기 때문에 대화가 더 깊게 이어지지 않는 것 같달까.
양질의 대화는 양질의 질문에서부터 나온다고 생각한다. 책의 저자는 답의 질(quality)이 질문의 질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인생에서 중요한 한 가지, 원씽을 발견하기 위해 최대한 효과적인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나는 이것이 단순히 자신의 인생의 원씽을 위해서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몇 번의 인터뷰를 통해서도 깨달은 것이지만, 내가 어떤 질문을 하느냐에 따라 돌아오는 답이 달라지고 이는 관계의 깊이를 만드는 데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그동안 나는 누군가와의 대화에서 내가 던진 질문에 상대방이 얼마나 멋지고 유려한 답을 하는지에 집중해 왔다. 이제는 관점을 바꾸어 상대에게 가장 적합한 답을 얻기 위해 '내가 얼마나 올바른 질문을 할 것인가'에 더 고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질문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 올바른 질문을 하는 사람, 내가 되고 싶은 미래의 모습이자 더 선명한 내 인생을 위해 꼭 필요한 지금의 내 모습이기도 하다.